"너무 예쁘고 잘한다" 日 비치발리볼계 홀린 23세…와세다대 명문 코스 버리고 돌연 전향 "비치발리볼의 'B'도 몰랐다" 뉴히로인 급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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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박대현 기자] 일본 고교 배구 최고 명문인 긴란카이고를 졸업하고 와세다대 주장까지 맡은 엘리트 선수가 비치발리볼 무대에서 새로운 도전에 나서 주목받고 있다.
일본 '넘버웹'은 23일 "비치발리볼계 뉴 히로인으로 떠오른 아키시게 와카나(23)의 특별한 배구 인생이 조명받고 있다"면서 "아키시게는 대학에 들어가기 전까지 비치발리볼의 ‘비(B)’ 자도 몰랐던 선수로 배구라고 하면 당연히 6인제나 9인제라 생각했던 (비치발리볼) 문외한”이라고 소개했다.
아키시게는 일본 중고교 배구 역사에 굵직한 족적을 남긴 긴란카이고 출신이다.
이 학교 상징과도 같은 푸른 유니폼을 중학 시절부터 입었고 무려 세 차례나 일본 정상에 올랐다.
이후 명문 와세다대에 진학했다.
대학 3학년 땐 당시 2부리그 구단이던 구로베 아쿠아 페어리즈에서 견습 선수로 뛰며 강렬한 존재감을 남겼다.
전도유망한 기대주였던 아키시게는 그러나 지난해 4월 돌연 비치발리볼 팀인 도요타 모토 코퍼레이션과 계약을 체결해 화제를 모았다.
실내 배구에서 전향한 이유는 “직감”이었다.
아키시게는 넘버웹과 인터뷰에서 “지금까지 내 인생의 선택은 전부 직감으로 결정해왔다”고 밝혔다.
어릴 적 그는 한 가지에 오래 집중하는 성격이 아니었다고 한다.
“가라테와 축구, 수영, 체조, 주산, 미술학원까지 정말 여러 가지를 배웠다. 그런데 금방 질려서 대부분 오래 이어가질 못 했다. 흥미가 생기지 않으면 바로 그만두는 아이였던 것 같다”며 씩 웃었다.
배구 역시 처음엔 마찬가지였다.
“조부모님이 배구를 하셨는데 거의 억지로 끌려가다시피 시작했다”고 털어놨다.
하나 초등학교 2학년 때 시작한 배구는 가라테, 축구, 수영, 체조, 주산, 미술과는 조금 달랐다.
시간이 흐를수록 아키시게는 점점 배구에 빠져들었다.
“1년 정도 지나니까 조금씩 실력이 늘기 시작했다. 그때 머리도 아주 짧게 잘랐고 이후엔 정말 배구만 바라봤다"면서 "배운 걸 (코트 위에서) 해낼 수 있다는 게 너무 기뻤다. 키도 자라고 스파이크도 때릴 수 있게 되면서 완전히 배구의 매력에 빠져버리게 됐다” 귀띔했다.
초등학교 6학년 때 처음으로 오사카 대표로 전국대회에 출전한 그는 그 시절부터 책상에 ‘전국제패’란 글자를 적어둘 정도로 일본 정상에 대한 강한 열망을 품었다.
“전국을 제패한다는 게 정말 멋있다고 생각했다. 주변에서도 ‘긴란카이에 가면 일본 최고가 될 수 있다. 같이 우승하지 않을래?’ 말해줬고 직감적으로, 또 자연스럽게 (중학교) 진학지를 긴란카이로 선택했다”고 말했다.
직감은 정확했다.
중학 2학년 때 첫 전국 우승을 차지했고 이듬해에도 정상 등정에 성공, 2연패를 달성했다.
우승 복은 고교에 진학해서도 이어졌다.
고교 1학년 때 일본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하루코 배구(춘계 고교 배구대회)’ 정상에 발을 디뎠다.
당시 긴란카이고엔 아웃사이드 히터 니시카와 유키(서 세이프티 페루자), 세터 나카가와 츠카사(NEC 레드 로켓츠 가와사키), 아웃사이드 히터 미야베 아메제, 리베로 니시자키 마나(이상 오사카 마블러스) 등 현재 일본 남녀 배구를 대표하는 걸출한 재능이 즐비했다.
아키시게는 긴란카이에서 보낸 6년을 돌아보며 “중학교에선 인간적인 성장, 고등학교에선 스스로 행동하는 자율성을 가장 중요하게 배웠다”고 말했다.
“특히 중학 시절엔 선수 이전에 겸손한 사람이어야 한다는 점을 철저히 배웠다. 인사와 생활 관리 같은 '기본'을 제대로 해야 존경받을 수 있단 감독님 철학이 강했다”며 “훈련 자체도 힘들었지만 정신적으로도 굉장히 엄격했다”고 떠올렸다.
“그래서 일본 정상에 올랐을 땐 기쁨보다 안도감이 더 컸다. 결과보다도 선후배와 함께 걸어온 과정 자체에 의미를 느꼈다”고 강조했다.
하나 부침도 겪었다.
고교 2~3학년 시절 아키시게가 이끈 긴란카이는 일본 정상 탈환에 연이어 실패했다.
“(그 탓에) 우리 세대는 선배들보다 플레이 완성도가 떨어진단 비판을 받았다”며 “일본 최고가 되겠단 절실함이 부족했던 것 같다. 결국 우리를 꺾은 팀들이 (절실함에서) 더 강했다 생각한다”고 털어놨다.
고교 졸업 후 아키시게는 자연스레 와세다대 진학을 선택했다.
“그것도 직감이었다. 와세다에서 뛰는 내 모습이 상상됐다”고 귀띔했다.
그리고 이곳에서 인생의 새로운 전환점을 맞았다.
긴란카이 선배이자 자신보다 앞서 와세다대에 진학한 나카자와 메구가 그에게 처음으로 ‘비치발리볼’을 권유한 것이다.
아키시게는 “재밌을 것 같네요, 해볼게요”라며 주저없이 선배가 내민 손을 움켜잡았다.
“메구 선배와 그냥 분위기에 휩쓸려 시작했다”며 해사하게 웃었다.
그런데 결과는 놀라웠다.
둘은 첫 출전 대회인 비치발리볼 대학선수권대회에서 돌풍을 일으키며 8강까지 올랐다.
아키시게는 “새로운 걸 경험하는 걸 원래 좋아한다. ‘이런 배구도 있구나’ 하면서 정말 즐겁게 뛰었다”며 “짧은 시간이었지만 오히려 그래서 더 충실했다. 당시엔 비치발리볼 경험을 실내 배구에 활용하자는 생각이 강했다”고 말했다.
하나 이후 비치발리볼 활동은 점점 줄어들었다.
대학 배구계에서 선수로서 아키시게 존재감이 점차 커졌기 때문이다.
그는 “여름 시즌엔 비치발리볼을 더 하고 싶었지만 실내배구에서 기대 이상으로 좋은 모습을 보이면서 대학 선발팀 합숙 등에 자주 참여하게 됐다”며 “자연스레 비치를 할 시간이 사라졌다”고 설명했다.
대학 3학년 땐 팀 주장까지 맡으면서 상황이 더 곤란해졌다.
“팀 인원도 많지 않았기 때문에 나 혼자 빠져나와 비치에 집중하긴 어려운 환경이었다”며 아쉬워했다.
넘버웹은 "당시만 해도 지금처럼 ‘실내+비치’ 병행 시스템이 정착되지 않은 시절이었다"면서 "어쩌면 아키시게와 비치발리볼의 만남은 잠시 스쳐간 인연으로 끝날 수 있던 관계가 극적으로 재회해 다시 끈끈히 이어진 작은 기적일지도 모른다"며 일본 비치발리볼계가 확보한 새로운 인재의 향후 여정을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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