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축구 악연' 케이로스 감독 역시 명장, 부임 두 달 만에 월드컵 승리…가나, 95분 극장골로 파나마 1-0 제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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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조용운 기자] 90분 수비 이후 한 번의 역습으로 승패를 가른다. 한동안 대한민국 축구를 괴롭혔던 카를로스 케이로스 감독이 이제는 가나를 이끌고 같은 방식으로 첫 승리를 따냈다.
가나는 18일(한국시간) 캐나다 토론토 스타디움에서 파나마와 펼친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L조 1차전에서 1-0으로 이겼다. 무승부로 끝날 것 같던 경기 종료 직전 터진 극적인 결승골로 파나마의 선전을 잠재우며 승점 3점을 손에 넣었다.
경기 흐름은 예상과 달랐다. 월드컵 경험이 상당한 가나의 우세가 점치는 여론이 많았으나 정작 초반 흐름은 파나마가 완전히 장악했다. 토마스 크리스티안센 감독의 3-4-3 시스템은 가나 중원을 강하게 압박하며 경기 주도권을 가져왔다.
경기 시작 2분 만에 파나마가 먼저 날카로운 비수를 겨눴다. 세실리오 워터맨이 페널티박스 안에서 수비수를 등진 채 돌아서며 강력한 슈팅을 날렸고, 가나 골키퍼 로렌스 아티 지기의 선방이 아니었다면 선제골로 연결될 뻔했다.
계속해서 파나마는 에드가 바르세나스와 아미르 무릴로를 앞세워 측면을 끊임없이 공략했다. 크로스가 연이어 가나 문전을 위협했고, 사상 첫 월드컵 승점을 향한 집념이 경기장을 뜨겁게 달궜다.
가나는 좀처럼 리듬을 찾지 못했다. 케이로스 감독이 준비한 역습 전술은 전반 내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조던 아예우와 앙투안 세메뇨를 향한 패스 연결이 번번이 끊겼고, 전반 추가시간 엘리샤 오우수의 슈팅마저 빗나가며 답답한 흐름이 이어졌다.
후반 시작과 동시에 가나는 또 다른 악재를 맞았다. 전반부터 통증을 호소하던 주전 골키퍼 아티 지기가 교체되고 벤자민 아사레가 급히 골문을 지켰다.
예상치 못한 변수 속에 가나는 후반 19분 결정적 기회를 만들었다. 교체로 들어간 브랜든 토마스-아산테가 오른쪽 측면을 허문 뒤 아예우에게 완벽한 크로스를 전달했다. 하지만 파나마 수비수 라모스가 몸을 던져 가까스로 걷어냈다.
케이로스 감독은 후반 막판 압둘 파타우와 토마스-아산테를 앞세워 승부수를 던졌다. 후반 43분 토마스-아산테의 강력한 슈팅도 모스케라 골키퍼의 선방에 막히며 모두가 무승부를 예감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운명은 마지막 순간 가나를 향해 웃었다. 후반 추가시간 5분 파나마의 패스를 끊어낸 가나가 순식간에 역습을 전개했다. 토마스-아산테가 오른쪽 측면을 완전히 허문 뒤 낮고 빠른 크로스를 연결했고, 중원에서 쇄도하던 케일럽 예렌키이가 수비진 사이를 파고들며 오른발로 마무리했다.
벼랑 끝에 몰린 파나마는 남은 시간 골키퍼 올란도 모스케라까지 공격에 가담시키며 마지막 승부수를 띄웠다. 종료 직전 프리킥 상황에서 이스마엘 디아스의 헤더가 골문을 향했지만 아사레 골키퍼가 침착하게 잡아내며 경기를 끝냈다.
이번 승리는 가나 벤치에도 특별한 의미를 남겼다. 지난 3월 성적 부진으로 경질된 오토 아도 감독 후임으로 부임한 케이로스 감독은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지 불과 두 달 만에 월드컵 무대 승리를 이끌어냈다. 가나 부임 한 달 전까지 오만 대표팀을 이끌고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예선을 치르고 있었던 만큼 짧은 준비 기간 속에서 만들어낸 결과라는 점에서 더욱 주목받고 있다.
그래도 케이로스 감독의 성향이 잘 묻어난다. 점유율을 포기하더라도 결과를 챙기는 스타일로 과거 이란을 이끌며 한국 축구를 이런 방식으로 자주 울렸다. 심지어 2013년 최강희 감독 체제 한국을 만나 주먹 감자를 날려 악연으로 얽혀있다. 이날도 같은 방식으로 가나에 승리를 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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