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 베네수엘라 지진에 가족 잃었다, 비극의 ML 데뷔전…다저스 신인 지킨 로하스 "우리가 곁에 있을 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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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건일 기자] "엘리에세르가 아버지 곁에 있을 수 있다면 분명 그곳에 있었을 것이다."
다저스 포수 엘리에세르 알폰소는 6일(한국시간) 메이저리그 데뷔전을 치렀다. 하지만 기쁨만으로 기억될 날은 아니었다. 경기 하루 전, 고국 베네수엘라를 강타한 대지진으로 여동생과 새어머니를 잃는 비극을 겪은 뒤 맞이한 데뷔전이었다.
같은 베네수엘라 출신인 로하스는 누구보다 후배의 아픔을 이해했다.
"엘리에세르가 아버지 곁에 있을 수 있었다면 당연히 그랬을 것"이라며 "하지만 우리는 프로야구 선수다. 우리가 쫓는 꿈은 단지 우리 자신의 꿈이 아니다. 그의 여동생과 아버지, 가족 모두의 꿈이기도 하다. 그는 이 기회를 얻기 위해 정말 열심히 노력했다"고 말했다.
이어 "가족을 잃는다는 것은 언제나 견디기 어려운 일이다. 특히 이런 참사가 있었다면 더욱 그렇다"며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팀원으로서 그의 곁에 있어 주고 힘든 시간을 함께 버텨주는 것뿐"이라고 덧붙였다.
로하스는 오래전부터 다저스 클럽하우스에서 중남미 선수들의 정신적 버팀목 역할을 해왔다.
베테랑이자 멘토인 그는 알폰소가 스프링캠프에 합류했을 때부터 곁을 지킨 것으로 알려졌다. 비자 문제로 합류가 늦어진 알폰소를 가장 먼저 반겨준 선수 역시 로하스였다.
사실 로하스 역시 이번 베네수엘라 대지진으로 큰 충격을 받은 당사자였다. 가족들이 여전히 베네수엘라에 머물고 있고, 가까운 친구들도 피해 지역에 있었다. 그는 현재 베네수엘라에서 구호 활동을 펼치고 있는 야디어 몰리나와도 연락을 주고받고 있다고 밝혔다.
로하스는 이번 비극이 특정 선수 한 명의 문제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최근 경기 도중 감정을 숨기지 못했던 윌슨 콘트레라스를 비롯해 메이저리그에서 뛰는 베네수엘라 선수들 모두가 같은 아픔을 안고 뛰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열흘 동안 나는 거의 충격 속에 있었다"며 "가까운 가족들이 베네수엘라에 있었기 때문에 더욱 힘들었다. 경기를 계속해야 하는데도 정신적으로 현재에 집중하기가 정말 어렵다"고 털어놨다.
이어 "항상 '저기서 또 무슨 일이 생기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며 "미국에서 야구를 하며 웃고 있는 내 모습이 이기적으로 느껴질 때도 있다. 경기가 끝나고 침대에 누우면 잠들기가 정말 어렵다"고 솔직한 심정을 밝혔다.
그는 "베네수엘라 선수들이 모두 같은 고통을 겪고 있다. 표현하는 방식만 다를 뿐"이라며 "오늘 엘리에세르가 어떤 마음이었을지 충분히 상상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알폰소 가족과의 인연도 깊다. 로하스는 2008년 베네수엘라 윈터리그에서 알폰소의 아버지이자 베네수엘라 야구의 전설적인 포수였던 엘리에세르 알폰소 시니어와 처음 만났다.
"모두가 그를 '엘 마타탄'이라고 불렀다. 홈런왕이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인품 때문에 모두에게 사랑받는 사람이었다"며 "어떤 베네수엘라 선수에게 물어봐도 그는 최고의 동기부여를 해주는 사람이고, 늘 즐겁게 야구했던 선수였다고 말할 것"이라고 회상했다.
이번 소식을 접한 뒤 로하스는 자신의 모자에 알폰소 가족을 위한 메시지도 적었다. '강해지세요, 마타탄(Be strong, Matatán).'
로하스는 "지금은 그 말밖에 해줄 수 없다. 정말 견디기 힘든 시간이다. 쉽게 회복될 상처가 아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함께하고 있다는 것을 꼭 느꼈으면 좋겠다. 우리도 그의 아픔을 함께 견디고 있다"고 했다.
경기 전 로하스는 알폰소에게 긴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 아픔을 지워줄 말은 없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로하스는 알폰소에게 "최대한 이 순간을 즐겨라. 첫 메이저리그 경기이고, 평생 한 번뿐인 특별한 순간이다. 그리고 무엇이든 필요하면 언제든 내가 여기 있다"고 응원의 메시지를 보냈다.
로하스는 선수 생활 동안 할머니를 잃었고, 어머니를 암으로 떠나보냈으며, 올해 초에는 아버지까지 여의었다.
로하스는 "나는 단 한 번도 야구를 그만둔 적이 없다"며 "이것이 내가 살아가는 방식이고, 많은 사람들에게 기쁨을 줄 수 있는 일이다. 야구는 단순한 직업이 아니라 나 자신"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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