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O 현장] “제 축구 인생 바꿔주신 은인” K3→K리그1 ‘인생 역전’ 정현우…김기동 감독 한마디는 “쫄지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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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서울월드컵경기장, 신인섭 기자] 불과 몇 달 전까지만 해도 K3리그 무대를 누볐던 정현우가 어느덧 K리그1을 넘어 아시아 무대까지 밟았다.
FC서울은 16일 오후 7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페르십 반둥(인도네시아)과 2026-27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2(ACL2) 동아시아 지역 조별리그 E조 1차전에서 0-1로 패했다.
이날 김기동 감독은 대대적인 로테이션을 가동했다. 정승원과 김진수 등이 명단에서 제외됐고, 클리말라와 야잔, 문선민 등 주축 선수들도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했다. 대신 그동안 출전 기회가 적었던 선수들과 어린 유망주들이 대거 선발로 나섰다.
그중에서도 왼쪽 측면에 배치된 정현우의 움직임이 눈에 띄었다. 빠른 스피드와 저돌적인 돌파를 앞세워 페르십 반둥의 측면을 공략하며 자신의 장점을 보여줬다.
경기 후 만난 정현우는 “개인적으로는 상암에서 처음 데뷔전을 치렀다. 로테이션 멤버로 기용됐는데 경기 결과를 가져오지 못한 점은 굉장히 아쉽게 생각한다”며 “개인적으로는 내가 가진 것을 어느 정도 보여주지 않았나 생각한다. 만족스럽지는 않지만 그래도 번뜩이는 모습들을 보여준 것 같아 좋은 부분들은 추후에도 가져가려고 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정현우에게 올해는 그야말로 인생이 바뀐 시간이었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K3리그 시흥시민축구단에서 뛰었던 그는 지난여름 서울에 합류하며 단숨에 K리그1 무대로 올라섰다. 지난 12일 전북 현대전에서 교체로 투입돼 K리그1 데뷔전을 치른 데 이어 불과 나흘 만에 ACL2 선발로 출격하며 아시아 무대까지 경험했다.
정현우 역시 이렇게 빠르게 무대가 달라질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했다. 그는 “예상하지 못하고 있었다. 무대 자체가 갑자기 커지다 보니 압박감도 있었다고 생각한다”며 “피지컬 코치님과 감독님이 ‘어찌 됐든 축구는 똑같은 스포츠이지 않느냐’고 말씀해 주셨다. 그런 부분들이 나에게 많은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K3리그에서 K리그1으로 올라오며 가장 크게 체감한 차이는 ‘자신감’이었다. 정현우는 “가장 크게 느낀 것은 선수 개개인이 가지고 있는 자신감과 운동장 안에서의 태도가 많이 다르다는 점이다. K리그1에 있는 형들을 보면서 배워야 할 점도 자신감이라고 생각한다”며 “실수하더라도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것을 믿고 다시 플레이할 수 있는 자신감이 가장 큰 차이인 것 같다”고 말했다.
공교롭게도 김기동 감독이 정현우에게 가장 강조하고 있는 부분 역시 자신감이다. 김 감독은 페르십 반둥전을 마친 뒤 정현우에 대해 “시흥에서 경기를 봤을 때 좋은 선수라고 생각해서 구단에 요청했다. 잠재적인 순간 스피드와 저돌성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정현우에게 김 감독의 존재는 더욱 특별하다. 자신을 K3리그에서 K리그1으로 불러올린 지도자이기 때문이다.
정현우는 김 감독이 자신을 직접 선택했다는 이야기에 “좋게 봐주셔서 정말 감사하게 생각한다. 어떻게 보면 내 축구 인생을 바꿔주신 은인이라고 생각한다”고 힘줘 말했다.
김 감독이 평소 가장 많이 건네는 말도 공개했다. 정현우는 “‘쫄지 말아라’라고 항상 말씀하신다”며 “아무래도 내가 K3리그에서 K리그1으로 한 번에 올라왔다 보니 그런 부분을 굉장히 많이 염려하시는 것 같다”고 밝혔다.
실제로 정현우는 이날 주눅 들지 않고 자신의 장점인 돌파를 여러 차례 시도했다. 하지만 스스로에게 내린 평가는 냉정했다.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것만으로 만족하지 않고 결과까지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현우는 “자신감도 많이 노력해야 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도 만족하지 않으려고 한다”며 “어찌 됐든 결과를 가져오기 전까지는 개인적으로 이번 경기만 봤을 때 실패라고 생각한다. 성공하기 위해서는 승리를 가져오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서울에서 살아남기 위한 경쟁도 마다하지 않는다. 그는 “선수에게 경쟁은 굉장히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같은 팀 안에서 경쟁하다 보면 팀 전체의 레벨도 올라갈 수 있다”며 “그 부분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최대한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변에는 보고 배울 선수들도 많다. 특히 같은 측면에서 뛰는 정승원과 문선민을 언급했다. 정현우는 “같은 포지션에 있는 승원이 형과 선민이 형을 보면 왜 K리그에서 오랫동안 살아남고 있는지 배울 점이 굉장히 많다”며 “동생들에게도 배울 점이 많다. 각자 자신이 가진 것이 있고 그것을 경기장에서 실행하는 능력이 좋다고 생각해 그런 부분에서도 많이 배우고 있다”고 전했다.
선배들도 정현우의 적응을 적극적으로 돕고 있다. 전북전이 끝난 뒤 정승원이 정현우를 살갑게 챙기는 모습이 포착됐고, 김진수 역시 장난스럽게 정현우의 멱살을 잡는 모습이 눈길을 끌었다.
정현우는 “그것도 어머니가 보내주셨다. ‘승원이 형이 너를 너무 예뻐하는 것 아니냐’고 하셨다”며 웃은 뒤 “감사하게 생각한다. 조언도 많이 해주고 나도 많이 물어본다. 수비수를 어떻게 상대해야 하는지, 특정 상황에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 축구적인 부분을 가장 많이 물어본다. 진수 형도 많이 챙겨주셔서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이야기했다.
팬들의 반응은 직접 찾아보기보다는 어머니를 통해 접하는 경우가 많다. 정현우는 “경기가 끝나고 당장 찾아보지는 않는다. 시간이 지나서 보이면 한 번씩 보는 정도다”며 “사실 어머니가 팬들의 반응을 보고 다 말씀해 주신다”고 미소를 지었다.
서울에 합류한 뒤 팬들의 열기도 직접 체감하고 있다. 정현우는 “팬분들이 굉장히 열정적이라고 느꼈다. 원정 경기를 가더라도 정말 많은 분이 계시는 모습을 보면 매번 웅장한 느낌을 받는다”며 “오늘도 경기장에 들어가자마자 선수들이 즐겁게 경기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주셨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를 믿어주시는 분들이기 때문에 무조건 보답해야겠다는 마음도 있다. 팬들의 응원이 선수들에게 굉장히 큰 에너지로 작용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정현우의 목표는 분명하다. 그는 “선수라면 당연히 경기를 따라가면서 출전하고 싶다. 아무래도 공격수이기 때문에 공격 포인트를 쌓고 싶은 마음도 크다”면서도 “그래도 개인적으로는 팀이 승리하는 것이 조금 더 기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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