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을 날 없었던 김재환의 반년… 아직 시즌 안 끝났다, 최선을 다하고 평가를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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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인천, 김태우 기자] 올 시즌을 앞두고 정들었던 두산을 떠나 SSG와 2년 총액 22억 원(보장 16억 원·인센티브 6억 원)에 계약한 김재환(38·SSG)은 자신과 구단의 뜻대로 풀리지 않는 시즌을 보내고 있다. 시즌을 치르면서 그래도 웃을 일이 더 많을 줄 알았는데, 정작 웃을 일이 별로 없었고 앞으로도 그럴지 모른다. 개인 성적과 별개의 문제다.
점점 떨어지고 있었던 팀 장타력을 보완할 선수라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었다. 영입을 탐탁치않게 여기는 이들도 “건강하게 뛰면 20홈런은 무조건 친다”는 명제에 별다른 이견을 제기하지 않았을 정도였다. 번뜩이는 힘은 건재했다. 훈련 때도 좋은 타구를 날렸다. 하지만 ‘잘해야 한다’는 압박감이 너무 강했던 탓인지 시즌 초반 극심한 부진에 시달리며 고개를 숙였다.
벤치의 계속된 기용에도 불구하고 타율이 1할 언저리에 머무는 최악의 상황이 벌어졌다. 볼넷은 제법 골랐지만 팀과 팬들이 기대했던 것은 ‘볼넷’이 아닌 ‘장타’였던 만큼 비판의 수위도 높아졌다. 결국 4월 26일, 타율 0.110이라는 초라한 성적과 함께 2군으로 갔다. 당시 팀 성적은 그래도 나쁘지 않은 게 한가닥 위안이었지만 김재환으로서는 시작부터 험난한 가시밭길이 열린 것이다.
김재환은 2군에서의 조정을 거쳐 5월 7일 1군으로 돌아왔고, 사실 이후 성적은 그렇게 비난을 받을 만한 상황은 아니다. 나이, 그리고 계약 금액에서 알 수 있듯이 예전처럼 40홈런과 OPS 0.900 이상을 기대하고 데려온 선수는 아니다. 그런 김재환은 5월 7일 이후 타율 0.273, 15홈런, OPS 0.865를 기록하며 나름 선전하고 있다. 6월 20일 이후 치른 31경기에서는 타율 0.300, OPS 0.936의 호성적을 내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정작 자신의 활약이 좋을 때는 팀 성적이 추락했다. 시즌 초반까지만 해도 5할 기준선 위를 여유 있게 유지하던 SSG는 구단 역사상 최다 연패인 최악의 13연패를 기록하는 등 추락을 거듭했다. 활약이 좋을 때 팀도 이겨야 기분도 좋고 분위기도 사는 법인데 좋은 활약을 하는 날도 팀이 지다 보니 웃을 일이 별로 없었다.
SSG의 성적이 앞으로 드라마틱하게 반등할 것이라는 근거나 증거는 없다. 오히려 부상자들이 생기면서 팀 전력은 더 약해지는 양상이다. 즉, 남은 시즌도 김재환의 개인적 성적을 떠나 웃을 일이 많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을 더해준다. 김재환도 4일 인천 SSG전 이후 이런 상황에 대해 “솔직히 마음이 좋지 않다”고 속내를 드러냈다.
그래도 경기는 이어지고, 시즌도 이어지고, 야구 인생도 이어진다는 생각으로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려고 한다. 그것이 지금까지 믿고 기다려 준 이들에 대한 최소한의 보답이기도 하다. 김재환은 “당장 오늘 내 인생이 끝나는 것도 아니고, 랜더스의 시즌이 끝나는 것도 아니다. 내년도 있을 것이다”면서 “앞으로의 상황을 더 생각하고 잘해보다는 생각을 속에서 많이 했던 것 같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그런 김재환은 4일 인천 LG전에서 결정적인 펀치로 팀의 10-8 승리를 이끌었다. 올해 LG에 유독 약했던(3일까지 상대 전적 1승8패) SSG로서는 이 사슬을 끊어낼 필요가 있었는데 김재환이 해결사 몫을 하면서 접전을 승리로 장식했다.
김재환은 3-2로 앞선 7회 결정적인 3점 홈런(시즌 17호)을 터뜨린 것은 물론, 팀이 9-8로 쫓긴 8회에는 쐐기를 박는 적시타를 치면서 맹활약했다. 7회 홈런의 타구 속도는 시속 170.5㎞에 이르렀고 비거리는 134.4m나 됐다. 김재환의 힘이 아직 건재하는 것을 완벽하게 증명하는 한 방으로 부족함이 없었다. 이날은 자신도 웃고, 팀도 웃었다. 다만 얼굴에는 즐거움보다는 안도감이 더 짙게 그려져 있었다. 그만큼 지금까지의 스트레스가 컸을지 모른다.
김재환은 “홈런도 좋았는데 그 전 타석(6회)에 홈런이 안 된 게 더 마음에 걸렸다. 막내 민준이가 너무나 잘 던져주고 있었는데 그래도 승리를 챙겨주고 싶은 마음이 컸다. 그게 넘어갔으면 승리 요건을 달성할 수 있었는데 그 부분이 아쉽다”고 차분하게 말하면서 “(LG전 약세는) 나 같은 경우는 올해 처음이다 보니까 경기에 들어가서 그런 생각을 별로 안 하는데 주위에서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아무래도 선수들이 잘하고 싶은 마음이나 이기고 싶은 마음이 더 컸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오늘 이 승리가 조금 더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자신의 홈런보다는 팀을 먼저 이야기했다.
계약의 평가야 올 시즌이 끝나고, 혹은 2년 계약이 모두 끝나고 이뤄질 것이다. 같은 성적을 놓고도 평가가 다를 수 있다. 기대에 못 미친 부분이 없지는 않다는 점 또한 분명하다. 그러나 어쨌든 김재환이 초반 부진의 성가심을 달래고 망가진 성적표를 최대한 회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 달리고 있다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어쩌면 김재환 뿐만 아니라 지금 현재 SSG의 구성원 모두에게 필요한 자세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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