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축구 초유의 치욕…결국 축구협회가 고개 숙였다, '심판 접대'·압수수색 파문에 공식 사과→"참담한 상황, 깊이 반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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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박대현 기자] 대한축구협회가 최근 잇따라 불거진 각종 논란에 대해 공식 사과했다.
협회는 "축구팬과 축구계 관계자 여러분께 큰 실망과 걱정을 안겨드린 점을 매우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며 결국 고개를 숙였다.
협회는 8일 발표한 사과문에서 "2026 북중미 월드컵 이후 협회를 둘러싼 각종 잡음으로 심려를 끼쳐드렸다"며 "골을 향한 치열한 경쟁과 스포츠맨십으로 팬들에게 기쁨을 전해야 할 협회가 최근 본연의 역할을 잃고 참담한 상황에 놓였다"고 밝혔다.
이어 국회 청문회와 사상 초유의 압수수색, 과거 부적절한 관행이 잇달아 드러난 데 대해 "협회와 관련한 여러 사안으로 심려를 끼친 점을 깊이 사과드린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도 현재는 과거와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협회는 "현재는 이와 같은 부적절한 행위나 법인카드의 부적절한 사용은 절대 발생하지 않고 있다"면서 "태극마크를 달고 대한민국 축구를 대표해 온 국가대표 선수들의 값진 성과와 노력이 이번 일로 인해 오해받거나 퇴색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강조했다.
또 "전 구성원이 외부 질타를 무겁게 받아들이고 철저한 쇄신의 계기로 삼겠다"며 "조직문화의 투명성과 도덕성을 높이고 다가오는 아시안게임과 하반기 A매치, 아시안컵 준비, 회장 선거인단 확대 등 주요 과제도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협회가 '직접' 사과문을 발표한 배경에는 최근 잇달아 터져 나온 대형 악재들이 자리하고 있다.
가장 큰 충격은 과거 국가대표 경기에서 외국인 심판들에게 접대가 제공됐단 사실이 뒤늦게 드러난 것이다.
지난 6일 JTBC '뉴스룸' 보도에 따르면 협회는 2011년부터 2012년까지 열린 국가대표 A매치와 올림픽대표팀 경기 등 총 7차례에 걸쳐 일본과 우즈베키스탄, 아랍에미리트(UAE), 바레인 출신 심판진에게 안마시술소 향응을 제공했다.
접대 비용은 협회 법인카드로 결제됐으며 건당 수십만 원에서 최대 108만 원까지 공금이 사용된 것으로 전해졌다.
접대 장소 역시 서울 강남뿐 아니라 울산과 창원 등 경기 개최지를 오간 것으로 확인됐다.
더 큰 문제는 대상 경기였다.
단순 평가전뿐 아니라 월드컵과 올림픽 본선 진출 여부가 걸린 공식전까지 부적절한 접대가 이뤄졌다는 점이다.
대표적으로 2012년 2월 29일 열린 2014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 쿠웨이트전에서는 경기 하루 전 일본인 부심 2명에게 서울 강남의 안마시술소에서 50만 원이 협회 법인카드로 결제된 사실이 확인됐다.
한국은 당시 쿠웨이트에 2-0으로 승리했다.
조사 결과 접대는 특정 국가 심판에 국한되지 않았다.
2011년 온두라스와 A매치, 중국 올림픽대표팀전, 세르비아전, 폴란드전, 오만과의 런던 올림픽 최종예선 등에서도 일본·UAE·바레인·우즈베키스탄 심판진을 상대로 유사한 접대가 이뤄진 것으로 드러났다.
해당 7경기에서 한국은 5승2무를 기록했다.
당시 심판부 관계자는 해외 심판들이 먼저 마사지 등을 요구했고 판정 과정에서 불필요한 마찰을 피하기 위한 당시의 관행이었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협회 측은 접대 자리에 한국 관계자는 동석하지 않고 비용만 결제했다고 해명했다.
아울러 협회는 이날 사과문을 통해 "현재는 유흥업소 결제가 불가능한 클린카드 제도가 도입돼 같은 일이 재발할 가능성은 없다"고 귀띔했다.
여기에 감독 선임 의혹을 둘러싼 경찰 수사도 본격화됐다.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지난 6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과 충남 천안 코리아풋볼파크 내 대한축구협회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수사는 홍명보 전 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에서 제기된 업무방해와 특혜 의혹을 규명하기 위한 것이다.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탈락 이후 홍 전 감독과 정몽규 전 회장이 자리에서 물러났지만, 감독 선임 절차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둘러싼 논란은 계속됐다.
논란은 지난달 30일 열린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청문회에서 정점에 달했다.
정 전 회장과 홍 전 감독 등 주요 관계자들이 증인으로 출석해 감독 선임 과정 전반에 대한 집중 질의를 받았다.
홍 전 감독은 이른바 '빵집 면접' 논란과 관련해 "대표팀 감독 제안을 받았을 당시 정상적인 절차라 판단했고 어떠한 특혜나 개인적인 이익을 요구한 사실도 없다"며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하지만 경찰은 끝내 강제수사에 착수했다.
금융범죄수사대는 지난 4일과 5일 홍 전 감독을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한 데 이어 이임생 전 기술총괄이사와 전력강화위원회 관계자, 전직 부회장 등 핵심 인사들까지 잇달아 소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압수수색이 진행되는 동안 협회 내부 업무도 사실상 마비됐다.
직원들은 수사관의 자료 확보 작업에 협조하느라 정상 업무를 이어가기 어려웠고, 내부에서는 "수사가 진행될 가능성은 예상했지만 실제 압수수색까지 이어질 줄은 몰랐다"는 반응도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월드컵 실패로 시작된 위기는 이제 경기력 문제를 넘어 한국 축구 행정 전반을 뒤흔드는 국면으로 번지고 있다.
협회는 공식 사과를 통해 쇄신 의지를 밝혔지만, 과거 비위 의혹과 감독 선임 논란을 둘러싼 경찰 수사가 동시에 진행되는 상황에서 한국 축구를 향한 팬들의 신뢰를 회복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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