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이현우 칼럼니스트] 류현진(34·토론토 블루제이스)이 부상 복귀 후 최고의 투구를 선보였다.
류현진은 13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트루이스트파크에서 열린 2021 메이저리그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해 7이닝 동안 5피안타(1피홈런) 1실점 1볼넷 6탈삼진 호투로 팀의 4-1 승리를 이끌면서 시즌 3승째를 따냈다. 시즌 평균자책점은 3.31에서 2.95로 끌어내렸다.
이날 류현진의 투구수는 94구. 스트라이크는 63개, 볼은 31개였다. 구종별로는 포심 패스트볼 30구(32%) 체인지업 25구(27%) 커터 22구(23%) 커브볼 17구(18%)를 던졌다. 패스트볼 구속은 평균 89.2마일(143.6km) 최고 91마일(146.5km)로 올 시즌 평균 대비 0.3마일(0.5km)가량 낮았으나, 의표를 찌르는 볼 배합으로 애틀랜타 타선을 침묵시켰다.
널리 알려진 대로 류현진의 주무기는 체인지업이다. 류현진의 체인지업은 지난해 피안타율 .185 헛스윙률 30.6%를 기록했을 정도로 메이저리그에서도 손에 꼽히는 위력을 자랑한다. 그러나 이번 애틀랜타전에선 피안타 5개 중 3개(1피홈런)를 맞았고, 헛스윙률도 13%(스윙 16번/헛스윙 2번)에 그쳤을 정도로 효과적이지 못했다.
이는 애틀랜타 타선이 이날 경기 전까지 류현진을 6차례나 만나 38이닝 동안 평균자책점 2.37에 그쳤던 만큼 류현진의 주무기인 체인지업 대응에 촉각을 곤두세웠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문제는, 류현진 역시 이에 대해서 충분히 예상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체인지업에 대비하고 있을 애틀랜타의 타선을 상대로 류현진이 들고 온 해결책은 '슬라이더 같은 커터'다. 커터란 패스트볼처럼 날아가다가 존 부근에서 날카롭게 횡방향으로 꺾이는 구종으로, 속도나 움직임 면에선 패스트볼과 슬라이더의 중간 정도인 구종을 가리킨다. 류현진은 이런 커터를 주로 '변형 패스트볼'로 활용해왔다.
즉, 패스트볼에 가까울 만큼 구속이 빠른 대신 횡적인 움직임은 적은 커터를 던져서 빗맞은 타구를 만들어내는 데 주력했다는 뜻이다. 실제로 2017시즌경부터 던지기 시작한 류현진의 커터는 대체로 약 84-86마일(135.2-138.4km)에서 형성됐다. 하지만 이날 경기에선 달랐다. 12일 류현진이 던진 커터 중 일부는 '슬라이더'에 가까웠다.
류현진은 결정적인 순간마다 이런 '슬라이더 같은 커터'를 던져서 애틀랜타 타자들의 헛스윙을 유도해냈다. 이에 대해 류현진은 "경기 전부터 커터에 변화를 주려고 했다. 어떻게 보면 슬라이더로 볼 수도 있다.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류현진의 대비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았다. 이날 류현진은 평소에는 스트라이크존으로 던져 카운트를 잡는 용도로 활용하던 커브를 낮게 던져서 헛스윙을 끌어냈다. 반면, 체인지업은 경기 초반 이후엔 주력 구종으로 활용하지 않았다. 이런 류현진의 변화무쌍한 볼 배합 변화는 체인지업에 초점을 맞춘 애틀랜타 타선을 당황시키기에 충분했다.
이렇듯 상대 타선에 대한 철저한 분석 그리고 경기 전 수립한 투구 전략을 실현시킬 수 있는 다양한 구종과 제구력이야말로 류현진이 90마일에 못 미치는 패스트볼 평균 구속으로도 빅리그에서 정상급 활약을 펼치고 있는 이유다.
스포티비뉴스=이현우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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