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축하 케이크를 자르는 정지택 구단주 대행, 김재호, 박지원 부회장, 박정원 회장, 김태형 감독, 김승영 사장 ⓒ 두산 베어스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마이크만 잡으면 웃음바다가 됐다. 두산 그룹 회장인 박정원 구단주를 시작으로 김태형 감독과 선수들까지 누구 하나 밀리지 않는 '입담'을 자랑했다.

두산은 3일 서울 한남동 그랜드하얏트호텔 그랜드볼룸에서 2016 KBO 리그 통합 우승 축승회를 열었다. 두산은 정규 시즌 93승 1무 50패로 1위를 차지한 뒤 한국시리즈에서 NC 다이노스를 4전 전승으로 꺾고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1995년 이후 21년 만에 이룬 통합 우승이다.

박정원 구단주는 "한국시리즈 2연속 우승으로 왕조의 서막을 알렸다. 메이저리그로 팀을 옮겨야 하나 즐거운 상상도 해 봤다"고 말하며 웃었다. 이어 "이제 또 다른 시작이다. 이제는 미라클 두산이 아닌 퍼펙트 두산이다. 더 강력한 구단으로 성장하길 바란다"고 힘줘 말했다. 선수단은 뜨거운 박수로 화답했다.

박지원 부회장은 두산의 우승 과정을 내신과 수능에 비유했다. 박 부회장은 "정규 시즌 정말 좋은 성적을 냈는데, 고등학교 3년 내내 내신 1등급을 받다가 수능을 망치듯이 통합 우승을 못 하면 어쩌나 걱정했다. 그런데 수능 만점이 나와서 기쁘다"고 했다.

김태형 두산 감독의 우승 소감에는 진정성이 담겨 있었다. 김 감독은 "구단의 사랑과 관심 속에서 좋은 결과를 얻었다. 제 이름 앞에 '명장'이란 수식어가 붙은 걸 봤다. 명장으로 만들어 준 선수단에 감사하다. 베어스 유니폼을 입는 동안 명문을 이어 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 우승 하이라이트 영상을 시청하는 두산 베어스 선수들 ⓒ 두산 베어스
선수들에게 마이크가 돌아간 가운데 유희관과 양의지 배터리의 우승 소감이 눈길을 끌었다. 유희관은 "두산 역사에 이름을 올릴 수 있어서 영광이다. 다음 시즌도 준비 잘해서 '슈퍼 울트라 판타스틱'이 되겠다"고 말해 주변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안방마님 양의지는 구수한 소감을 남겼다. 양의지는 "20살에 처음 서울에 올라와서 두산에 입단하고 여기까지 오는 데 시간이 오래 걸렸다. 올해 우리 팀은 강팀이었는데 제가 부상으로 도움을 많이 못 줘서 미안했다. 그래도 마지막에 힘을 보태서 기분이 좋았다"고 했다. 이어 한국시리즈 MVP 소감을 묻자 특유의 무덤덤한 말투로 "광주 촌놈이 출세한 거죠"라고 답했다.

다음 시즌 포부를 밝힌 선수들도 있었다. 2년 연속 MVP 투표 2위에 머문 허경민은 "다음 해에도 우승한다면 2등이 아닌, 1등 하는 선수가 되겠다"고 했고, 오재일은 "2년 연속 우승했지만 저는 묻어 가는 느낌이 있었다. 제가 표현은 안 하지만 욕심이 많다. 다음 시즌에는 꼭 주인공이 되겠다"고 했다. 풀타임 첫 시즌을 보낸 박건우는 "만년 유망주가 아닌 두산 최고 선수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한국시리즈에서 마운드를 밟지는 못했지만, 마음으로 함께 뛴 정재훈도 자리를 찾았다. 정재훈은 "지난해와 올해 우승할 때 제가 현장에 없었다. 지난해 구단의 배려로 우승 반지를 받았는데, 올해도 현장에 없었지만 반지를 하나 또 주실 거 같다"고 말하며 멋쩍게 웃었다. 이어 "우승하지 않고 반지만 2개 있는 건 세계 최초일 거 같다. 다음 시즌에는 꼭 현장에서 함께하겠다"고 덧붙였다.

우승의 기쁨은 여기까지다. 곧바로 다음 시즌 준비에 들어간다. 선수단은 "V6를 향해 달리겠다"고 입을 모으며 또 다른 도약을 약속했다.
▲ 축승회에 함께한 정재훈 ⓒ 두산 베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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