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계 큰 별이 졌다' 토미 존 83세로 별세…수많은 투수에게 두 번째 삶 선물하고 떠났다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보통
- 크게
- 아주 크게
공유하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URL복사
[스포티비뉴스=김건일 기자] 야구 역사에 자신의 이름을 남긴 전설적인 투수 토미 존이 세상을 떠났다.
미국 뉴욕포스트 등 현지 매체들은 17일(한국시간) 존이 미국 플로리다주 브레이든턴 자택에서 세상을 떠났다고 전했다. 향년 83세. 존은 최근 호스피스 치료를 받아왔다.
LA 다저스 스탠 카스텐 사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오늘 토미 존이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듣고 슬픔을 금할 수 없다"며 "토미는 메이저리그 커리어 내내 뛰어난 투수였으며, 훗날 자신의 이름을 갖게 된 수술을 최초로 받는 용기를 보여준 의미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경기장 안팎에서 그가 남긴 영향은 모든 연령대 야구 선수들에게 이어졌고 앞으로도 여러 세대에 걸쳐 계속될 것"이라고 추모했다.
1943년 5월 22일 미국 인디애나주 테러호트에서 태어난 존은 농구 장학생 제안을 받았을 정도로 뛰어난 운동 능력을 갖췄지만 야구를 선택했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클리블랜드와 아마추어 자유계약선수로 계약했고 1963년 20세 나이에 메이저리그에 데뷔했다.
1965년 시카고 화이트삭스로 트레이드된 뒤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렸다. 1968년 올스타에 선정됐고, 화이트삭스에서 7시즌을 보낸 뒤 1971년 12월 명예의 전당에 입성한 딕 앨런과 트레이드돼 다저스 유니폼을 입었다.
존의 야구 인생, 나아가 야구 역사가 바뀐 것은 1974년이었다.
당시 다저스의 정상급 선발투수였던 존은 1974년 7월 17일 몬트리올 엑스포스전에 선발 등판했다가 왼쪽 팔꿈치 척골측부인대(UCL)를 크게 다쳤다.
존은 훗날 당시 순간을 생생하게 떠올렸다. "내가 경험했던 것 가운데 가장 이상한 느낌이었다. 공에 힘을 싣는 순간 무언가가 일어났다. 내 팔을 어딘가에 두고 온 것 같았다. 몸은 앞으로 계속 나가는데 왼팔만 나머지 몸과 분리돼 우익수 쪽으로 날아간 느낌이었다."
그는 공 하나를 더 던졌지만 결국 월트 앨스턴 감독에 의해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당시만 해도 투수에게 심각한 UCL 손상은 사실상 선수 생명이 끝났다는 의미와 다르지 않았다.
하지만 다저스 팀 닥터였던 프랭크 조브 박사가 전례 없는 선택을 제안했다. 존의 오른쪽 팔뚝에서 힘줄을 떼어 손상된 왼쪽 팔꿈치 인대를 대체하는 수술이었다.
손이나 손목에 비슷한 방식의 수술이 시행된 적은 있었지만 메이저리그 투수의 팔꿈치에 적용하는 것은 처음이었다.
존은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2019년 뉴욕포스트와 인터뷰에서 "더 이상 공을 던질 수 없었다. 하지만 나는 계속 투구하고 싶었고 야구를 하면서 생계를 이어가고 싶었다. 수술을 받지 않았다면 선수 생활을 계속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돌아봤다.
1974년 9월 수술대에 오른 존은 1975시즌을 통째로 재활에 쏟았다.
그리고 기적이 일어났다. 1976년 마운드로 돌아왔다. 당시엔 '600만불의 사나이(The Six Million Dollar Man)'에서 따온 '바이오닉 맨'이라는 별명까지 붙었다. 무엇보다 단순한 복귀에 그치지 않았다. 수술 이전과 비교해도 손색없는 정상급 투수로 다시 올라섰다.
1977년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투표에서 2위에 올랐다. 1979년 뉴욕 양키스와 계약한 뒤에는 첫 두 시즌 연속 20승을 돌파했고, 1979년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 투표 2위, 이듬해에는 4위에 이름을 올렸다.
수술 당시 존은 이미 31세였다. 그런데 수술 이후에만 무려 164승을 더했다.
존은 메이저리그에서 26시즌을 뛰며 통산 700경기에 선발 등판해 4710⅓이닝을 던졌고 288승을 기록했다. 700선발은 메이저리그 역대 8위, 4710⅓이닝은 역대 19위에 해당한다.
1982년 양키스에서 캘리포니아 에인절스로 트레이드됐고, 1985년 오클랜드 애슬레틱스를 거쳐 1986년 다시 양키스로 돌아왔다. 마지막 등판은 1989년 5월이었다. 당시 존의 나이는 46세였다.
존과 양키스에서 함께 뛰었던 론 기드리는 "그가 팀에 있어서 정말 좋았다. 아는 것이 굉장히 많은 선수였다"며 "우리가 함께 있을 때 사실상 선발진의 1, 2선발이었다. 그가 있다는 것 자체가 내게 큰 안정감을 줬다. 어떤 질문을 해도 답해주는 선수였다"고 기억했다.
그러나 존이 남긴 가장 위대한 유산은 288승도, 26년이라는 긴 선수 생활도 아니었다. 그가 받았던 수술은 이후 그의 이름을 따 '토미 존 수술'로 불리기 시작했다.
팔꿈치 UCL을 다친 투수들에게 새로운 선수 생명을 제공한 수술법이다. 수십 년이 흐르는 동안 수많은 투수가 이 수술을 받고 마운드로 돌아왔다.
존은 지난 8일 양키스타디움 올드타이머스 데이에 맞춰 공개한 편지에서 조브 박사를 향한 감사도 잊지 않았다.
그는 조브 박사가 "내 팔을 구했고 내가 계속 투구할 수 있도록 해줬다"며 "그 수술은 이후 오늘날 야구계 최고의 선수들을 포함해 셀 수 없이 많은 투수들의 선수 생활을 구했다"고 적었다.
2025년 같은 수술을 받은 양키스 에이스 게릿 콜 역시 존에게 경의를 표했다.
콜은 "수술이 우리를 구했다고 생각하면 묘한 느낌이 들지만, 처음 수술대에 올라 그것을 받아들인 선수가 있어야 했다"며 "그는 수술 이후 엄청난 성공을 거뒀다. 우리 모두를 위한 책을 처음부터 써 내려간 것이나 마찬가지다. 그에게 정말 많은 감사를 느낀다"고 말했다.
아이러니하게도 존 자신은 토미 존 수술이 너무 흔해진 현실, 특히 어린 투수들까지 이 수술을 받는 상황을 안타까워하기도 했다.
화려한 기록에도 명예의 전당과는 인연이 없었다. 현대 야구 시대 기준으로 명예의 전당에 입성하지 못한 투수 가운데 존보다 많은 승리를 거둔 선수는 약물 스캔들에 연루된 로저 클레멘스뿐이다.
은퇴 이후에도 야구와 인연을 이어갔다. 양키스와 미네소타 트윈스 경기 방송을 맡았으며 마이너리그 감독으로도 활동했다. 2004년에는 스태튼아일랜드 양키스를 지휘했다.
개인적으로는 아픔도 있었다. 양키스에서 뛰던 시절 두 살이던 아들 트래비스가 건물 3층 창문에서 추락해 중상을 입었지만 기적적으로 생존했다. 2010년에는 또 다른 아들 테일러를 먼저 떠나보냈고, 이후 존은 미국자살예방재단과 함께 관련 활동에 나섰다. 존 자신은 과거 방광암 진단을 받은 사실도 있었다.
메이저리그 관련 기사
-
'또 펜스 바로 앞에서 잡혔다' 이정후 홈런성 타구 불운…5타수 1안타→타율 0.292
2026-08-17
-
KIA 한숨짓게 했던 그 선수, ‘제2의 강정호’로 크나… 21억 계약금 괜히 줬겠나, 거포 유격수 호평 일색
2026-08-17
-
이정후 초대박! 구단 역사상 첫 대업 달성! 실력에 운도 따랐다… MLB 전체로도 3년 만 진기록 무엇?
2026-08-16
-
배지환 대충격 암담 전망, “남은 시즌 마이너리그에서 보낼 것” 구세주는 또 나타날까
2026-08-16
-
오타니 167㎞강속구에 당했다, 3루타로 타점 올렸지만 팀은 1-4 패배…미시오로스키 6이닝 6K 1실점 승리
2026-08-16
-
韓 국가대표 투수가 메이저리그 씹어먹나, NL 세이브 1위에 9G 연속 무실점 신기록까지
2026-08-16
추천 콘텐츠
-
이럴 수가! 황희찬 'EPL 잔류' 무산되자 중동서 불렀다…울버햄튼 1군 제외→UAE 명문 알 와슬 '깜짝 러브콜'
2026-08-17
-
'또 펜스 바로 앞에서 잡혔다' 이정후 홈런성 타구 불운…5타수 1안타→타율 0.292
2026-08-17
-
"안세영 우승 확률 53.2%" 독보적 1위…야마구치 24%·천위페이 10.3%→그런데 "왼발이 아직 아픕니다" 세계선수권 정상 탈환 '청적신호' 공존
2026-08-17
-
'입단 4주 차 이강인 미쳤다' 스페인 유력 일간지까지 화들짝!..."마르세유전 인상적인 모습" 루크먼과 '찰떡궁합'도 조명
2026-08-17
-
中 왕즈이도 천위페이도 "만족해요"…'원숭이 소동' 7개월 만에 환골탈태
2026-08-17
-
우크라이나 체육인 760명 사망했는데…러시아 '제재 족쇄' 풀렸다→"세계양궁연맹 4년 만에 전격 복귀 허용" 유럽 각국 '스포츠워싱' 강력 반발
2026-08-17
많이 본 기사
-
한국 아이돌 비주얼, 한국 잡는 실력까지…日 배드민턴 초미녀, 코리아마스터즈서 韓 혼합복식 제압 → 2주 연속 우승
2026-08-10
-
前 KIA 위즈덤 미쳤다, 이러다 21세기 기록까지 깨나… 전광판 직격 초대형 홈런, 맞으면 넘어간다
2026-08-10
-
안세영에게 '세계선수권 5회 메달리스트' 온다…"17년 만에 안방 개최인데 우승길 험난" 인도 언론은 한숨→홈 이점+시드 호재 얻은 'WC 강자'와 준결승 빅뱅 가능성
2026-08-10
-
원태인vs김백산 치열한 진실 공방?…"너 거짓말 좀 하지 마"-"밥 언제 사주실 거예요?"
2026-08-11
-
문동주 걱정에 울었던 왕옌청, 10승 후 또 MOON 떠올렸다…참 멋진 두 남자의 우정
2026-08-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