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세영 유일 패' 만들었는데, 27번째 맞대결 무산...4강 탈락 후 소신 발언 "리듬 제대로 컨트롤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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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신인섭 기자] 안세영과의 결승 리턴매치는 성사되지 않았다. 세계랭킹 2위 왕즈이가 안방에서 일본의 신예 미야자키 도모카에게 발목을 잡히며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왕즈이는 5일 중국 선전 아레나에서 열린 2026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투어 슈퍼 750 중국 마스터스 여자 단식 준결승에서 세계 9위 미야자키에게 0-2(19-21, 21-23)로 패했다.
예상 밖의 결과였다. 왕즈이는 이번 대회에서 좋은 흐름을 이어가고 있었다. 특히 8강에서는 전 세계랭킹 1위이자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동메달리스트 오쿠하라 노조미를 2-0(21-6, 21-10)으로 완파하며 우승 후보다운 경기력을 과시했다.
그러나 미야자키를 상대로는 승부처에서 흔들렸다. 1게임 초반 2-6으로 끌려갔던 왕즈이는 긴 랠리에서 안정감을 되찾으며 흐름을 뒤집었다. 어느새 18-13까지 달아나 첫 게임을 가져오는 듯했다.
5점 차 리드를 지키지 못했다. 미야자키가 과감하게 공격하면서 추격했고, 왕즈이는 중요한 순간 공격이 소극적으로 변하면서 범실까지 나왔다. 결국 미야자키가 대역전에 성공하며 21-19로 첫 게임을 가져갔다.
2게임도 접전이었다. 왕즈이는 미야자키와 마지막까지 팽팽하게 맞서며 여러 차례 게임포인트를 잡았다. 하지만 승부를 끝낼 기회를 살리지 못했고, 미야자키는 위기에서 끈질기게 따라붙었다. 결국 듀스까지 이어진 승부에서 미야자키가 23-21로 웃었다.
왕즈이의 패배로 기대를 모았던 안세영과의 결승 맞대결도 무산됐다. 안세영은 앞서 열린 준결승에서 세계 3위 야마구치 아카네를 2-0(21-13, 21-15)으로 완파하며 결승에 선착했다.
안세영과 왕즈이는 최근 세계 여자 단식에서 가장 자주 정상 자리를 놓고 충돌한 선수들이다. 상대 전적에서는 안세영이 21승 5패로 크게 앞선다. 올해만 해도 말레이시아오픈과 인도오픈 결승에서 안세영이 연이어 왕즈이를 제압했다.
왕즈이가 웃었던 순간도 있었다. 지난 3월 전영오픈 결승에서 안세영을 2-0(21-15, 21-19)으로 꺾으며 안세영의 36연승을 끊었다. 그러나 이후 흐름은 다시 안세영 쪽으로 넘어갔다. 아시아선수권 결승에서 안세영이 2-1로 설욕했고, 우버컵에서도 2-0으로 승리했다.
지난달 세계선수권 준결승에서도 두 선수는 만났다. 왕즈이는 1게임에서 안세영을 끝까지 몰아붙였지만 22-24로 내줬고, 2게임마저 16-21로 패하며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당시 대회가 끝난 뒤 왕즈이가 안세영에게 "도대체 내가 어떻게 해야 너를 이길 수 있느냐"고 물었고, 안세영이 웃으며 "비밀"이라고 답한 장면도 화제가 됐다.
중국 마스터스는 왕즈이가 세계선수권 패배를 설욕할 기회였다. 안세영이 야마구치를 꺾으면서 왕즈이만 미야자키를 넘었다면 불과 2주 만에 결승에서 재대결이 성사될 수 있었다. 하지만 왕즈이가 마지막 관문을 통과하지 못하면서 두 선수의 27번째 맞대결은 다음으로 미뤄졌다.
왕즈이는 패배 이후 변명하지 않았다. 오히려 18-13으로 앞섰던 첫 게임을 놓친 자신의 경기 운영을 직접 문제로 꼽았다.
왕즈이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1게임 후반에는 그래도 내가 비교적 주도적으로 경기를 풀어가고 있었다. 이후 상대가 몇 차례 좋은 플레이를 했고, 여기에 내 실수까지 겹쳤다"고 돌아봤다.
이어 "그 시점과 세부적인 부분에서 내가 경기의 리듬을 제대로 컨트롤하지 못했던 것 같다. 물론 코트에서는 스스로에게 다음 포인트를 잘 준비하자고 계속 되새겼다. 하지만 실제로 그렇게 해내지 못했고, 그 영향도 어느 정도 받았다"고 밝혔다.
특히 결정적인 순간 과감함이 부족했다는 점을 인정했다. 왕즈이는 "샷을 선택하고 처리하는 과정에서도 충분히 과감하지 못했다"고 짚었다.
다만 패배에만 매몰되지는 않았다. 이번 중국 마스터스를 통해 얻은 부분도 분명히 있다고 강조했다. 왕즈이는 향후 보완할 부분을 묻자 "우선 경기에서 잘됐던 부분부터 정리하려고 한다. 이번 대회뿐만 아니라 지난 대회에서도 코트에서 좋은 느낌을 받은 부분들이 있었고, 얻은 것도 있었다"고 말했다.
결국 안세영의 결승 상대는 왕즈이가 아닌 미야자키로 결정됐다. 안세영은 미야자키와의 상대 전적에서 7전 전승을 기록하고 있으며, 2024년과 2025년에 이어 중국 마스터스 3연패에 도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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