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O 현장] "홍명보 나가" → "모레노 사인해주세요"...韓 축구 몰락 후 3개월, 마침내 분위기 반전 → 환영받는 '정식 감독'으로 이어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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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인천공항, 조용운 기자] 지난 6월 30일. 인천국제공항은 분노로 들끓었다. 새벽 시간대가 무색하게 홍명보호를 기다리던 많은 팬은 고성과 야유를 공항이 떠나가라 쏟아냈다.
그로부터 약 3개월 후인 13일 오전. 같은 장소에서 한국 축구를 향한 풍경은 사뭇 달랐다. 로베르토 모레노 임시 감독이 공항 입국장에 모습을 드러내자 카메라 플래시가 여기저기서 터졌고, 새로운 희망을 기대하는 듯한 분위기도 서서히 감돌았다.
불과 석 달 전만 해도 한국 축구의 분위기는 바닥을 찍었다. 홍명보호는 출범 당시부터 공정성 논란에 가로막히며 역대 가장 지지받지 못하는 대표팀 중 하나가 됐다. 언제나 박수와 응원이 따라다녔던 국내 A매치 현장에서도 홍명보호 체제에서는 매진이 사라졌고, 듬성듬성 빈자리가 눈에 띄었다.
결국 월드컵이 마지막 불씨에 기름을 부었다. 북중미에서 충격적인 조별리그 탈락 결과에 팬들의 실망은 폭발했고, 홍명보 감독 선임 과정에서 불거진 논란과 대표팀 경기력에 대한 불만까지 한꺼번에 터져 나왔다.
6월 말 귀국 현장이 한국 축구의 몰락을 잘 보여줬다. 홍명보 감독을 향한 거센 항의가 쏟아졌고, 대표팀을 둘러싼 냉랭한 분위기는 절정에 달했다. 이후에도 한국 축구를 향한 희소식은 좀처럼 들리지 않았다.
무너진 부분을 어디부터 재건해야 할지 막막하던 가운데 우선 새 대표팀의 출발부터 준비했다. 대한축구협회는 사상 처음으로 임시 사령탑 공개 채용에 나섰고, 스페인 출신 모레노 감독에게 한국 대표팀의 다음 6경기를 맡겼다.
모레노 감독 역시 자신에게 주어진 상황을 모르지 않았다. 입국 후 그는 "한국의 월드컵 부진이 누구에게나 매우 슬픈 일인 건 인정한다. 있었던 일은 절대 잊히지 않는다"면서 "앞을 바라보고 계속 나아가야 한다. 대표팀을 더욱 자랑스럽게 만들겠다"라고 앞으로의 방향을 제시했다.
첫 번째 과제는 입국 이튿날인 14일 천안 코리아풋볼파크에서 발표할 1기 명단이다. 이후 24일 에콰도르전을 시작으로 우루과이, 베네수엘라, 우즈베키스탄과 차례로 맞붙고 11월 두 차례 A매치까지 총 6경기를 치른다. 임시 사령탑 계약은 11월 27일까지지만 성과에 따라 2027년 1월 열리는 아시안컵까지 연장될 수 있다.
모레노 감독은 한국행을 기다리는 동안 "매일 대표팀이 어떻게 경기를 진행하는지 분석했고, 한국의 문화도 공부했다"라고 밝혔다. 이제 분석은 끝났고 첫 선택이 시작된다.
한국 축구가 공정성을 회복하기 위해 채택한 공개 채용에서 좋은 평가를 받은 모레노 감독은 이제 한국 축구의 구세주이자, 임시 딱지를 떼려는 또 다른 평가를 향한 출발선에 선다.
때마침 대표팀을 향해 악에 받친 목소리 대신 "사인해주세요"라는 반가운 외침이 이어졌다. 취재진과 스탠딩 인터뷰를 마친 모레노 감독도 발걸음을 멈춰 아이들을 비롯한 국내 팬들에게 사인을 해주고 함께 사진을 찍으며 손을 맞잡았다.
모레노 감독을 향해 내민 유니폼과 스마트폰 카메라, 사인을 요청하는 팬들의 모습으로 한국 축구에도 다시 바람의 방향이 바뀌었다. 모레노의 6경기가 모처럼 불어온 순풍을 아시안컵까지 이어갈 힘으로 작용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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