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경 없으니 亞 2류 전락… 여자배구 2회 연속 노메달 수모, 일본-태국에 한 세트도 못 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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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국제 무대에서의 반등을 다짐했던 한국 여자배구가 오히려 냉철한 현실만 확인한 채 일본을 떠난다. 2회 대회 연속 노메달 수모로 향후 과제만 잔뜩 남겼다.
차상현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은 21일 일본 아이치현 파크 아레나 고마키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여자배구 태국과 동메달 결정전에서 세트스코어 0-3(20-25, 19-25, 23-25)으로 완패했다.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대회 이후 8년 만의 아시안게임 메달을 노렸던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은 2회 대회 연속 ‘노메달’에 그치며 이제는 아시아 무대에서도 메달을 장담할 수 없는 2류 신세를 실감했다.
전날(20일) 개최국 일본과 준결승에서 현격한 힘의 차이를 느끼며 완패한 한국은 이날 태국과 경기에서도 뚜렷한 색깔을 보여주지 못하며 끌려갔다. 태국은 전날 준결승에서 중국과 풀세트 혈전을 치른 터라 체력적으로 한국보다 나을 게 없었다. 태국의 경기력도 곳곳에서 미흡함이 있었지만, 한국은 이 빈틈을 파고 들 만한 날카로움을 보여주지 못했다.
1세트 중반 승부처에서 끌려갔다. 10-12까지는 비슷한 흐름이 이어졌지만 이후 연속 4실점을 하면서 경기 분위기를 내줬다. 이후 끈질기게 추격했지만 3~4점 차이의 격차를 줄이지 못했고, 결국 1세트를 20-25로 내줬다.
2세트에서는 선수들의 전체적인 몸놀림이 살아나고, 태국의 범실이 자주 나오면서 11-9로 리드를 잡았다. 하지만 이후 태국의 탄탄한 수비와 세트플레이에 번번이 당하면서 순식간에 역전을 당하고 14-20까지 점수가 벌어졌다.
태국 세터의 현란한 토스에 블로커들이 따라가지 못하고, 코트 빈틈을 폭넓게 보는 태국 선수들의 여유에도 전혀 대처하지 못했다. 18-22까지는 쫓아갔지만, 결국 2세트도 이렇다 할 반등을 만들어내지 못하고 1세트보다도 못한 19-25로 졌다.
이번 대회 마지막 세트가 될 수 있었던 3세트에서도 반등은 없었다. 3세트 초반까지는 공격·수비·블로킹 모두가 호조를 보이며 8-6으로 앞서 나갔다. 중원의 블로킹, 그리고 이다현의 속공까지 터지며 2~3점차 리드를 지켰다. 하지만 태국의 반격에 고전했다. 리시브가 흔들리며 태국의 세트 플레이 세팅을 너무 쉽게 허용하며 속수무책으로 당해 14-14, 동점을 허용했다.
수비가 끈질기게 버티며 상대 실책을 유도, 다시 17-15로 앞서 나갔다. 하지만 그 기세를 잇지 못하고 연속 3실점하며 태국의 기를 꺾지 못한 게 화근이었다. 이후 엎치락뒤치락하며 19-19로 종반에 돌입했다. 육서영의 오픈 공격 성공으로 20-20을 만들며 끝까지 버텼으나 이후 공격 실패 후 역습 허용으로 2점을 더 내줬다. 육서영의 분전으로 22-22까지 따라갔지만, 리시브가 흔들린 뒤 육서영의 대각 공격 범실까지 나온 가운데 끝내 한 세트도 따지 못하고 그대로 무너졌다. 23-24에서 이날 대표팀 최다 득점을 기록한 강소휘(12점)의 허무한 공격 범실로 경기가 그대로 끝났다.
V-리그의 점진적인 성장, 그리고 김연경이라는 월드클래스 슈퍼스타를 앞세운 한국은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은메달, 2012년 런던 올림픽 4위,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금메달, 2016년 리우 올림픽 8강, 2020년 도쿄 올림픽 4위 등 국제 무대에서 꾸준한 성적을 냈다. 아시안게임 레벨에서는 2010년 광저우 대회부터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대회까지 3회 연속 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러나 김연경 등 당시 황금기를 이끌었던 선수들이 하나둘씩 은퇴하면서 국제 경쟁력이 크게 약해졌다. 자국 리그에서는 꾸준히 스타가 나왔지만, 이들의 경쟁력은 세계 무대에서 오히려 퇴보했다. 경기 컨디션에 따라 한 번은 해볼 만한 상대들이었던 중국·일본·태국과 격차는 근래 들어 크게 벌어졌다.
특히 2023년 열린 2022년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조별 예선 당시 베트남에 충격패를 당한 것이 빌미가 돼 준결승에도 가지 못하고 노메달에 머물렀다. 이번 대회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예선전에서 베트남에 지난 대회의 빚을 갚았지만, 21일 일본과 준결승에서 힘 한 번 써보지 못하고 세트스코어 0-3으로 완패하며 실력 차이를 실감했다. 높이·기술·기본기·전술 모두에서 완패였다.
전날 중국에 져 동메달 결정전으로 내려온 태국과 경기에서도 한계를 드러냈다. 태국의 다채로운 공격 전술에 끌려 다녔고, 반대로 우리는 단조로운 공격과 단조로운 색깔로 돌파구를 찾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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