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 키워드 키워드 기준 i금일 기준 많이 본
뉴스 기사의 키워드 수집

"혹시 모른다, 4년 뒤에 또 만나실 수도" 기적의 첫 번째 AG 메달, 35살 육상선수가 새로운 꿈을 꾼다

작성일: 2026.09.25 09:34 신원철 기자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보통
  • 크게
  • 아주 크게
▲ 시상식에서 활짝 웃는 최병광. ⓒ 연합뉴스
▲ 시상식에서 활짝 웃는 최병광. ⓒ 연합뉴스
▲ 시상식에서 활짝 웃는 최병광. ⓒ 연합뉴스
▲ 시상식에서 활짝 웃는 최병광. ⓒ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나고야(일본), 신원철 기자] "어제는 내 남은 운동선수 인생의 운을 모두 끌어다 쓴 것 같다."

경보 국가대표 최병관(35)은 24일 메달을 받고 웃으며 말했다. 그는 전날 23일 일본 나고야 도로 코스에서 열린 남자 하프마라톤 경보에서 1시간28분35초를 기록해 중국 스성지(1시간23분32초)와 일본 야마니시 도시카즈(1시간28분01초)에 이어 세 번째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20대 초반 2014년 인천 대회부터 시작한 아시안게임 메달 도전이 30대 중반에야 결실을 이룬 것이다. 

활짝 웃으며 메달을 받은 그는 "이제 조금 긴장이 풀리는 것 같다. 시상식 대기할 때부터 긴장이 됐다"며 "삼성생명 육상단 입단한 지 16년째다. 2013년 세계육상선수권, 아시안게임, 올림픽까지 여러번 출전하면서 선수로서 느낄 수 있는 도파민의 끝이 어디일까 하는 호기심은 항상 있었다. 아직 있더라. 더이상의 자극은 없을 줄 알았는데 지금에서라도 아시안게임 동메달이라는 큰 선물을 받은 것 같아서 정말 기쁘다"고 말했다. 

30대 중반의 나이로 국가대표가 됐지만 '메달권' 기대를 받지는 못했다. 최병광은 "(기대를 받지 못한다는)그런 것은 알고 있었다. 나와 수준 차이가 있는 세계적인 선수들과 같은 무대에서 경쟁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영광이었다. 그래서 그런 것들을 크게 의식하지 않고 나만의 페이스, 나만의 자세로 레이스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처음부터 있었다. 어제는 내 남은 운동선수 인생의 운을 모두 끌어다 쓴 것 같다"고 밝혔다. 

또 상위권 선수들의 페널티, 실격이 자신에게 행운으로 작용했다면서 "사실 그 선수들이 그렇게 실격을 자주 받는 선수들이 아니다. 기술적으로도 완성도가 높고 기량도 뛰어난데, 경보는 종목 특성상 심판의 주관적 판단에 의한 변수가 늘 생긴다. 어제는 그게 유난히 크게 작용한 것 같다. 더 강한 선수들인데 어제는 내 운이 더 강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 최병광이 메달을 들고 포즈를 취했다.ⓒ 연합뉴스
▲ 최병광이 메달을 들고 포즈를 취했다.ⓒ 연합뉴스

준비를 잘 한 결과 아니냐는 얘기에는 "그렇게 말씀해주시면 감사하다. 물론 코치님과 준비한 것은 있다. 자세를 더 안전하게 해야한다는 피드백을 항상 받았다. 훈련하면서 트랙을 걸으면 많을 때는 50, 60바퀴를 돈다. 걷는 내내 코치님의 피드백을 듣는다고 생각해 보시라. 쉽지 않다. 그래서 나도 자세 교정과 유지에 신경을 쓰고, 체력 보완도 신경 쓰면서 여름을 보냈다"고 돌아봤다. 

그러면서 "앞에 있던 선수들은 페널티를 받아도 나보다 기량이 뛰어난 선수들이다. 그래서 오히려 욕심내지 않고 침착하게 가려고 했다"고 했다. 

당분간은 아시안게임 준비로 소홀했던 가족을 위해 시간을 쓸 생각이다. 그의 아내가 7월에 출산했는데, 최병광은 아시안게임 준비 탓에 아이를 몇 번 만나지도 못했다. 그는 "태어났을 때는 보고, 며칠 안 지나서 다시 여름 훈련을 왔다. 아시안게임 전에는 홋카이도에서 훈련을 하다 넘어왔다. 홋카이도 가기 전에 잠깐 보고 한 달째 못 보고 있다. 빨리 가서 보고 싶다"며 "아직 66일(24일 기준) 된 아기라 알아들을 수 있는 건 없고, 아내도 아기 보느라 그냥 보여주기 바빴다. 우리끼리 서로 고생했다, 축하한다 하면서 다독였다"고 얘기했다. 

그러면서 아내에게 진심어린 감사 인사를 전했다. 최병광은 "아내가 한 번도 힘들다고 한 적이 없다. 36살이 아직 운동을 할 수 있다는 것도 신기한데 생각해 보면 아내가 정말 정신적인 내조를 잘 해줬다. 정말 고맙게 생각하고 돌아가면 나도 육아에 합류해서 전우애를 다지려고 한다"며 "아내에게 '참 감사한 메달이다. 운이 좋았다'고 했다. 그런 말을 하는데 만감이 교차했다. 요즘은 통신이 발달해서 연락 면에서 서로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지 않나. 그런데 아내가 그런 게 없었다. 운동에 전념할 수 있게 해준 점에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사실 최병광은 이번 대회를 자신의 마지막 아시안게임으로 생각하고 나왔다. 그런데 지금은 생각이 바뀌었다. 그는 "이번 아시안게임이 마지막일 거로 생각하고 나왔지만 또 모른다. 최선을 다하다 보면 4년 뒤에 또 만나실 수도 있다"며 "소속 팀 계약은 내년까지다. 남들은 객기라고 할 수도 있지만 아직은 육체적인 한계라는 생각이 들지 않아서 조금 더 해볼 수 있지 않나 싶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