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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의리 주사위’ KIA는 계속 던져야 하는 신세… 1차전 대박-2차전 꽝, 운명의 게임 계속된다

작성일: 2026.10.28 01:10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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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차전과 2차전에서 극명한 경기력 차이를 보여주며 KIA를 고민에 빠뜨린 이의리 ⓒ곽혜미 기자
▲ 1차전과 2차전에서 극명한 경기력 차이를 보여주며 KIA를 고민에 빠뜨린 이의리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대구, 김태우 기자] 삼성은 리그에서 가장 뛰어난 좌타 라인을 가진 팀이다. 팀의 중심 타자들인 구자욱 디아즈 최형우 김영웅이 모두 좌타자고, 이들에게 밥상을 차려주는 김지찬 김성윤 역시 좌타자다. 언제든지 라인업에 좌타자 6~7명이 들어가도 이상하지 않은 팀이다.

그런 삼성을 돌파하고 한국시리즈에 가야 하는 KIA로서는 결국 이 좌타 라인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공략하느냐가 자연스럽게 관건으로 떠올랐다. KIA는 이번 시리즈에 이의리 곽도규 김범수까지 세 명의 좌완 불펜 투수를 로스터에 넣고 임하고 있다. 꼭 좌완이 좌타자를 잘 잡는 것은 아니지만, 상대적으로 유리한 점이 있고 세 선수 모두 좌·우 스플릿에서 좌타자에게 강한 면모가 있다.

최고의 좌타자 스페셜리스트는 곽도규다. 다만 KIA는 곽도규의 컨디션이 가장 좋을 때만 못하다는 게 고민이었다. 4~5타자 연속으로 쓰기에는 부담이 있었다. 그래서 이의리의 몫이 더 커지는 시리즈다. 그런 이의리가 시리즈의 가장 중요한 선수로 떠오르고 있다. 이의리가 잘 던지면 KIA가 이긴다. 반면 삼성이 이의리를 잡으면 경기 흐름이 삼성 쪽으로 흘러가고 있다.

이의리는 리그 최정상급의 구속을 가지고 있지만 제구의 기복이 문제점으로 지적된 선수다. 올해도 이 문제를 완벽하게 해결하지 못하고 포스트시즌에 왔다. 기복이 심한 선수들은 팬들이 흔히 ‘주사위를 던진다’고 표현하는데, 어떤 숫자가 나올지는 마운드에 올라가서 봐야 한다. 

▲ 이의리는 1차전에서 영웅적인 활약으로 삼성 좌타 라인을 잠재웠지만, 2차전에서는 제구가 흔들리며 아웃카운트를 하나도 잡지 못했다 ⓒ곽혜미 기자
▲ 이의리는 1차전에서 영웅적인 활약으로 삼성 좌타 라인을 잠재웠지만, 2차전에서는 제구가 흔들리며 아웃카운트를 하나도 잡지 못했다 ⓒ곽혜미 기자

1차전은 최상의 숫자가 나왔다. 최고 구속은 시속 157㎞까지 나왔다. 여기에 ABS존 모서리에 걸치는 공들이 나오면서 삼성 타자들이 얼어 붙었다. 유리한 카운트를 잡으면 패스트볼과 슬라이더 콤보가 빛을 발하는 선수가 이의리다. 1차전에서 삼성 타자들이 손을 쓰지 못했다.

이의리는 5-1로 앞선 6회 등판했다. 의도는 명확했다. 류지혁 김지찬 김성윤 구자욱 디아즈로 이어지는 5명의 좌타자를 잡으라는 것이었다. 결과는 최상이었다. 류지혁 김성윤 구자욱을 삼진으로 잡아내는 등 1⅓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승리투수 기록도 올라갔다. 이날 KIA 선수들이 전반적으로 다 잘하기는 했지만, 상대가 반드시 점수를 내야 할 타순을 완벽하게 틀어막은 이의리도 최고 수훈 선수 중 하나였다.

어차피 이의리는 같은 상황에 나올 가능성이 높았다. 이의리가 무서워서 타순에 손을 대거나 주축 타자들을 뺄 수 없는 노릇이었기 때문이다. 박진만 삼성 감독도 2차전을 앞두고 “이의리를 무너뜨려야 이길 수 있는 상황이 만들어진다”고 강조했다. 어차피 만나야 할 선수고, 좌타자들이 극복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2차전은 정반대의 양상이었다. KIA는 1-4로 뒤진 5회 2사 후 박승규가 내야안타로 출루하자 이의리를 냈다. 역시 구자욱 디아즈 최형우 김영웅으로 이어지는 좌타 라인이었다. 여기서 막고 상대 공격의 흐름을 끊으면 3점 정도는 경기 중·후반 추격할 수 있다는 계산이었다. 전날 이의리가 좋은 투구를 했기에 기대와 자신감이 모두 있을 법했다.

▲ KIA는 삼성 좌타 라인을 막기 위해 이의리의 몫이 굉장히 중요한 상황으로, 앞으로도 같은 상황에 계속 기용할 가능성이 크다 ⓒ곽혜미 기자
▲ KIA는 삼성 좌타 라인을 막기 위해 이의리의 몫이 굉장히 중요한 상황으로, 앞으로도 같은 상황에 계속 기용할 가능성이 크다 ⓒ곽혜미 기자

하지만 이날은 주사위의 최하점이 나왔다. 제구가 되지 않았다. 날이 갑자기 쌀쌀해진 탓인지 이날 구속도 줄었지만, 구속은 문제가 아니었다. 패스트볼과 슬라이더 모두 스트라이크존에 들어가지 않았다. 존에 비슷하게 간 것도 아니었다. 공이 계속 날렸다. 놓는 순간 볼임을 직감할 수 있는 공들이 KIA 벤치를 머리 아프게 했다. 만루에서는 이중키킥을 할 법도 했지만 이의리는 세트 포지션으로 공을 던졌다. 하지만 제구는 잡히지 않았다.

결국 구자욱에게 볼넷을 내줬고, 이어 디아즈에게 던진 슬라이더는 손에서 빠지며 디아즈의 등을 맞혔다. 2사 만루였다. 결국 최형우와 승부에서도 스트라이크 하나가 모자란 볼넷을 내주면서 밀어내기로 1실점했다. 삼성이 이의리를 극복하는 순간이었고, 여기서 경기 흐름은 삼성으로 넘어갔다. KIA에는 1실점 이상의 데미지가 남았다. 삼성은 2차전에서 8-3으로 이기고 시리즈 전적을 원점으로 돌렸다.

이의리와 삼성 좌타자들의 대결은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이날도 삼성이 이의리를 시원하게 두들긴 건 아니었다. 오히려 이의리가 스스로 무너졌다. 3차전은 언제 그랬느냐는 듯이 1차전 내용으로 돌아올 수도 있다. 예상이 쉽지 않다. 분명한 것은 이의리의 투구 내용이 이번 시리즈의 판도를 상당 부분 결정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범호 감독은 널뛰기 흐름을 돌아보며 "3차전에서는 좋은 피칭이 나올 수 있는 부분"이라고 여전한 기대를 걸었다. 3차전에서도 게임은 계속된다.

▲ 이번 KIA와 삼성의 플레이오프는 이의리의 어깨에서 상당 부분이 결정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곽혜미 기자
▲ 이번 KIA와 삼성의 플레이오프는 이의리의 어깨에서 상당 부분이 결정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곽혜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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