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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35위도 안세영에 경악 “어디서 1점 따야 하나, 로봇 같다"…'67전 66승' 인도 언론이 파헤친 韓 여제의 진짜 공포→"여러 세대에 걸쳐 연구해야 할 선수" 격찬

작성일: 2026.10.29 15:38 박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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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세영의 압도적인 경기력에 인도 언론도 찬사를 보냈다.
▲ 안세영의 압도적인 경기력에 인도 언론도 찬사를 보냈다.

[스포티비뉴스=박대현 기자] 상대는 단 1점을 따낼 방법부터 고민한다. 먼저 한 게임을 빼앗아도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 

안세영(삼성생명)의 압도적인 경기력에 인도 언론도 찬사를 보냈다. 힘과 체력을 넘어 공간과 승부의 흐름까지 지배하는 능력에 주목했다.

인도 매체 ‘스포르트스타’는 29일(이하 한국시간) 안세영이 배드민턴 역대 최고 선수 반열에 오른 비결을 심층 분석했다. 

상대를 끊임없이 움직이게 하는 전술과 위기에서 해법을 찾는 적응력을 핵심으로 꼽았다.

분석 출발점은 지난 25일 프랑스 트랑블레앙프랑스에서 열린 프랑스오픈 결승이었다. 

안세영은 인도 여자 배드민턴 간판 푸살라 신두(세계 8위)를 게임 스코어 2-1(16-21 21-11 21-12)로 꺾고 우승했다.

결과만큼 과정이 눈길을 끌었다. 경기 전에는 안세영 '절대 우세'가 점쳐졌지만 첫 게임은 예상과 다르게 흘렀다. 

신두의 대각선 스매시가 위력을 발휘했고, 안세영 타구(打球)는 거듭 라인 밖으로 벗어났다. 첫 게임을 가져간 쪽은 신두였다.

하나 안세영은 곧바로 답을 찾았다. 2게임 초반부터 공격 수위를 높였다. 

빠른 반응과 코트 미들 라인에서의 타구로 신두 범실을 유도했다.

리드를 굳힌 뒤에는 익숙한 승리 공식을 꺼냈다. 코트 구석구석으로 셔틀콕을 보내고 날카로운 드롭샷을 섞었다. 

신두를 쉴 새 없이 뛰게 하며 남은 두 게임을 모두 따냈다.

안세영도 흔들릴 수 있다. 다만 그 틈을 승리로 연결하기는 좀처럼 쉽지 않다. 

스포르트스타는 이 결승에서 안세영의 빈틈과 이를 메우는 능력을 함께 읽어 냈다.

신두와 상대 전적은 11전 전승이다. 이 기간 신두가 따낸 게임은 단 2차례에 불과하다. 

인도 팬들에게도 안세영의 높은 벽은 낯설지 않다.

올 시즌 성적은 더욱 놀랍다. 67경기에 나서 66승을 거뒀다. 승률은 98.51%에 이른다.

매체에 따르면 안세영은 올해 10차례 정상에 올라 개인 통산 우승 횟수를 48회로 늘렸다. 

지역 종합대회를 제외한 여자단식 국제대회 우승 횟수에서 수시 수산티(인도네시아·46회)의 종전 최다 기록까지 넘어섰다.

직접 맞붙는 선수들 말에는 숫자만으로 담기 어려운 압박감이 묻어난다.

스코틀랜드의 커스티 길모어(세계 35위)는 스포르트스타와 인터뷰에서 “가끔은 ‘대체 어디서 1점을 따야 하나’라는 생각이 든다. 여러 면에서 기계 같다. 로봇이라고 할까”라며 “어떻게든 이길 방법을 찾아내고 끝까지 밀어붙인다. 앞으로 여러 세대에 걸쳐 연구해야 할 선수”라고 평가했다.

다만 매체는 ‘기계’라는 표현만으로 안세영 진가를 모두 설명할 순 없다고 봤다. 

상대가 어디로 움직이고 언제 균형을 잃는지 읽어 내는 능력이 그만큼 빼어나다는 분석이다.

안세영은 공격 기회가 왔다고 무조건 셔틀콕을 내리꽂지 않는다. 상대를 한쪽 구석으로 몰아넣은 뒤, 막 빠져나오려는 그 자리를 다시 찌른다. 

이어 타구 방향을 숨긴 대각선 드롭샷이나 스매시로 허를 찌른다.

상대가 다음 움직임을 예측했다고 여기는 순간, 셔틀콕은 다른 곳으로 향한다.

기다리는 능력도 탁월하다. 랠리를 길게 이어 가며 빈틈을 살피고 상대를 대각선으로 움직이게 한다. 

일정한 패턴에 익숙해지도록 유도한 뒤 돌연 속도와 방향을 바꾼다. 그렇게 만든 기회는 정교한 마무리로 득점과 연결한다.

매체는 "이러한 움직임과 예측 능력, 흔들림 없는 전술 수행이 통산 169주 세계랭킹 1위의 바탕이 됐다"고 분석했다.

▲ 인도 매체 ‘스포르트스타’는 29일 안세영이 배드민턴 역대 최고 선수(GOAT) 반열에 오른 비결을 심층 분석했다.
▲ 인도 매체 ‘스포르트스타’는 29일 안세영이 배드민턴 역대 최고 선수(GOAT) 반열에 오른 비결을 심층 분석했다.

지금의 지배력이 처음부터 완성돼 있던 것은 아니다. 안세영은 2015년 코리아 주니어오픈 15세 이하 부문에서 첫 국제대회 우승을 차지했다. 

국제무대에 데뷔한 지 불과 5개월 만이었다.

2018년 아일랜드오픈에서는 성인 국제대회 첫 우승을 거뒀다. 이듬해 뉴질랜드오픈 결승에서는 2012 런던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리쉐루이(중국)를 제압하고 생애 첫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투어 정상에 섰다.

당시 안세영은 “혼자 추가 훈련을 해 왔지만 이렇게 빨리 우승할 줄은 몰랐다”며 세계선수권대회와 올림픽 출전을 목표로 제시했다. 

이후 우승을 거듭하며 2019년 11월 처음 세계랭킹 10위 안에 진입했다. 그해 BWF ‘올해의 유망주’로도 선정됐다.

천위페이(중국·4위)와 맞대결은 안세영 성장을 선명히 보여 준다. 2019년부터 2021년까지는 7차례 만나 모두 졌다. 

그러나 꾸준히 해법을 찾은 끝에 현재는 18승 14패로 전세를 뒤집었다.

넘기 어려웠던 상대를 공략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배드민턴도 한 단계 끌어올렸다.

2023년에는 세계선수권대회 결승에서 카롤리나 마린(스페인)을 꺾고 한국 여자단식 최초로 우승했다. 같은 해 세계랭킹 1위에 올랐고 아시안게임 금메달도 목에 걸었다.

2024 파리 올림픽에서도 정상에 섰다. 이듬해에는 국제대회 11차례 우승과 함께 배드민턴 선수 최초로 단일 연도 상금 100만 달러(약 13억3000만 원)를 돌파했다.

▲ 연합뉴스 / EPA
▲ 연합뉴스 / EPA

정상을 지켜 온 안세영 앞에는 또 다른 변수가 기다린다. 점수제 개편이다. 

스포르트스타는 21점제에서 15점제로 바뀌는 환경이 안세영 경기 운영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짚었다.

승부가 짧아지면 초반 부진을 만회할 시간도 줄어든다. 신두와 프랑스오픈 결승처럼 첫 게임에서 타구 감각을 잡는 데 애를 먹을 경우 부담이 커질 수 있다.

야마구치 아카네(일본·2위)와 맞붙은 2026 세계선수권대회 결승도 생각할 거리를 남겼다. 

안세영은 첫 게임 17-17에서 격차를 벌렸다. 두 번째 게임에서도 초반 열세를 딛고 주도권을 되찾았다. 

공방을 거듭하며 상대를 파악하고 차근차근 우위를 쌓는 능력이 빛났다.

다만 매체는 15점제가 안세영에게 불리하다고 단정하지 않았다. 꾸준한 경기력과 전술적 판단, 압박을 견디는 힘은 짧은 승부에서도 강력한 무기가 될 수 있어서다. 

주도권을 유지하며 상대 범실을 끌어내는 능력이 오히려 더 큰 효과를 낼 가능성도 있다.

관건은 강점을 지키면서 새 환경에 적응하는 속도다. 공격 시점을 앞당길지, 더 과감한 선택을 늘릴지, 기존의 랠리 운영만으로도 상대를 제압할 수 있을지가 관전 포인트다.

안세영은 그간 코트 위에서 거듭 답을 찾아내왔다. 7전 전패를 안긴 천적을 넘어서고, 첫 게임을 내준 결승에서도 끝내 우승 트로피를 품었다.

상대를 움직이고, 빈틈을 만들고, 결정적인 순간 속도를 높여 승부를 끝낸다. 인도 언론이 주목한 안세영의 진가는 그 과정에 있다. 이제 ‘15점제’ 안에서도 같은 결말을 만들어 내는 것이 다음 과제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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