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인 3위로 투표' 작심 발언, 발롱도르 받고도 독일에서는 인정 못 받았다 "잦은 항의는 감점 요인, 케인도 예외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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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조용운 기자] 해리 케인(33, 바이에른 뮌헨)이 마침내 세계 최고의 축구선수 반열에 올랐다. 어느 때보다 수상 경쟁이 치열했던 2026년의 발롱도르를 품에 안으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케인의 수상은 개인의 영광을 넘어 잉글랜드와 독일 축구에도 특별한 이정표를 남겼다. 잉글랜드 선수가 발롱도르를 들어 올린 것은 2001년 마이클 오언 이후 25년 만이다. 당시 리버풀의 공격수였던 오언이 정상에 오른 뒤 오랫동안 명맥이 끊겼지만, 케인이 그 공백을 메우며 잉글랜드 축구의 자존심을 되살렸다.
분데스리가에도 반가운 소식이다. 독일 무대에서 뛰는 선수가 발롱도르를 받은 것은 1996년 보루시아 도르트문트 소속 마티아스 자머 이후 무려 30년 만이다. 바이에른 뮌헨 유니폼을 입고 세계 최고의 선수로 인정받은 케인은 독일 축구에도 오랜만에 최고 개인상의 영예를 안겼다.
이토록 높은 평가를 끌어낸 원동력은 숫자부터 압도적이었다. 케인은 2025-26시즌 바이에른에서 공식전 51경기에 나서 61골을 쏟아냈다. 출전할 때마다 득점을 기대하게 만드는 폭발력이었다. 특히 분데스리가에서는 36골을 몰아치며 팀의 우승을 견인했고, 유럽 무대에서도 꾸준히 득점포를 가동했다.
대표팀에서의 활약까지 더하면 위력은 더욱 선명해진다. 케인은 2025년 8월부터 소속팀과 잉글랜드 대표팀을 오가며 총 65경기에서 73골을 기록했다. 바이에른의 우승을 이끈 데 이어 월드컵에서도 잉글랜드의 4강 진출에 힘을 보탰다. 유럽에서 가장 많은 골을 넣은 선수에게 주어지는 유러피언 골든슈까지 거머쥐면서 개인 기록과 팀 성과 모두에서 경쟁자들을 앞섰다.
그런데 정작 독일 축구를 대표해 투표에 참여한 유력 기자에게는 인정을 받지 못한 모양새다. 투표권이 있던 독일의 한 기자는 정작 자국 클럽의 간판 공격수인 케인이 아닌 킬리안 음바페(레알 마드리드)를 지지해 화제를 모았다.
독일 매체 '스포르트1'은 31일(한국시간) 카를하인츠 빌트 전 키커 수석기자의 발롱도르 투표 결과와 선정 이유를 공개했다. 독일 대표 투표권을 행사한 빌트는 케인을 3위에 배치했다. 대신 음바페를 가장 높은 자리에 올렸고, 스페인의 월드컵 우승을 이끈 로드리(바르셀로나)를 2위로 선정했다.
케인이 최종 수상자로 결정된 상황에서 확인한 독일 투표권자의 선택은 발롱도르 싸움을 안갯속으로 몰았다. 총 100명의 기자가 참여한 투표에서 케인은 40차례 1위표를 받았지만, 독일의 선택은 달랐다. 이 여파로 실제 최종 집계에서 케인은 1055점을 얻어 1027점의 음바페를 불과 28점 차이로 따돌렸다.
빌트는 키커에 게재한 선정 이유에서 음바페와 로드리를 높게 평가한 배경부터 설명했다. 그는 "로드리는 팀을 위해 가장 가치 있는 선수처럼 보였다. 그것도 가장 중요한 대회인 월드컵에서 그랬다. 음바페는 세 개의 주요 무대에서 모두 득점 선두에 올랐다"라고 밝혔다.
음바페에게 1위 15점을 준 이유에 대해서는 "그의 스피드와 골문을 향해 파고드는 움직임은 언제나 위협적이다. 2025-26시즌 북중미 월드컵과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스페인 라리가에서 모두 득점왕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로드리에 대한 평가도 구체적이었다. 빌트는 "월드컵에서 그는 경기장 곳곳에 존재감을 드러냈고, 왕성한 활동량으로 스페인의 경기 리듬을 조율했다"면서 "복잡한 상황도 간결한 패스로 풀어냈다. 그런 패스를 구사하는 선수는 많지 않다. 로드리가 스페인을 월드컵 정상으로 이끌었다"라고 극찬했다.
하지만 케인을 3위에 배치한 데에는 경기장 안에서 보여주는 태도에 대한 비판도 깔려 있었다. 빌트는 발롱도르 평가 항목에 선수의 페어플레이와 스포츠맨십이 포함된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골을 넣고 기록을 쌓는 능력만큼 경기장에서 얼마나 정정당당하게 행동하는지도 중요하다는 의미다.
그는 "경기 중 자주 넘어지는 행동을 영리한 플레이로 치켜세우는 것은 잘못됐다. 이런 문제를 보이는 선수는 특정 한 명으로 한정되지 않는다"면서 "심판에게 지나치게 항의하는 태도도 마찬가지다. 케인 역시 이런 부분에서 좋은 평가만 받을 수는 없다"라고 지적했다.
자국 분데스리가에서 활약하는 케인에게도 예외 없는 잣대를 적용한 빌트는 뮌헨의 또 다른 공격 자원 마이클 올리세를 8위에 올린 이유도 설명했다. 분데스리가에서 매력적인 활약을 펼쳤고 월드컵에서 7도움이라는 기록을 세웠지만 "득점이 없었다"며 감점 요인으로 꼽았다.
발롱도르 트로피의 주인공은 케인이었지만, 독일 기자의 투표는 또 다른 논란과 메시지를 남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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