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 키워드 키워드 기준 i금일 기준 많이 본
뉴스 기사의 키워드 수집

전문선수 아니어도 모두가 주인공…전국 2만 명이 함께하는 학교스포츠클럽 축전

작성일: 2026.11.02 17:07 정형근 기자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보통
  • 크게
  • 아주 크게
▲ 전국학교스포츠클럽 축구 대회 ⓒ학교체육진흥회
▲ 전국학교스포츠클럽 축구 대회 ⓒ학교체육진흥회

[스포티비뉴스=제천, 정형근 기자] 전문선수는 아니지만 스포츠를 향한 열정만큼은 뒤지지 않는다. 학교를 대표해 전국대회에 출전한 학생들은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하면서도 협동과 배려, 도전의 가치를 배운다. 전국 학교스포츠클럽 축전이 단순한 체육대회를 넘어 학생들의 성장과 교류를 위한 스포츠 축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지난달 29일 충북 제천에서 열린 '제19회 전국 학교스포츠클럽 축전' 축구 경기에서는 서울 언주중과 대구 운암중이 맞붙었다. 각 지역 예선을 통과한 학생들이 학교를 대표해 그동안 갈고닦은 기량을 펼쳤다. 전문선수들이 출전하는 엘리트체육 대회는 아니지만 학생들의 경기력과 열정은 인상적이었다.

전국 학교스포츠클럽 축전은 일반 학생들이 스포츠의 주인공으로 나서는 무대다. 학교에서 친구들과 함께 즐기던 운동이 전국대회 출전으로 이어지고, 다른 지역 학생들과 실력을 겨루며 새로운 경험을 쌓을 수 있다. 전문선수 육성과 기록 경쟁을 넘어 더 많은 학생이 스포츠에 참여하고 그 과정에서 성취감과 소속감을 얻는 데 의미가 있다.

2008년 처음 시작된 전국 학교스포츠클럽 축전은 올해로 19회를 맞았다. 교육부와 시도교육청, 학교체육진흥회가 함께하는 이번 대회에는 전국 초·중·고등학교 학생과 지도교사 등 2만여 명이 참가한다.

'함께 한 땀방울, 하나 된 열정!'이라는 슬로건 아래 축구와 농구, 배구, 배드민턴, 탁구, 줄넘기 등 총 21개 종목이 전국 각지에서 분산 개최된다. 지난달 23일 시작된 축전은 12월 13일까지 이어진다.

이번 축전이 갖는 가치는 참가 규모나 경기 결과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학생들이 친구들과 공동의 목표를 세우고 훈련하며 협동심과 책임감을 배울 수 있기 때문이다. 승리를 경험하는 과정뿐 아니라 패배를 받아들이고 다시 도전하는 경험도 학교체육이 제공하는 중요한 배움이다.

특히 학교스포츠클럽은 전문선수를 목표로 하지 않는 학생들에게도 전국대회 출전이라는 경험을 제공한다. 평소 학업과 운동을 병행하는 학생들이 학교 대표로 선발되고 지역 예선을 거쳐 전국 무대에 나서는 과정 자체가 특별한 성취가 될 수 있다.

서울 언주중 3학년 장태호 학생도 그중 한 명이다. 중학교 2학년 때부터 학교스포츠클럽 활동을 시작한 그는 서울시 대회 우승을 통해 전국대회에 출전했다.

장태호 학생은 "처음 서울시 대회에서 우승했을 때 정말 믿기지 않았다. 서울을 대표해 전국대회에 참가한다는 것에 큰 뿌듯함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전국대회 출전까지의 과정에는 꾸준한 훈련이 있었다. 언주중 학생들은 학업과 운동을 병행하면서 아침과 점심시간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장태호 학생은 "우리 학교는 아침 방과 후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화요일과 목요일에는 수업이 시작되기 전에 축구를 하고, 거의 매일 점심시간에도 선생님들과 함께 운동하면서 실력을 기른다. 가끔 토요일에도 훈련한다"고 설명했다.

학업과 운동을 병행하는 데 어려움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장태호 학생은 두 가지 모두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그는 "축구만 하다 보면 공부에 지장이 있을 수도 있겠지만, 축구와 공부를 함께 하면 크게 지장을 받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장태호 학생은 축구뿐 아니라 야구 스포츠클럽에도 참여하고 있다. 언주중에서는 축구와 농구 등 다양한 스포츠클럽이 운영되고 있으며, 대표 선수로 활동하지 않는 학생들도 점심시간에 운동장과 농구장 등에서 스포츠를 즐긴다.

그는 "우리 학교 학생들은 운동하고 활동적인 것을 좋아한다. 스포츠클럽이나 운동부에 속하지 않은 학생들도 점심시간에 축구와 농구, 야구 등을 많이 한다"고 전했다.

스포츠클럽을 통해 얻은 것은 운동 능력만이 아니다. 장태호 학생은 축구를 시작한 이후 끈기와 협동심의 중요성을 배웠다고 강조했다.

그는 "축구를 하면서 노력과 끈기를 많이 배우는 것 같다. 무엇보다 포기하지 않는 열정을 배우고 있다"며 "축구는 선수들이 유기적으로 움직여 골을 넣는 스포츠다. 혼자서는 할 수 없다는 것을 배우고, 서로 소통하면서 협동심을 기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 전국학교스포츠클럽 축구 대회 ⓒ학교체육진흥회
▲ 전국학교스포츠클럽 축구 대회 ⓒ학교체육진흥회

학교 현장에서도 스포츠클럽이 학생들의 성장에 미치는 긍정적인 변화를 체감하고 있다.

류지구 서울 언주중 교사는 과거 자신이 학생 시절 스포츠클럽에 참여했을 때와 비교해 학교스포츠클럽의 훈련 수준과 운영 방식이 발전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류 교사는 "저도 학생 시절 스포츠클럽 활동을 했는데, 지금 학생들을 지도하면서 느끼는 것은 전문선수와 일반 학생 사이의 격차가 조금씩 좁아지고 있다는 점"이라며 "선생님들도 더 전문적으로 훈련을 지도하고, 학생들도 학업과 운동을 병행하면서 실력을 키우고 있다"고 설명했다.

언주중은 10~11개 종목의 스포츠클럽을 운영하고 있다. 학교 대표로 선발되지 않은 학생들도 반 대항 리그와 교내 체육활동을 통해 스포츠를 접한다. 체육교사들도 점심시간에 학생들과 함께 경기에 참여하는 등 일상적인 체육활동을 장려하고 있다.

스포츠클럽 활동이 학교생활 전반에 미치는 영향도 적지 않다.

류 교사는 "우리 학교는 체육 선생님들도 학생들과 함께 훈련하고 점심시간에 경기를 뛴다. 학생들에게 스포츠클럽 활동은 학교생활에서 큰 자부심이 된다"고 말했다.

이어 "스포츠클럽 활동은 학생 생활지도에도 많은 도움이 된다. 학생들이 학교 대표로 활동하면서 자신의 행동을 돌아보고 학교생활의 규칙을 지키려고 노력하는 모습도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과거 생활교육부장을 맡아 학생 생활지도를 담당했던 경험도 이러한 평가의 바탕이 됐다. 단순히 체력을 기르는 것을 넘어 스포츠클럽이 학생들의 생활 태도와 학교에 대한 소속감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설명이다.

류 교사는 "체육 자체가 중요하다는 것도 있지만 스포츠클럽 활동을 하면서 학생들이 학교생활을 얼마나 잘할 수 있는지, 생활지도에 어떤 도움이 되는지를 종합적으로 생각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학교스포츠클럽은 전문선수 육성과는 다른 방식으로 학생들의 스포츠 참여 기회를 넓히고 있다. 학생들이 일상에서 운동을 즐기고, 학교 대표로 전국대회에 참가하는 경험을 통해 성취감과 자신감을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올해 축전에서는 참여 대상을 확대하려는 시도도 이뤄졌다. 학업 부담으로 대회 참가가 어려웠던 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을 위해 수능 이후 별도의 경기를 마련했다.

기존 19개 종목의 경기가 11월 15일까지 진행되는 가운데, 12월 12~13일에는 전북 익산에서 남고생 배구와 여고생 배드민턴 경기가 열린다. 입시 준비에 집중했던 학생들도 친구들과 함께 스포츠를 즐기며 고등학교 생활을 마무리할 수 있도록 했다.

대회 운영에서도 승패만큼이나 스포츠맨십을 강조한다. 교육부는 올바른 응원 문화 교육자료를 배부하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챌린지를 진행한다. 상대 팀을 존중하고 차별과 비난을 삼가며, 경기 결과와 관계없이 서로의 노력을 인정하는 문화를 확산하기 위한 것이다.

스포츠가 학생들에게 남기는 것은 승리의 기억만이 아니다. 친구들과 함께 흘린 땀방울과 공동의 목표를 향해 노력한 경험, 때로는 패배를 받아들이고 다시 도전하는 과정도 중요한 배움이 된다.

전국 학교스포츠클럽 축전은 학생들이 스포츠를 통해 이러한 가치를 경험하는 자리다. 2만여 명의 학생과 지도교사가 함께하는 이번 축전은 학교체육이 단순한 신체활동을 넘어 학생들의 성장과 학교생활에 어떤 의미를 갖는지 보여주고 있다.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