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O 현장] 양쪽 종아리 쥐났던 세징야, 수원에 프리킥 극장골 그 순간…신에게 간절하게 기도했던 ‘대팍의 왕’ “하나님, 제 기도를 들어주세요”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보통
- 크게
- 아주 크게
공유하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URL복사
[스포티비뉴스=대구, 박대성 기자] “볼 다툼 상황에서 양쪽 종아리에 쥐가 났었어요. 볼을 넣으면서 하나님께 기도를 했어요. 그 골은 마치 제가 찬 것이 아닌 것 같았어요.”
대구가 무너지려던 순간. 대구iM뱅크파크에 모인 만원 관중이 ‘대팍의 왕’에게 경배했다. 81분에 터진 환상골로 값진 승점 1점을 챙겼다. 짜릿한 극장골의 주인공은 세징야였다.
대구는 지난 주말 홈 구장에서 리그 1위 수원삼성블루윙즈를 만났다. 앞 경기에서 용인FC가 서울이랜드를 4-2로 꺾으면서 양 팀에 동기부여는 컸다. 이 경기를 이긴다면, 홈 팀 대구는 수원FC전 결과에 따라 리그 2위 다이렉트 승격권의 불씨를 살릴 수 있었고, 원정 팀 수원은 조기 승격을 확정할 수 있었다.
대구는 베테랑 세징야를 중심으로 세라핌, 고재현, 데커스를 앞세워 꽤 수원을 두드렸다. 수원은 조금 웅크린 채 매서운 카운터 어택을 했다. 주도권은 대구가 잡았지만, 수원이 전반 추가 시간 강현묵의 침착한 선제골로 리드를 잡았다.
이정효 감독이 경고 누적으로 벤치에 앉지 못하는 상황에도 수원은 영리하게 경기를 운영했다. 후반전에는 전반보다 상대를 더 몰아 세웠고, 김주찬이 절묘한 코스로 꽂아넣는 추가골이 터지면서 완벽하게 분위기를 잡았다.
이 때까지만 해도 무난하게 수원의 승리로 가는 흐름이었다. 그러나 대구는 포기하지 않았고 김강산의 우직한 헤더로 추격의 불씨를 살렸다. 그리고 후반 35분, 페널티 박스 앞에서 파울 휘슬이 불리며 기회가 왔다.
이 골이 들어간다면 순식간에 분위기는 대구 쪽으로 갈 수 있었던 상황. 세징야는 간절하게 볼을 세웠고, 크게 호흡하며 킥 준비를 했다. 세징야 발을 떠난 볼은 무회전으로 뚝 떨어졌고 엄청난 선방을 했던 김준홍 골키퍼가 움직이지 못하는 코스로 떨어졌다.
‘대팍의 왕’은 크게 포효했다. 대구iM뱅크파크에 모인 홈 팬들은 세징야의 응원가를 ‘찬송가’처럼 불렀다. 이후 양 팀에 결승골은 없었지만, 세징야의 환상골은 ‘대팍’을 뒤집어 놓기에 충분했다.
세징야는 환상골을 넣은 뒤 유니폼을 벗고 포효했다. 이후 자신이 아니라며 하늘을 가리켰는데 경기 후 인터뷰에서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경기 후,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에서 만난 세징야의 표정은 밝았다. 세징야에게 천금 같은 동점골을 묻자 “(프리킥이 나던) 그 순간 볼 다툼 과정에서 양쪽 종아리에 쥐가 났었다”라고 털어놨다.
이어 “그래서 이 프리킥을 어떻게 차야할지 고민했다. 볼을 놓으면서 하나님께 기도를 했다. ‘하나님께서 이 한 골을 만들어주신다면 좋을 것 같다. 제 기도를 들어주시면 좋겠다’라고 기도했다. 이번 골은 마치 내가 찬 것이 아닌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하나님께서 많은 도움을 주신 것 같다”라고 말했다.
환상골을 넣고 코너에 몰린 팀을 구했지만, 세징야는 1989년생 36세다. 30대 중반을 훌쩍 넘긴 나이인데 풀타임을 뛰었다.
“힘들지 않냐”는 질문에 “어떻게 안 힘들 수 있겠냐. 너무나도 힘들다”며 너털 웃음을 지은 그는 “어린 친구들과 함께 뛰니 너무 힘들긴하다. 하지만 어린 친구들과 함께 뛸 능력이 있어 문제는 없다”라고 답했다.
환상골 이후 팬들의 압도적인 응원. 세징야는 “모든 골이 행복하지만 수원전 골은 넣고 소름이 돋았다. 닭살이 돋고 모든 광경이 하얗게 백색으로 보이는 느낌이었다. 유니폼을 벗으면 경고를 받는데 그런 것도 생각나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닭살이 돋을 만큼 엄청난 골이었지만, 시즌은 끝나지 않았고 대구에는 최종 목표가 있다. 바로 승격이다.
세징야는 “지금 모두가 동기부여로 가득하다. 남은 세 경기를 결승전처럼 임할 자세가 됐다. 모두 집중하며 같은 길을 가고 있다. 이 세 경기에 집중한다면 우리는 무조건 승격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에게 분명히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관련 추천 기사
K리그 관련 기사
-
[SPO 현장] 이정효 없는 수원을 끝까지 몰아붙인 대구 최성용 감독 “우리 팬들의 응원이 수원 팬들보다 컸다”
2026-10-31
-
[SPO 현장] ‘경고누적’ 이정효 감독 대신 기자회견 참석한 마철준 수석코치 “선수들이 분위기에 흔들린 것은 사실”
2026-10-31
-
[현장 REVIEW] 0-2→2-2 ‘대팍의 왕’ 세징야 극장골, ‘조기 승격 노리던’ 수원 덜미 잡아…극적인 무승부 ‘2위 이랜드와 1점 차’
2026-10-31
-
[SPO 현장] ‘조기 승격 확정 가능’ 매직넘버 5 ‘이정효 없는’ 수원, 누구도 라커룸에서 ‘폰’ 보지 않아…“우리 팀의 룰, 한 경기만 목표로 집중할 뿐”
2026-10-31
-
[오피셜] 포항, 박태하 감독과 '결별 확정'…계약 해지 후 김성재 감독대행 전환
2026-10-30
-
[SPO 현장] "대한민국 주장은 손흥민, 더 할 말 없다" 갈등설에 단호했던 모레노 감독 "대표팀 충분히 건강해"
2026-10-29
추천 콘텐츠
-
전문선수 아니어도 모두가 주인공…전국 2만 명이 함께하는 학교스포츠클럽 축전
2026-11-02
-
국가대표팀에 레전드 인스트럭터 뜬다…김태균-오승환 전격 합류, 태극마크 실전 노하우 전수
2026-11-02
-
‘韓 국가대표 초비상’ 손흥민 침묵이 점점 길어진다…3경기 연속 ‘무득점’ 미네소타에 1-3 완패
2026-11-02
-
"깊은 슬픔을 느낀다" 메츠 WS 우승 이끌었던 영웅 별세…향년 83세
2026-11-02
-
‘오피셜’ 공식발표, ‘韓 축구 능멸’ 박항서 감독에게 인종차별…구단 “모든 형태에 차별에 반대한다” 성명으로 ‘극대노’
2026-11-02
-
논란 끝 억울해 황희찬 공식입장, 직접 입장 밝혀 “가까이 다가오지 못하게 밀쳤을 뿐”…심판과 충돌 상황 말했다
2026-11-02
많이 본 기사
-
KIA 가을 최악 악몽 주인공… FA 가치 시험대 오른다, 설마 이렇게 KIA 떠날까
2026-11-02
-
안세영 대기록까지 따라잡았다…인도 배드민턴 여왕, 일주일 만에 '전 경기 2-0' 우승→"매 게임 16점 이하 봉쇄" 韓 여제의 2025년 호주오픈 기록과 타이
2026-11-02
-
"강민호 형, 아쉽지만 이번에도 우승반지 끼는건 어렵다" 롯데 출신 안방마님 맞대결 성사, KS 우승에 양보는 없다
2026-11-02
-
'한국 축구 초대형 변수' 손흥민 라스트댄스 어쩌나...'64년만의 우승 도전' 2027 아시안컵, 끝내 연기 가능성 높다
2026-11-01
-
'퍼펙트게임의 사나이' KBO 컴백 현실이 되나…KIA서 보류권 해제→마이너 FA '자유의 몸' 됐다
2026-11-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