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탐구②] 위기의 태극호…슈틸리케, 그는 어떤 감독이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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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OTV NEWS=김덕중 기자] 홍명보 감독이 이끌었던 한국축구대표팀은 2014년 브라질월드컵에서 완벽한 실패를 맛봤다. 결과 뿐 아니라 과정과 그 내용에서 일반적 기대치에 턱없이 미치지 못했다. 대한축구협회가 이 위기를 얼마나 심각하게 인지하고 있고, 또 진지하게 접근하고 있는 지 확신할 순 없다. 애초 이용수 기술위원장이 접촉한 인물 중 유력했던 차기 태극호의 선장은 베르트 반 마르베이크 감독. 왠만한 축구 팬이라면 한 번쯤 그 이름을 접했던 사령탑이기도 하다. 아쉽게도 '로열티'의 이유로 반 마르베이크와 한국축구는 연을 맺지 못했다. 곧이어 대한축구협회가 결정한 사령탑은 생소했다. 독일 출신의 울리 슈틸리케. 그는 누구인가.<편집자주>
◆ 감독 슈틸리케, 그만의 스타일
감독으로서 슈틸리케의 경력은 1989년 스위스 대표팀의 지휘봉을 잡으면서 시작됐다. 지금도 그렇듯 현역 은퇴까지 스위스 클럽에서 활약했던 인연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로 보인다. 그러나 슈틸리케의 스위스는 1990년 이탈리아월드컵 본선행이 좌절되면서 난관에 봉착했다. 결국 슈틸리케는 1991년을 마지막으로 스위스대표팀 감독직을 내려놨다. 이후 스위스 클럽 뇌샤텔 그자막스와 독일 클럽 SV 발트호프만하임에서 지도자 생활을 보냈다. 그러나 이 또한 결과가 좋지 못했다. 3년의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방출되다시피 했다. 이후 선수 시절 레알 마드리드에서 활약했던 인연으로 프리메라리가 알메리아의 지휘봉을 잡았다. 이번에는 한 시즌도 채우지 못하고 중도 사퇴했다. 연거푸 쓴잔을 들이킨 슈틸리케를 받아준 곳은 독일축구협회였다. 1998년 부터 2000년까지 독일대표팀 수석코치로 활동했고 지난 2000년 부터 2006년까지는 연령대별 유소년팀 감독직을 수행했다. 2014년 브라질월드컵을 비롯해 최근 대세로 떠오른 독일축구대표팀의 슈퍼스타들 중 상당수가 슈틸리케의 지도를 받고 성장했던 선수들로 봐도 좋을 것 같다.
그런데 감독 슈틸리케의 사이클이 또 한 번의 터닝포인트를 맞이한다. 슈틸리케 감독은 지난 2006년 9월 코트디부아르 대표팀의 지휘봉을 잡았다. 현재 유럽 빅클럽서 에이스급 활약을 펼치고 있는 다수의 코트디부아르 선수들이 대표팀 명단에 이름을 올릴 때였다. 그런데 슈틸리케 감독은 코트디부아르 사령탑을 맡은 뒤 1년 4개월 만인, 지난 2008년 1월 홀연히 물러났다. 같은 해 5월 슈틸리케 감독은 스위스 클럽인 FC시옹의 지휘봉을 잡았지만 6개월 만에 경질됐고, 이후 중동 카타르 리그로 건너가며 5년 남짓의 시간을 보냈다. 세계축구의 중심인 유럽에 몸을 담고 있다 중동으로 건너갔다는 점은 감독 경력으로도 한 번 꺾였다는 것을 뜻한다. 스스로 반전의 계기를 만들지 못한다면 다시 유럽으로 돌아오기가 생각처럼 쉽지 않다. 슈틸리케 감독에 대한 우려의 시각은 이와 맥을 같이하고 있다. 물론 슈틸리케 감독의 변도 귀담을 필요가 있다. 상위권 전력의 팀을 현상 유지하는 데에는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다만 상대적으로 전력이 떨어지는 중하위권 팀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분명 일정 부분의 시간이 보장되야 하는 법이다.
이런 측면에서 본다면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회가 슈틸리케 감독의 임기를 4년으로 보장한 것은 현명한 처사로 풀이된다. 슈틸리케 감독이 사령탑으로 3년을 넘긴 적이 없다는 점에서 그에게도 충분한 기회를 제공한 셈이다. 적어도 향후 3년 간 예상되는 수많은 시행착오는 오롯이 한국 팬들의 몫이다. 늘 그렇듯 언론과 여론에서 부단히도 흔들어 대겠지만 최소한 그 뿌리에 손을 대서는 곤란하다. 감독 슈틸리케에 대한 우려는 있지만 선수 슈틸리케에 대한 긍정적인 점도 있다. 선수 시절 슈틸리케의 포지션은 수비형 미드필더. 지금은 사라진 포지션인 리베로에 더 가까웠다. 레알 마드리드 소속으로 출전했던 UEFA컵 경기를 되돌아보면, 지금 봐도 촌스럽지 않은 뛰어난 조율 능력과 밸런스 유지, 그리고 빌드업 능력이 엿보인다. 실제 슈틸리케는 선수 시절 리베로의 대명사였던 프란츠 베켄바워의 후계자로 기대를 받았던 바 있다. 골키퍼와 볼을 주고 받으며 상대 공격수를 유인하고 빈 공간으로 볼을 내줘 1차 공격의 시발점 역할을 했다는 점에서 한국축구와의 궁합을 기대해 볼 수 있다. 수많은 전문가들이 한국축구의 가장 취약한 부분 중 하나로 수비 3선에서의 효과적 빌드업 과정을 문제 삼는다. 7년 만의 외인지도자 슈틸리케. 기대 가치는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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