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처럼 美도 '복싱 향수'…故김득구 언급 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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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격투기의 위세에 눌린 프로복싱은 명맥이 끊어질 판이다. 세계 챔피언이 더 이상 등장하지 않는 것은 물론 국내 복싱단체도 모래알처럼 흩어졌다. 한국권투위원회(KBC)는 지난 몇 년 동안 대립과 소송전을 거듭한 끝에 분열됐다. 현재 KBC를 포함해 한국프로복싱연맹(KPBF) 한국권투협회(KBA) 한국권투연맹(KBF) 등 4개의 기구가 있는 상황. 단체는 많지만 선수는 부족하고 서로의 이해관계는 얽혀있다.
프로 복서가 되고자하는 이들은 거의 찾아볼 수 없다. 적은 금액의 파이트머니를 받아도 좋으니 링에만 오를 수 있게 해달라는 열정은 80년대에나 가능한 사고방식. 파이터를 꿈꾸는 이들은 어느 정도 흥행과 파이트머니가 보장된 종합격투기를 선택한다.
이러한 국내 상황과 비교해 전 세계의 복싱 현주소는 어떨까. 미국에서 프로복싱은 예전부터 '스포츠'가 아닌 '비즈니스'였다. 프로모터들은 최고의 흥행 수익을 내기 위해 절치부심했고 이러한 전통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미국 역시 예전의 복싱 열기가 한 풀 꺾인 것은 분명하다.
헤비급은 최고의 흥행을 보장하는 체급이다. 그러나 클리츠코 형제(비탈리-블라디미르, 우크라이나)의 장기 집권이 시작되면서 많은 미국인들은 프로복싱에 등을 돌렸다. 형인 비탈리 클리츠코는 WBC(세계복싱평의회) 챔피언이고 동생 블라디미르는 WBA(세계복싱협회) IBF(국제복싱연맹) WBO(세계복싱기구) IBO(국제복싱기구) 통합 챔피언이다.
클리츠코 형제의 등장으로 복싱 열기는 미국에서 독일을 비롯한 동유럽 쪽으로 넘어갔다. 우크라이나 출신인 클리츠코 형제는 독일에서 활동하고 있다. 독일 국민들은 이들은 자국 선수처럼 응원하고 있다. 특히 클리츠코 형제 경기의 시청률은 축구 분데스리가를 훌쩍 뛰어넘는다.
미국은 로이 존스 주니어의 은퇴 이후 흥행을 이어갈 스타가 나타나지 않았다. 이런 상황 속에서 플로이드 메이웨더 주니어(38, 미국)는 미국 복싱 산업의 효자였다. 미국의 스포츠 전문매체 ESPN의 복싱 저널리스트이자 베팅 전문가인 제프 마는 30일(이하 한국시간) "지난 10년 동안 미국에서 메이웨더보다 더 큰 그림은 없었다"고 평가했다.

제프 마는 "나는 맨시니와 경기를 펼친 뒤 목숨을 잃은 김득구를 기억한다"고 전했다. 이어 "김득구가 다운된 모습도 기억한다. 충격을 받은 기억이 생생하다"고 덧붙었다.
이 매체는 마이크 타이슨의 전성기에 미국 국민들이 들썩이던 시절도 상기시켰다. 종합격투기는 UFC를 비롯한 격투 단체가 이끌어나간다. 선수 활동을 하려면 프로모터가 아닌 단체와 계약을 맺어야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적은 파이트 머니를 받는다. 이와 비교해 메이웨더와 파퀴아오가 맞붙는 복싱 흥행 이벤트는 프로모터의 수완으로 천문학적인 흥행을 기록한다.
여전히 복싱 시장의 규모는 MMA를 압도한다. 하지만 미국은 UFC가 인기 종목으로 급부상하면서 복싱은 상대적으로 위축된 상태다. 제프 마는 "요즘 미국에서 복싱은 때늦은 유행(afterthought)으로 취급 받는다. 지금은 MMA가 전면에 나서 지배하고 있는 시대다. 나는 지난 15년 동안 복싱 베팅에 참여하지 않았다"며 "라스베이거스에서 복싱은 먼 추억이 되어버렸다"고 말했다.
제프 마는 오랜만에 펼쳐지는 복싱 빅 이벤트에 대해 "두 선수(메이웨더, 파퀴아오)는 이 경기를 원했던 이들에게 만족감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슬프게도 이 싸움은 우리시대에 볼 수 있는 마지막 복싱 빅매치"라고 설명했다.
한편 메이웨더와 파퀴아오가 펼치는 웰터급 통합타이틀전은 오는 5월 3일 열린다.
[사진1] 故김득구와 경기를 펼친 레이 ‘붐붐’ 맨시니 ⓒ Gettyimages
[사진2] 플로이드 메이웨더 주니어(왼쪽) 매니 파퀴아오 ⓒ Getty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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