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으로 본 전술 리뷰⑥] '무농사 풍년' 맨유, 느린 공격과 즐라탄 딜레마
작성일: 2017.06.09 06:00
유현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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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미어리그 최다 우승 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최종 순위는 6위. 5위 아스널에 승점 6점 뒤진 승점 69점. 선두 첼시와는 무려 승점 24점 차. 프리미어리그 성적만 보면 만족스러운 성과는 아니다. '빅 6'로 묶었지만 결과만 따지면 머쓱할 만하다.
그러나 성과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2016-17 시즌 3개의 우승 컵을 들어 올렸다. 이벤트성 대회인 커뮤니티 실드를 제외하더라도, EFL컵과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를 우승했다. 평소라면 만족할 성과는 아니었지만 2위 토트넘, 3위 맨체스터 시티, 4위 리버풀이 '무관'으로 대회를 마친 것을 생각하면 나쁘지 않다. 유로파리그 우승으로 챔피언스리그 출전권도 얻었으니 5위 아스널보다도 낫다. 갖은 고생을 했지만 실리를 찾았다.
탄탄한 수비가 장점인 주제 무리뉴 감독이 공격적인 전술로 우승을 노렸다. 성과도 한계도 뚜렷했다. 29실점으로 토트넘(26실점)과 함께 '유이한' 20점대 실점을 기록했다. 그러나 답답한 공격 속에 사실 무승부 행진에 가까웠던 무패 행진을 이어 갔다. 단판제 혹은 홈 앤 어웨이로 치르는 컵 대회에선 패하지 않으며 우승까지 차지했으나, 상대적 약팀을 잔뜩 상대한 리그에선 승점을 잃고 말았다.
이제 과제는 패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승리하는 것이다.
# 15무의 원인, 속도 떨어지는 공격
맨유는 이번 시즌 즐라탄은 물론 폴 포그바처럼 대형 선수 영입을 했다. 여기에 '스페셜 원' 무리뉴 감독이 지휘봉을 잡았다. 여러 팀들의 견제를 받았고 무승부만 거둬도 성공이란 분위기가 있었다. 당연히 중하위권 팀들은 수비적 전술을 들고 나왔다.
중원에서 공격 전개가 투박했다. 포그바 외에도 안데르 에레라, 후안 마타 같은 창의적인 선수들이 있었다. 그러나 밀집 수비를 깰 완성도는 보여주지 못했다. '노장' 마이클 캐릭이 후방에서 공수 밸런스를 잡고 좌우로 공을 뿌려줄 때 오히려 공격 템포가 살아났다. 그러나 캐릭이 모든 경기를 풀타임 출전할 순 없었다. 기동력 문제도 뚜렷했다.
그래도 수비력 자체가 좋아서 패하진 않았다. 2실점 이상한 경기가 5번 뿐이다. 17경기를 실점 없이 마쳤다. 대단한 수비력에도 불구하고 순위가 추락한 것은 빈곤한 공격력 때문이다.
31라운드 에버튼전은 안 풀리는 경기의 전형이었다.
# 즐라탄 딜레마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는 17골을 기록하며 팀 내 최다 득점자에 올랐다. 자신만만한 평소 태도대로 대단한 경기력을 뽐냈다. 큰 키와 단단한 체구에서 나오는 포스트 플레이는 물론이고, 부드러운 드리블과 볼 컨트롤, 강력한 슛까지 전형적인 스트라이커로서 맹활약했다. 즐라탄이 없으면 맨유의 공격이 제대로 풀리지 않았다.
그러나 맨유 전체의 공격을 돌아보면 적합한 공격수였는지 의문이 있다. 즐라탄이 워낙 뛰어난 경기력을 보이긴 했지만, 그가 민첩하거나 활동량이 넓은 공격수는 아니다. 공간을 많이 만들지 못한다. 당연히 밀집 수비 속에서 즐라탄은 집중 견제를 받아야 했다. 포그바가 뚜렷한 자리를 찾지 못하고 이리저리 오가고 웨인 루니가 기량이 하락하는 등 다른 선수들마저 부진했다.
여기서 문제가 심각해졌다. 그나마 제 몫을 하고 골을 터뜨려주는 것은 즐라탄이었다. 밀집 수비를 세밀하고 빠르게 푸는 대신 무리뉴 감독은 둔탁하지만 묵직하게 부수길 바랐다. 날카로운 칼로 공격을 펼치는 것이 아니라 망치로 두드리기 시작했다. 때로 마루앙 펠라이니를 즐라탄과 함께 최전방에 배치해 단순한 크로스로 골을 노렸다. 일찌감치 골이 터지는 날은 대승으로 이어지기도 했지만, 경기 끝까지 공중볼을 다투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선제 실점이라도 하는 날은 최악이었다.
# '대응 전략'에 강한 무리뉴의 과제
무리뉴 감독은 전술가라기보다 전략가에 가깝다. 그는 상대 전술의 장점과 약점을 파악하는 대응 전략을 짜는 데 장점이 있다. 자신 있는 전술을 들고 나왔는데 무리뉴의 '맞춤 전략'에 맞춰 완패를 하는 경우도 많다.
33라운드 첼시전이 대표적이었다. 9라운드 0-4 대패를 설욕하고자 무리뉴 감독과 맨유 선수들은 칼을 갈고 나왔다. 에레라가 에당 아자르를 대인 마크하고, 최전방에 발이 빠른 마커스 래시포드와 제시 린가드를 배치했다. 아자르가 막히자 첼시의 공격은 느려졌고, 래시포드와 린가드가 직선적인 공격으로 첼시의 골문을 위협했다. 결과는 2-0 완승. 상대 분석에 능한 무리뉴 감독이었기에 가능한 승리였다.
문제는 모든 팀에 대해 대응 전략을 짜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제 무리뉴 감독의 과제는 중하위권 팀을 상대로도 착실히 승점을 쌓을 수 있는 플랜 A를 찾는 것이다. 안정적인 수비와 '한 방'에 의존한 경기를 치렀던 무리뉴 감독이 다음 시즌을 준비하면서 공격 전술을 연구하고 발전시켜야 하는 과제를 안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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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현태 기자 yht@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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