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훈 슬로 스타터’ 유먼, 한화에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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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한국 땅을 처음 밟은 뒤 유먼은 세 시즌 연속 10승 이상을 거두며 통산 88경기 38승21패1홀드 평균자책점 3.89를 기록했다. 다만 첫 해 평균자책점 2.55, 지난해 평균자책점 3.54로 안정적이던 반면 올 시즌에는 12승을 올렸으나 평균자책점이 무려 5.93까지 치솟았다. 롯데가 12승 투수를 자유계약으로 풀어버린 데는 이유가 있었다.
처음 유먼이 한국 땅을 밟았을 때 현장 관계자들로부터 “저 선수는 분명 성공할 것이다”라는 호평을 연이어 받았다. 특히 이효봉 XTM 해설위원은 “140km대 후반의 포심 구위도 좋지만 무엇보다 체인지업 구사력이 역대 외국인 투수 중 최고 수준이다”라며 극찬했다. 첫 해 관계자들의 평은 들어맞았고 유먼도 팀을 페넌트레이스 2위로 이끌며 승승장구했다.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유먼에 대해 코칭스태프와 관계자들은 “전지훈련에 2월 중 합류했는데 몸 상태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속으로 골머리를 앓았다”라며 토로했다. 실제로 지난해 2월 일본 가고시마에서 훈련하던 롯데는 두산 캠프인 미야자키로 이동해 연습경기를 치렀던 적이 있었는데 유먼은 이날 2이닝 동안 4피안타 1사사구로 출루 허용이 많았다. 직구 구속도 130km대 초반에 그쳤으나 뛰어난 체인지업으로 무실점 투구를 펼쳤다. 기록은 좋았으나 내용은 굉장히 좋지 않았다.
지난해 초반에도 유먼은 특유의 구위보다 체인지업과 포심을 적절히 섞은 수싸움으로 버티다 올라오는 모습을 보였다. 올 시즌 전 스프링캠프에서도 유먼은 패스트볼 구위나 몸 상태가 일정 수준에 도달하지 않은 상태에서 합류해 아쉬움을 남겼다는 후문이다. 워낙 체인지업이 좋고 기교가 뛰어나 캠프를 지나 시즌 초반 연승 행진을 달렸으나 문제는 포심 구위가 이전만큼 나오지 않으면서 난타를 당한 것. 결국 유먼은 찜닭 홍보와 ‘뭐라카노’ 티셔츠를 남긴 채 롯데를 떠났다.
또 하나 주목할 부분이 있다. 바로 유먼이 맞이하는 감독이 김성근 감독이라는 점. 김 감독은 쌍방울 시절에도 LG 시절에도 그리고 SK 시절에도 외국인 선수에 대해 특별히 배려를 해주는 지도자는 아니었다. 따라서 외국인 선수가 김 감독에게 서운해 고까운 태도를 보였다고 누그러드는 일도 당연히 없었다.
김 감독은 오히려 더욱 강하게 외국인 선수를 채찍질하며 팀원이 되길 강조했고 반대 경우라면 거침없이 내쳤다. 2007년 17승을 올리며 SK 우승 주역 중 한 명이 되었으나 2008년 5승에 그친 뒤 한국을 떠난 케니 레이번은 그 예시 중 하나이고 2009년 크리스 니코스키도 전지훈련에서 사이드스로 투구폼으로 인해 미운털이 박혀 웨이버공시된 바 있다. 외국인 선수라도 자신이 생각하는 팀원으로서 심신이 갖춰져 있지 않다면 거침없이 칼날을 휘두르는 김 감독이다.
이러한 김 감독의 성향을 비춰봤을 때 유먼에게도 같은 잣대를 적용할 가능성이 크다. 2012년 삼성을 떠난 뒤 3년 만에 한국 무대를 밟는 미치 탈보트도 김 감독의 기준점을 통과해야 한다. 그러나 탈보트는 2년 전 한국 무대를 처음 밟았을 때 1.7초대로 굉장히 느렸던 슬라이드 스텝을 맹훈련으로 1.2초대까지 빠르게 하면서 성실함과 뚝심을 일찍이 인정받았던 선수다. 탈보트가 삼성과 재계약을 맺지 못한 이유는 바로 시즌 후 팔꿈치 부상 때문이었다.
반면 유먼은 전지훈련에서 2년 연속 ‘만만디’ 모습을 비춰 롯데 코칭스태프의 말 못할 속앓이를 불러일으킨 전력이 있다. 따라서 유먼이 자칫 몸 상태를 채 갖춰놓지 못하고 전지훈련지에 합류했다가 김 감독의 레이더망에 안 좋은 방향으로 포착될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
롯데 시절 유먼은 넉살 좋고 영리한 투수로 팬들의 사랑을 받았다. 그러나 새로 맞이할 감독은 야구를 임하는 데 있어 부상이 없다면 일말의 나태함도 용납하지 않는 철두철미한 지도자다. 어쩌면 유먼에게 2015년 1월 중순부터 시작하는 일본 고치-오키나와 전지훈련은 한화에서의 생존이 달린 1차 서바이벌 무대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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