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 키워드 키워드 기준 i금일 기준 많이 본
뉴스 기사의 키워드 수집

[SPOx이란전 현장] '이란전 5G 무승' 한국, 간절한 마음이 승리를 부르진 않는다

작성일: 2017.08.31 22:51 조형애 기자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보통
  • 크게
  • 아주 크게

▲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서울월드컵경기장, 조형애 기자] 실력차를 절감한 90분이었다. '상암 불지옥'은 이란에게 너무나도 평온하게 보였다. 한국 선수들은 답답함을 온몸으로 표현했다. 그게 전부였다.

한국은 3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8 FIFA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9차전에서 이란과 0-0으로 비겼다. 3위 우즈베키스탄은 중국에 0-1로 지면서, 본선 티켓 주인공은 마지막 10차전에서 가려지게 됐다.

킥오프 전 상암벌은 여느때와는 분위기가 확연히 달랐다. 달라진 사령탑, 남달랐던 선수들의 각오. 만원 관중들은 모두 붉은 옷을 입고 마치 '매스게임'이라도 하듯 하나가 됐다. 라인업 소개에 상암벌이 떠나갈 듯 환호가 쏟아졌고, 이란 선수들에게는 하나하나 야유가 쏟아졌다.

▲ 6만여 관중이 함께한 이란전이다. ⓒ한희재 기자

한목소리로 애국가를 부를 때까진 좋았다. 아니 킥오프와 함께 순식간에 문전으로 황희찬이 쇄도 할때까지만 해도 '상암 불지옥'이 실현되는 듯 했다. 하지만 이란은 이란이었다. 아즈문이 경고 누적으로 한국행에도 오르지 못했고, 주포 타레미와 주축 수비수 호세이니가 선발에서 빠진 '실험' 속에서도 이란이 압도적이었다.

상암벌은 불안감에 휩싸였다. 경기장 2층 구석에 자리잡은 400여 이란 관중들의 기세가 하늘을 찔렀고, 붉은악마들은 이따금 침묵에 빠졌다.

이란은 그들의 축구를 했고, 그건 강했다. 알고도 당했다는 표현이 정확하다. 이란은 풀백이 제자리를 지키면서 스리톱에게 공격을 맡겼다. 정확도가 부족한 롱볼은 세컨볼 경쟁에서 극복해냈다. 그들은 볼을 뺏고, 지킬 줄 알았다.

이란의 우세가 두드러지면서 한국 선수들의 제스처가 많아졌다. 서로의 위치를 조정했고, 의견을 주고 받았다. 경기가 제대로 풀리지 않는다는 반증이다.

후반 초반 에자톨라이가 퇴장당하면서 변수가 발생하는 듯 했다. 급히 신태용 감독은 권창훈, 손흥민을 불러 지시 사항을 전했다. 붉은 악마들도 정신을 차려 응원에 더욱 열중했다.

▲ 에자톨라이 파울에 격분하는 구자철 ⓒ한희재 기자

그러나 이란은 조직력의 팀. 한 명이 빠진다고 티가 나지 않았다. 그것도 공격수의 퇴장이라 그들이 자랑하는 수비는 여전히 견고했다. 카를로스 케이로스 감독은 걱정이 없어 보였다. 선수 교체를 단행한 뒤 그는 잠시 앉아 경기를 관전했다. 순간 한국 공격이 매서워졌지만, 그는 옴짝달싹하지 않는 여유를 보였다.

때때로 결과가 경기력을 그대로 반영하진 않는다. 이날 경기가 그랬다. 이란이 한수위였지만, 결국 무승부가 나왔다. 4년 만에 들어찬 6만여 관중. 63,124명은 그렇게 발걸음을 돌렸다.

"붉은 물결에 놀라게 해주겠다"는 한국이었다. 이란은 경기장을 휘감은 6만 여 붉은 물결에 놀랐을 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그들이 놀란 건 한국의 축구는 분명 아니었다.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