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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O CRITIC] 유효슈팅0-무승부, 정말 이게 다 잔디 때문일까?

작성일: 2017.09.01 00:34 조형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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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잔디 상태가 매우 나빴던 건 '팩트'다.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서울월드컵경기장, 조형애 기자] 푸르렀던 상암벌의 잔디, 그건 푸르기만 했다. 선수들 발길 닿는 대로 잔디가 푹푹 패였고, 뜯어지기 일쑤였다.

말해도 나아지지 않는다는 악명 높은 '안방'의 잔디 컨디션. 3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8 FIFA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 이란과 9차전을 0-0으로 마친 뒤 한국 축구대표팀 선수들은 한목소리로 잔디 상태에 불만을 나타냈다. 신태용 감독도 마찬가지였다. 경기력 비판에 "잔디가 우리를 힘들게 만들었다"고 했다.

잔디 상태가 나빴던 건, 그것도 매우 나빴던 건 '팩트'다. 그런데 유효슈팅 하나 없이 이란전 5경기 째 승리를 거두지 못한 게 정말 다 잔디 때문일까?


◆ 잔디 상태가 나빴던 건 '팩트'…그리고?

잔디는 플레이에 생각보다 많은 영향을 끼친다. 잔디 질은 곧 경기력으로 이어져, 선수들도 꽤나 민감하게 여긴다. 더구나 짧은 패스로 재미를 보는 팀이라면 잔디에 더 민감할 수 밖에 없다. 상암 잔디는 그런면에서 늘 지적의 대상이 됐다. 안방 이점은 고사하고 방해만 됐던 게 사실이다.

이란전을 앞두고 상암 잔디는 부분 옷을 갈아 입었지만 완전치 못했다. 훈련에서 피치 상태를 확인한 신 감독이 "보식한 잔디가 어느 정도 안착 되는 지가 관건"이라고 했는데, 역시 안착이 제대로 안됐다. 뿌리가 완전히 내리지 않아 힘 주는 대로 툭툭 뜯어지곤 했다. 선수들의 불만은 '변명'이라고 하기에는 어느정도 실체가 있는 것이었다.

"매번 이런 (잔디) 상황에서 경기 잘하기를 바란다는 것은 많은 사람들의 욕심이다." - 손흥민

"한국 축구의 성지 같은 곳인데, 이런 잔디 상태는 부끄러워 해야 한다." - 구자철

▲ 상암의 잔디, 한눈에 봐도 많이 들려있다. ⓒ한희재 기자

이제 그 다음. 잔디 상태를 감안한 경기력, 경기 운영에 대한 문제다. 믹스트존에서 만난 선수들 표정은 나쁘지 않았다. "잘한 것 같다"고 한 선수도 있었다. 신 감독도 "득점을 못했으니 결과적으로 (바라던 게) 이뤄졌다고 볼 수 없다"면서도 "선취점 내주면 상당히 힘들어지리라 생각해 우리가 원하는 공격 자제한 게 이란에 먹힌 거 같다"고 말했다.

냉정하게 보자면, 적어도 피치 밖에서 봤을 땐 '동아시아 맹주'가 만족을 논하기엔 경기력에 아쉬움이 남았다. 유효슈팅은 없었고, 세컨드볼 경쟁에서는 연신 밀렸다. 후반 7분 상대 선수 퇴장으로 수적 우위에 놓였을 때 뭔가를 만들어 냈어야 했다. 하지만 한국의 교체 카드는 그 후 21분이 지나서야 나왔다. 이미 이란이 선수 둘을 교체 하고 난 뒤 일이다.

신태용 감독은 교체 카드에 대해 "상대가 한명 퇴장 당했지만 4-4-2 투블록을 워낙 잘 서는 팀이다 보니 세컨드볼에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상암 잔디 상태에서는 극도로 힘든 세밀한 패스 축구에 대한 이야기는 없었다. 롱볼에 이은 세컨드볼 탈취를 하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그건 이란이 제일 잘하는 것이다. 경기력 비판에 대한 답은 다시 잔디, 엉뚱하게도 '인종'에서 나왔다.

"페르시아인 이란 선수들은 잔디가 밀려도 치고 가는 힘이 있다. 그런 잔디 흐름을 이겨야 하는데, 우리는 중심이 무너지고 넘어지면서 콘트롤이 잘 안됐다. 그래서 우리가 원하는 플레이가 잘 안됐다"

▲ 이란이 한국전 5경기 연속 무패, 무실점 기록을 이어갔다. ⓒ한희재 기자


◆ 이란전 무승부를 바라보는 대표팀의 시선…그건 '강호'를 대하는 자세였다

한국은 이란을 '라이벌'이 아닌 '한수위'로 보고 있었다고 해야 설명이 들어맞는다. 결과를 가지지 못했지만 어느정도 만족스러워 한 것도 그래야 이해가 되는 부분이다.

이란은 한국전에 추축 선수인 아즈문(경고누적), 호세이니가 결장했고 타레미가 후반 9분 교체 투입된 상황에서 무승부라는 결과를 냈다. 여기에 후반 7분 퇴장으로 수적 열세에 놓였지만 무너지지 않았다.

"이란이 지금 성적이 앞서니까 우리보다 앞 서 있는 좋은 팀이라고 할 수 있지만 우리가 이란과 라이벌 구도를 가져가고 있다고 생각한다"는 신태용 감독의 말은 그래서 물음표가 남는다.

TV로 시청한 이들도, 육안으로 본 이들도 잔디 문제는 모두가 인지했다. 선수들 말이 맞다. 심각했다. 그러나 전반적인 경기력과 경기 운용에서 잔디가 일정 수준에 있었더라도 목적을 달성할 수 있었겠느냐 하는 건 신태용호가 가져가야 할 질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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