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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O 톡] 케이로스, 그 묵직한 속내 "세계가 이란 축구 알아줬으면…"

작성일: 2017.09.01 16:32 조형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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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를로스 케이로스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조형애 기자] 마치 우승을 방불케 했던 세리머니, 손흥민 유니폼 '득템'에 가렸지만 카를로스 케이로스(64) 이란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은 묵직한 한마디를 남겼다. "세계가 이란 선수들에게 조금의 관심을 기울여 주는 게 공정하다"는 것이다.

이란은 지난달 3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8 FIFA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9차전에서 한국과 0-0 무승부를 거뒀다. 6승 3무. 브라질에 이어 두 번째로 일찌감치 본선행을 확정 지은 이란은 차포 떼고도 '무패-무실점' 기록을 이어갔다.

'여우'라는 별명 답게 그는 심리전에 능했다. '신경안쓴다'는 한국이었지만 "한국 축구팬들이 (훈련장 잔디 상태를) 부끄러워할 것"이라는 말에 발끈했고 이미 그때부터 그의 심리전에 말려들었다. 경기 후에도 주목을 끈 건 "축구 인생에서 이렇게 힘든 경기는 처음"이라는 발언이다. 그는 안방에서 수적 우세를 이용하지 못하고 유효슈팅 하나 없이 비긴 한국을 민망하리만큼 칭찬했다.

조롱 말고, 진짜 '진심'을 담은 건 그 다음이었다. 케이로스는 "이란 대표팀이 전 세계 축구 시장서 많은 격려를 받고, 또 인지도가 생겼으면 좋겠다. 젊은 선수들이 열악한 지원을 받고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이란 자국 팬을 넘어 전 세계 팬들이 이란 축구를 알아줬으면 한다"고 했다.

▲ 이란은 최종예선 9경기 연속 무패, 무실점 기록을 이어갔다. ⓒ한희재 기자

굳이 심리전을 구사할 이유가 없는 아시아축구연맹(AFC)와 인터뷰에서는 그의 본심이 더 잘 드러났다. 그는 "좋은 경기였는진 모르겠지만, 힘든 경기는 맞았다"면서 이란 축구와 선수들에게 관심을 가져 줄 것을 당부했다.

"이란 선수들은 그들의 삶을 위해 싸우고, 역사를 위해 싸우며, 명성을 위해 싸운다. 세계가 이란 선수들에게 약간의 관심을 기울여 주는 게 공정하다고 난 생각한다. 시설이나 재정 지원이 없는 상황에서도 이토록 잘해주고 있다. 난 이렇게 적은 지원을 받고도 잘하는 선수들을 본 적이 없다."

물론 뼈가 있는 말이다. 앞서 제대로된 지원을 받지 못해 대표팀을 꾸리는데 어려움을 겪으며 이란 축구협회, 체육부 등과 마찰을 일으키기도 했던 케이로스. 결국 '지원 좀 해달라'라는 입김이 꽤 들어간 말로 풀이된다. 하지만 그는 결과를 가지고 말을 했다.

상대가 한국이 됐던 자국 축구협회가 됐던 그는 그와 그의 팀, 그의 선수를 위해서라면 입을 연다. 이번엔 '우리 선수들에게 관심을 가져달라'한다. 인정받을 자격이 있다는 게 그의 진짜 속내, 진짜 하고 싶은 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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