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V5 ①] 더할 나위 없던 전주성…조롱·비판 딛고 ‘챔피언’ 오른 전북
작성일: 2017.10.31 06:10
정형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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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전주월드컵경기장, 정형근 기자] 주심의 휘슬이 울렸지만 전주성을 찾은 1만 7,637명의 관중은 쉽사리 떠나지 못했다. 2년 만에 되찾은 우승컵. 녹색 옷을 입은 팬들은 선수들이 그라운드를 벗어날 때까지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우여곡절이 많았던 시즌. 묵묵히 경기장을 찾아 ‘오오렐레’를 외친 팬들은 그 보상을 받았다.
인구 65만 명. ‘작은 도시’의 축구 사랑은 대단했다. 홈경기마다 평균 1만 명 이상의 관중이 들어섰다. 축구 열기는 ‘인구 1000만’ 대도시에 뒤지지 않았다. 팬들의 열광적인 성원을 등에 입은 전북은 통산 5번째 우승(2009, 2011, 2014, 2015, 2017시즌)을 달성하며 명실상부한 K리그 최고의 구단으로 자리매김했다.
전북은 지난해 ‘심판 매수 사건’에 대한 징계를 받아 승점이 삭감됐다. 전주성에서 열린 K리그 최종전에서 FC서울에 0-1로 지며 눈앞의 우승을 놓쳤다. 전북 팬들은 눈물을 흘리며 FC서울의 우승 세리머니를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1년 만에 당시의 아픔을 치유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찾아왔다. ‘사실상 결승’ 제주와 경기를 앞두고 전북 최강희 감독은 “팬들에게 약속한 우승을 반드시 이루겠다. 많은 팬이 전주성을 찾아 기쁨을 같이했으면 좋겠다”며 팬 결집을 호소했다.
준비도 철저했다. 최 감독은 ‘제주 격파’의 키 플레이어로 김신욱을 낙점했다. ‘경고 누적’으로 22일 강원FC 원정에 결장한 김신욱에게 특별 훈련을 시켰다. 강도 높은 체력 훈련과 힘 싸움, 헤딩 연습 등을 집중적으로 실시한 김신욱은 제주 수비진을 끊임없이 괴롭혔다. 전북 이재성의 선제골을 도운 김신욱은 이승기의 추가 골이 터지자 곧바로 최강희 감독에게 달려갔다. 최강희 감독과 감격스러운 포옹을 한 김신욱은 후반 31분 에두와 교체됐다. 전주성의 수많은 관중은 그에게 기립박수를 보냈다.
‘라이언킹’ 이동국의 포효로 축제는 완벽한 결말을 향해 달려갔다. 전무후무한 K리그 200호 골. 이동국은 스타의 존재 이유를 증명하며 우승을 자축했다. 팬들은 파도타기와 응원가로 우승의 순간을 만끽했다. 전주성은 환상적인 분위기를 자아냈다.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자 전북 선수들과 코칭스태프는 얼싸안았다. 최 감독은 선수들의 헹가래를 받았다. 전북 선수들은 우승 메달을 받기 위해 관중석으로 향했다. 팬들은 선수들의 움직임 하나하나를 놓치지 않고 카메라에 담았다.

다시 챔피언의 자리에 오르기까지 상처도 많았다. 전북은 지난해와 올해 불미스러운 일로 내홍을 겪었다. 심판 매수와 스카우트 자살 사건으로 온갖 비판이 쏟아졌다. 상대 팀의 서포터스는 “매수”를 외치며 조롱했다. 수원 삼성 매튜는 페널티킥이 주어지자 이동국에게 돈을 세는 제스처를 하며 도발했다. 최강희 감독에게 직접 욕설을 퍼붓는 서포터스도 있었다. 최 감독은 흔들렸다. 특히 심판 매수에 나선 스카우트 A씨가 자살한 사건은 최 감독이 시즌 중반 사퇴를 고민할 정도로 큰 영향을 미쳤다.
그러나 전북 팬의 열렬한 성원은 흔들리는 팀의 중심을 잡는 동력이 됐다. 팬은 구단에 대한 신뢰와 지지를 거두지 않았고 마지막까지 열렬히 응원했다. 최강희 감독은 “정말 힘든 시즌이었다. 팬들이 홈과 원정을 가리지 않고 열정적인 성원을 보내냈기에 위기를 넘길 수 있었다”고 말했다.
2년 만에 우승컵을 되찾은 전북의 목표는 분명하다. 전북 백승권 단장은 “내년 ACL에서 K리그의 명예 회복을 하겠다”고 선언했다. 전북은 그동안 모기업 현대자동차의 전폭적 지원과 투자에 힘입어 K리그를 대표하는 구단으로 우뚝 섰다. 그러나 성적을 최우선으로 여긴 탓에 잊지 말아야 할 중요한 가치를 놓치기도 했다. 전북이 이를 극복하고 다시 챔피언에 오르는 과정은 힘겨웠다. 그 길에는 축구 팬들의 아물지 않은 상처와 영광이 함께 공존했다. 진정한 명문, 아시아 넘버원 구단을 꿈꾸는 전북은 이제 새로운 전환점을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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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형근 기자 jhg@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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