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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V5 ②] #아찔한 시작 #충격과 슬픔 #드라마 같은 결말…전북의 시즌 복기

작성일: 2017.10.31 06:15 정형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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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북이 K리그 통산 5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정형근 기자] 시작은 아찔했다. 동계 훈련 기간인 1월. 아시아 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출전권 박탈 징계가 떨어졌다. 팀 분위기는 가라앉았다. 전북 최강희 감독은 선수단 분위기를 다잡았다. 최 감독은 “뒤를 돌아보니 그동안 우승에 너무 연연했다. 강박관념에 사로잡힌 게 아닌가 싶다. 그동안 한이 된 ACL 우승을 지난해 차지했다. 올 시즌은 여유롭고 즐겁게 준비하겠다”는 생각을 밝혔다.

시즌 시작을 앞두고 클래식 감독들은 전북의 ‘1강’ 구도를 예상했다. ACL 진출이 좌절되면서 리그에 집중할 수 있다는 점과 최강희 감독의 지도력, 영향력이 여전하다는 점이 이유로 꼽혔다. 

다만 전북의 생각은 달랐다. ‘닥공’의 주역인 레오나르도가 떠났고 로페즈는 부상으로 시즌 초반 출전이 어려웠다. 센터백 김형일은 광저우, 주전 골키퍼 권순태는 가시마 앤틀러스로 이적했다. 이종호, 김창수 등은 울산으로 떠났고 한교원은 6개월간 사회복무요원 복무를 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 월드컵 개최로 ‘전주성’을 시즌 초반 사용할 수 없다는 점도 악재였다. 전북은 김진수와 이용, 이재성 등을 영입해 수비 공백을 막았다. 챌린지서 활약했던 에델과 중국 무대서 뛰던 브라질 출신의 마졸라를 영입했다. 

우려와 달리 시즌 초반 분위기는 괜찮았다. 리그 초반 6경기에서 4승 2무를 기록하며 선두권을 형성했다. 그러나 곧 위기가 찾아왔다. 전북은 4월 열린 FA컵 32강전에서 부천FC에 승부차기 끝에 2-4로 졌다. 1군 선수 대부분을 내보낸 경기라 충격은 더욱 컸다. 이후 전북은 포항 스틸러스를 꺾으며 분위기 반전에 성공하는 듯 보였지만 광주FC와 제주 유나이티드에 연패했다. 특히 제주에 0-4로 완패하며 자존심을 구겼고 선두 자리까지 내줬다. 전북이 4골 차로 진 것은 2005년 이후 무려 12년 만이었다. 
▲ FA컵에서 부천에 충격패한 전북. ⓒ대한축구협회

전북은 흔들리지 않았다. 컵 대회 조기 탈락으로 리그에만 집중한 전북은 점차 선두로 치고 올라가기 시작했다. 13라운드에서 전북은 수원을 2-0으로 꺾고 1위를 차지했다. 

그런데 뜻하지 않은 사건이 발생했다. 6월 16일 심판매수 사건에 연루됐던 전 스카우트 A 씨가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A 씨가 사망 3일 전인 6월 13일 최강희 감독을 만나 생활고를 호소한 사실이 알려지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생활고나 억울한 일이 해결되지 않아 사망한 것 같다는 아내의 진술이 있다. 최강희 감독이 보상책이 없어서 미안하다는 내용을 코치들을 통해서 A 씨에게 전달한 것으로 알고 있다. 심판 매수 사건으로 법원의 판결을 받은 뒤 전북 현대 측에서 보상 문제에 대한 대책이 전혀 없으니 본인이 많이 고민했을 것이다”고 말했다. 

최강희 감독과 선수단은 심리적으로 충격을 받았다. 최 감독은 시즌 종료를 앞두고 ‘거취 문제’를 거론하기도 했다. 우승을 차지한 뒤에는 “내가 흔들리는 시기가 있었다. 개인적인 문제 때문에 어려움이 있었다”고 밝혔다. 

비극적인 사건으로 팀 분위기가 침체된 상황에서 베테랑을 중심으로 팀은 뭉쳤다. 전북은 전남과 강원을 3골 차이로 완파하며 선두를 굳건히 지켰다. 흔들리지 않고 차근차근 승점을 쌓으며 선두를 유지했다. 여름 이적 시장에서 김보경이 가시와 레이솔로 떠나며 전력 공백이 생겼지만 로페즈가 부상에서 회복하며 팀에 큰 도움을 줬다. 

전북이 선두를 달리는 사이 울산 현대와 수원 삼성, 제주는 추격에 나섰다. 8월 중순부터는 한때 4위까지 처졌던 제주가 치고 올라가며 위협했다. 전북은 9월 20일 상주 상무에 0-1로 일격을 당했고 대구FC, 수원과 비기며 제주와 승점 차이가 3점으로 좁혀졌다. 

제주에 2연패를 당했던 전북은 10월 8일 제주를 다시 만났다. 패하면 1위를 내줄 수 있는 상황에서 전북은 김진수의 결승 골을 앞세워 1-0으로 이겼다. 한숨 돌린 최강희 감독은 스플릿 라운드에 들어서며 “내가 K리그 흥행을 망치고 있는 것 같다. 우승 마지노선은 3승이다. 3승 안에 제주와 울산이 있으면 좋겠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 제주와 사실상 결승전에서 200호 골을 넣으며 우승을 자축한 이동국(왼쪽). ⓒ프로축구연맹

제주와 승점 4점 차이. 맞대결에서 승리하면 우승을 확정하는 36라운드 제주전에서 전북은 3-0 완승을 거뒀다. 홈 팬들 앞에서 ‘2위’ 팀을 꺾고 챔피언의 자격을 스스로 증명했다. 이동국의 드라마 같은 200호 골도 터져 나왔다. 전북은 간판 골잡이 이동국이 올해 K리그 최초 70골-70도움 클럽에 가입했다. 최강희 감독은 K리그 통산 200승, 이동국은 K리그 최초 200호 골을 넣으며 겹경사를 누렸다. 

최강희 감독은 “선수들에게 고맙다. 나와 선수들 모두 심리적으로 힘든 시기가 있었다. 노장 선수들이 경기에 나서지 못해도 헌신하고 희생해줘서 우승할 수 있었다”고 시즌을 돌아봤다. 2009년을 시작으로 2011년과 2014년, 2015년에 이어 올해까지 모두 5번의 우승을 차지한 전북은 명실상부한 K리그 최고 구단으로 우뚝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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