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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O 톡] 돌아온 김호, “프로 다운 축구, K리그 활력소 되겠다”

작성일: 2017.11.02 06:00 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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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호 감독 ⓒ대한축구협회

[스포티비뉴스=한준 기자] 거침 없는 쓴 소리와 아름다운 축구에 대한 이상. 한국 축구계의 ‘원로’ 김호(73) 감독이 K리그로 돌아왔다. 2009년 7월 대전시티즌 지휘봉을 내려놓은 지 8년 만. 일흔의 나이를 넘긴 김호는 대전시티즌의 대표이사를 맡아 축구단 전체 운영을 총괄하는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스포티비뉴스와 인터뷰를 가진 김호 대전 신임 대표이사는 “행정이 잘 받쳐줘야 축구가 산다. 제안을 받은 뒤 생각해보고, 마지막으로 행정을 한 번 해보자는 생각으로 수락했다”고 했다.

“용인은 선수를 육성하는 곳이었다면, 프로는 팀을 잘 만들어서, 우선 1부로 올라가야 하죠. 그래서 인기 있는 구단이 되면, 재정적으로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겠죠. 프로다운 프로를 했으면 싶습니다.” 

경기인 출신 행정인에 대한 한국 축구계의 시선은 아직 불안하다. 김호 대표는 인생의 마지막 도전에 나선다. 축구계 현장에서 누구 보다 많은 경험을 쌓은 것이 무기다. 

선수 시절부터 유럽 원정을 다수 경험하고, 감독으로 월드컵과 아시아클럽챔피언십 등 세계 무대를 누빈 김호 대표는 선진 축구의 방향성을 축적하고 있다. 그가 평생을 쌓아온 철학과 이상을 행정 권한을 손에 쥐고 구현하고자 한다.

“행정은 비전을 제시하는 쪽으로 가야 합니다. 프로가 구단을 잘 육성하는 방안으로 여러가지 제도를 만들었는데, 실제 해보면 맞지 않는 게 너무 많아요. 프로가 활성화되도록 연구해보려고 합니다. 규칙을 만들어 놓고 서로 못 쓰게 만드는 것은 좋지 않다. 제도를 만들더라도 서로 비전을 만들고 갈 수 있도록 하면 도움이 될 것이다. 그런 게 아쉬운 게 많아요. 서로 잘 될 수 있는 규정이 되어야 좋지 않습니까.”

김호 대표는 축구인, 경기인이 피부로 느낄 수 있는 행정적 지원, 합리적이고 융통성 있는 운영으로 침체에 빠진 K리그를 활성화시켜보겠다는 생각을 전했다.

“어떤 조건이든, 계약이든 고정적인 것 보다는, 선수들이 더 열심히 해서 더 좋은 선수가 되도록, 경기의 질을 높여서, 선수들이 희망을 가질 수 있도록 운영할 겁니다. 선수가 잘한다면, 도중에 연봉을 올려줄 수도 있는 것입니다.”

김호가 대표 이사를 맡은 대전은 한국 프로축구의 밑바닥으로 추락했다. 2017시즌 K리그챌린지(2부리그)에서도 최하위(10위)를 기록했다. 1,2부 포함 22개팀 중 최하 성적을 낸 것이다. 밖에서 지켜본 김호 대표의 생각은 어땠을까?

“결국 프런트와 선수가 다 문제라고 봅니다. 선수는 아무리 상황이 그렇다고 해도 팀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게 프로죠, 사명감이 떨어져 있고, 직업 선수로서의 역할을 못하고 있어요. 프런트는 그런 선수들의 고충을 잘 알아주고, 서로 풀어가는 게 되어야 합니다.” 

▲ 김호 감독 ⓒ대전시티즌


“저는 지도자나 프런트가 같이 팀을 위해서 서로 잘 운영한다면, 대전이 과거의 명성을 찾을 수 있지 않겠느냐. 지금 당장 우승보다는 질을 높여서, 경기가 재미있고 관중이 자꾸 모이면 우리도 좋은 계기가 되지 않느냐. 그런 생각을 해봅니다.”

결국 본질은 축구다. 김호 대표는 우선 대전이 재미있는 축구를 하고, 이를 통해 성적을 거두며 운동장에 다시 관중이 모이도록 하겠다고 했다. K리그 활성화를 위해 대전 축구가 활력소가 되도록 하겠다고 했다. 이는 김호 감독이 대표 팀과 수원삼성의 초대 감독으로 일하며 이미 검증한 능력이다.

“경기를 재미있게 해서, 프로가 활성화될 수 있는 역할을 해보고 싶습니다. 경기를 자기가 열심히 하고, 질을 높이면 관중은 모이게 되어 있거든요. 단지 우리가 지원하는 쪽에서 방법을 잘해야 하는데, 그런 게 원만하지 못한 게 (경기력으로) 나타나는 거 같아요. 그런 부분을 잘해서 구단이 팬들한테 다가서는, 그런 모습을 보여주고 싶습니다.”

김호 대표가 그리는 이상적인 축구는 무엇일까? “전술적으로 현대 축구가 많은 걸 갖고 있는데, 그런 쪽을 준비를 한번 해보려고 합니다. 지도자와 오래 서로 이야기를 했어요. 앞으로 우리나라 축구가 세계 도전하려면 어떤 걸 바꿔야 하는가를 연구하면서 만들어보자.”

김호 대표는 용인축구센터에서 오랫동안 한솥밥을 먹은 이기범 감독을 대전 새 사령탑으로 고려하고 있다. 김호 대표는 ‘명장’이었고, 자신의 노하우와 지식을 감독과 선수단에 적극적으로 전해주겠다고 했다. 기술고문의 역할을 겸하는 셈이다.

“일단 감독한테 다 맡기는 것 보다, 서로 상의를 하면서 운영할 것입니다. 내가 가진이 경험이 많으니, 감독에게 간섭한다기 보다는 서로 가는 길을, 축구를 위해서 만들어갈 수 있도록. 기술 고문이랄까, 그런 역할도 하고. 지도자는 현대 축구를 잘 연구하고 받아들이는 역할을 하고. 이를 통해 (축구 전술적 측면에서) 모범이 되는 구단이 되기를 생각해봅니다.”

현대 축구가 말하는 좋은 축구는, 1970년대 크루이프가 등장하며 떠오른 ‘토탈풋볼’에서 크게 바뀌지 않았다. 그 계승자로 여겨지는 주제프 과르디올라 감독이 FC바르셀로나, 바이에른뮌헨를 거쳐 맨체스터시티에 이르며 진화시키고 있다. 과르디올라 감독의 이름을 꺼내자 김호 대표는 호탕하게 웃었다. 

▲ 김호 감독 ⓒ한준 기자


“열 한 명의 선수가 똑같이 움직여서, 축구를 같이 해야 합니다. 공간 축구나 빠른 속도의 전환, 이런 것을 구사해서 재미있는 축구를 해보고 싶습니다.”

김호 대표는 한국 축구의 ‘원로’이지만, 원로의 현장 복귀가 때로는 새로운 바람을 만들 수도 있다. K리그의 최근 부진한 모습에 대한 지적에는 국내 젊은 감독들로 구성된 K리그 지도자들의 문제로 여겨지기도 했다. 나아가 조광래 대구FC 대표이사가 국가 대표 감독 출신으로 성공적인 행보를 이어온 것처럼, 김호 대표도 축구인들에게 새로운 이정표가 될 수 있다.

“딱 꼬집어 놓고 할 수는 없는데, 우리나라 축구가 지금 지도자들이 부재고, 선수들도 많이 침체되어 있기 때문에, 대전이 활력소가 되기를 바랍니다. 저는 이제 어른의 입장에서 볼 때는, 우리 축구인들이 열심히 노력해서 행정도 하고, 미래를 만들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회의를 해도, 비전을 제시하는 그런 모임이 되길 바라고요.”

2018시즌, 김호 대표는 당장 챌린지 우승이라는 거창한 목표보다 경기의 질을 높이며 단계를 밟아 승격에 도전하겠다고 했다. 그래도 현실적인 목표를 내걸어야 한다. 1차 목표는 플레이오프 진출, 최소 4위다. 

“그렇게 목표를 삼아야 합니다. 일단 내가 (팀을 직접) 못 봤는데, 우리 대전이 어느 정도 선수를 갖췄고, 생각이 있는지, 지도자가 와서 연습을 시켜보고, 그에 맞는 준비를 해야죠. 팬들이 실망하지 않는, 미래가 있다는 (생각을 주는) 팀으로 만들어보고 싶습니다.”

거장이 현장에 돌아왔다. K리그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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