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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0홈런' 이승엽이 쌓은 '불굴의 금자탑'

작성일: 2015.06.04 02:13 박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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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박현철 기자] 쓰러지되 포기하지 않았다. 1995년 프로 무대를 밟은 이래 그는 많은 시련과 좌절에 부딪혔으나 인고의 세월, 영욕의 시간을 모두 견디고 일어났다. 한국프로야구 역대 최초 개인통산 400홈런 대기록을 달성한 '라이온 킹' 이승엽(39, 삼성 라이온즈)이 위대한 이유다.

이승엽은 지난 4일 포항야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에서 5-0으로 앞선 3회말 2사에서 상대 선발 구승민의 2구 째를 그대로 끌어당겼다. 이는 의심의 여지가 없는 우월 솔로포. 자신의 올 시즌 10번째 아치이자 1995년 한국 프로야구 데뷔 이래 400번째 홈런포였다.

1995년 삼성의 고졸 우선지명 신인으로 입단한 이승엽은 입단 직후 투수에서 타자로 전향, 삼성 리빌딩 주역 중 한 명으로 떠오르며 주전 1루수이자 중심타자로 우뚝 섰다. 2003시즌 후 일본 프로야구에 진출해 2011년까지 활약하며 일본에서만 159홈런을 때려냈다. 따라서 '프로페셔널' 이승엽의 총 홈런수는 무려 559개에 달한다.

대기록을 쓰는 데 있어 수고로움과 시련이 없을 리 없다. 사실 이승엽은 프로 데뷔 초반, 심지어 한창 리그 최고의 거포로 활약하던 1999시즌(54홈런)에도 투수에 대한 미련을 갖고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도 그럴 것이 중-고교 시절 좋은 좌완 유망주로 주목을 받았고 입단도 투수로 했기 때문. 그러나 당시 팀 동료였던 김기태 현 KIA 감독은 이승엽에게 '넌 이미 한국 야구 최고의 타자다'라며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마음을 다잡은 이승엽은 2002년 팀의 창단 첫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끈 뒤 2003년 56홈런 신기록 맹위를 떨쳤다.

2004년부터 2011년까지 일본(지바 롯데-요미우리-오릭스)에서 활약한 이승엽. 2004시즌 다른 환경에 대한 혹독한 적응기를 거치며 100경기 0.240 14홈런 50타점으로 주춤했던 이승엽은 이듬해 117경기 0.260 30홈런 82타점으로 지바 롯데의 첫 일본시리즈 우승에 기여했다. 그러나 그 해 이승엽은 바비 밸런타인 감독의 플래툰시스템으로 기회를 들쑥날쑥하게 받았다. 고난의 일본 첫 두 시즌. 2006시즌 이승엽은 요미우리로 이적한 뒤 143경기 0.323 41홈런 108타점을 기록, 그해 센트럴리그 최고 타자 중 한 명으로 찬란하게 날아올랐다.

2007년부터 2011시즌은 이승엽의 야구 인생에서 가장 힘들었던 시기로 볼 수 있다. 2007년 30홈런을 때려내기도 했으나 왼손 엄지 부상이 고질화되며 제 실력을 100% 뽐내지 못했고 이후 타격폼 붕괴 등 후속 여파가 이어져 슬럼프를 겪었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천금 같은 두 개의 투런(4강 일본전, 결승 쿠바전)으로 합법적 병역 브로커가 되기도 했으나 정작 일본 무대의 이승엽은 굉장히 힘들었다.

그럼에도 이승엽은 자신의 심적 부담을 다른 이에게 전가하지 않고 스스로 감내했다. 일본 취재를 갔을 때 이승엽은 좋을 때나 안 좋을 때나 자신을 찾은 미디어 관계자들을 따뜻하게 대했고 경기에서의 스트레스를 억누르며 슬럼프에 대한 책임을 자신에게 돌렸다. '인간 이승엽'을 겪어 본 이들이 그의 인품을 극찬하는 이유다. 그리고 자신의 오릭스 계약 해지와 함께 일본을 떠날 처지에 있던 통역 정창용씨를 이대호(소프트뱅크)에게 추천하며 야구 후배 두 명에게 힘을 북돋워주기도 했다. 일본에서 영욕의 시간을 마친 뒤 이승엽은 2011년 말 데뷔팀 삼성으로 유턴했다.

삼성으로 돌아 온 이승엽이 프랜차이즈 스타로서 마냥 좋은 시절을 보낸 것만은 아니다. 2013시즌 이승엽은 111경기 0.253 13홈런 69타점으로 명성 답지 않은 성적을 기록했다. 득점권에서 약한 모습(0.218)을 보였고 시즌 OPS(장타율+출루율)도 0.693에 그쳤다. 이미 불혹에 가까운 시기였던 만큼 당시 이승엽을 둘러싸고 노쇠화에 대한 우려의 시각이 더욱 커졌다.

그러나 불혹의 이승엽은 다시 뜨거워졌다. 지난해 127경기 0.308 32홈런 101타점으로 화려하게 부활한 데 이어 올 시즌에도 여전히 강호 삼성 타선 한 축으로 활약 중이다. 4일까지 이승엽의 시즌 성적은 52경기 0.291 10홈런 37타점으로 여전히 리그 정상급 슬러거다. 선수로서 이미 환갑을 넘긴 이승엽을 둘러 싼 우려의 목소리. 그는 그 속에서 홈런을 때려내고 필요한 순간 타점을 올리며 후배들의 본보기가 되고 있다.

시련 없이는 결코 고귀한 열매를 맺을 수 없다. 꽃을 피우기 위해서는 꽃봉오리가 터지는 아픔도 겪어야 한다. 만약 이승엽이 자신의 야구 인생 속 찾아온 시련으로 인해 일찍 주저 앉고 좌절했다면 KBO 최초의 개인 통산 400홈런. 그리고 자신의 프로 생활 559홈런은 없었을 것이다. 이승엽이 세운 KBO 400홈런 금자탑. 이는 쓰러지지 않은 불굴의 정신이 세웠기에 더욱 찬란하게 빛났다.



[사진] 이승엽 ⓒ SPOTV NEWS 포항, 한희재 기자

[그래픽] 이승엽 홈런 인포그래픽 ⓒ SPOTV NEWS 디자이너 김종래

[영상] 이승엽 KBO 시즌 56홈런-통산 300홈런-통산 최다홈런-통산 400홈런 ⓒ SPOTV NEWS 영상편집 박인애, 김용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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