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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O 현장] 지켜보는 스페인 코치, 평가 받는 대표 팀

작성일: 2017.11.07 06:00 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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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냐노 피지컬 코치와 그란데 코치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수원, 한준 기자] 호랑이 마크가 새겨진 훈련복을 입은 토니 그란데(70) 수석코치와 하비에르 미냐노(50) 피지컬 코치의 모습은 첫 날부터 거부감이 없었다. 익숙하게 공을 다루고, 분주하게 눈을 돌렸다. 그란데 코치와 미냐노 코치는 6일 수원월드컵경기장 보조경기장에서 진행된 11월 A매치 첫 소집 훈련을 직접 지휘하지 않았다. 면밀히 관찰하며 현황 파악에 나섰다.

지난 3일 입국한 스페인 대표 팀 출신 그란데 코치와 미냐노 코치는 곧바로 업무에 착수했다. 대한축구협회 홍보 담당자는 대표 팀이 묵고 있는 라마다 호텔에서 “오후 3시부터 5시까지 스태프와 미팅을 했다”며 이날 일정을 알렸다. 미팅 이후 선수단과 상견례를 가져 예정보다 30분 늦게 훈련을 시작했다.

한국 시차에 적응 중인 두 스페인 코치는 주말부터 바쁘게 보냈다. 한국 대표 팀의 최근 경기와 예전 경기 등 비디오를 보며 시간을 보냈다. 6일 스태프 미팅에서 훈련 계획과 프로그램에 대해 신태용 감독을 비롯한 현 코칭 스태프와 논의했다. 서로의 역할도 이 미팅에서 정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1차 관찰 결과 두 스페인 코치에 남긴 말은 한국 선수들이 “너무 순하다”는 것이었다. 신 감독은 "그 이야기를 듣고 많이 고민했다"며 더 적극적이고 강렬한 축구를 주문했다. 

그란데 코치는 훈련장에 들어서면서 잔디와 조명부터 제반 시설 하나 하나를 꼼꼼히 살폈다. 주말에 리그 경기를 치르고 선수들이 합류한 상황. 유럽에서 건너온 선수들도 다수. 이날 훈련은 한 시간 가량 가벼운 몸 풀기로 진행됐다. 

웜업, 2인 1조 패스, 론다(그룹으로 무리 지어 공을 돌리고 빼앗는 훈련) 등 특이할 것이 없는 훈련이었다. 그란데 코치는 이곳저곳으로 이동하며 선수들은 세심하게 살폈다. 미냐노 코치도 마찬가지. 한 자리에 서 있지 않고 각각 다른 선수들을 자세히 살피기 위해 이동하며 훈련을 봤다. 

▲ 미냐노 피지컬 코치(왼쪽)와 그란데 코치 ⓒ연합뉴스


◆ 훈련 첫날, 선수들은 가볍고 밝았지만 그란데 코치의 눈빛은 진중했다

소속팀 일정으로 권창훈, 권경원이 7일 합류하는 가운데 김남일, 차두리 코치는 선수들 틈 사이로 들어가 훈련했다. 이날 훈련장 분위기는 밝았다. 김남일, 차두리 코치도 무게를 잡기 보다 즐겁게 웃으며 장난을 쳤다. 하지만 그란데 코치와 미냐노 코치는 굳은 표정을 풀지 않았다. 현재 한국 축구가 처한 냉엄한 상황을 잘 알고 있는 모습이었다.

협회 관계자는 두 스페인 코치의 이번 A매치 주간 역할은 ‘관찰’에 그칠 것이라고 했다. 취업 비자 발급이 완료되지 않은 것도 있지만, 우선 지켜보고 진단한 뒤 처방을 내리겠다는 것이다. 두 코치는 우선 콜롬비아전과 세르비아전을 벤치가 아닌 관중석에서 볼 가능성이 크다.

훈련장 분위기는 밝았지만, 훈련에 앞서 인터뷰한 공격수 손흥민과 이근호는 결연한 의지를 보였다. 손흥민은 “무거운 마음으로 왔다. 항상 전보다 더 잘해야 한다는 마음으로 온다”고 했다. 그는 “축구는 결과다. 최선이 아니라 결과를 내야 한다. 이제는 깨야 한다”며 단순한 평가전 이상의 책임감을 갖고 있다는 것을 표현했다. 이근호는 보다 직접적으로 “실험이 아니라 실전이라는 각오로 해야 한다”고 했다. 

실제로 그렇다. 대표 팀에겐 실험을 위한 평가전이 아니라, 새로 합류해 ‘관찰 중인’ 스페인 코치들에게 평가를 받는 평가전이다. 선수들은 훈련과 경기를 통해 원점에서 평가 받는다. 이미 잘 아는 선수들을 체크하는 신태용 감독이나 기존 스태프와 다른 시선과 분석이 나올 수 있다. 

신 감독은 11월부터 월드컵 본선에 갈 중심 멤버들과 조직력을 다지겠다고 했으나, 스페인 코치진이 다른 의견을 낼 수도 있다. 어떻게 보면 신 감독과 기존 코칭 스태프 역시 평가 대상이 될 수 있다. 두 스페인 코치는 월등한 경험을 인정 받아 한국 대표 팀에 합류했다. 가감 없이 의견을 낼 것이다. 

▲ 이재홍 피지컬 코치와 장비를 정리하는 미냐노 코치 ⓒ한준 기자


훈련이 막바지로 향하면서 그란데 코치는 선수들과 거리가 점점 가까워졌다. 직접 공을 전해줄 정도로 근거리까지 들어가며 몸이 근질근질한 모습을 보였다. 미냐노 피지컬 코치는 훈련이 다 끝난 뒤 이재홍 피지컬 코치를 도와 장비를 정리하는 등 열의를 보였다. 작은 일부터 함께하며 녹아 들고자 했다. 

7일 오후 대표 팀의 이틀 째 훈련은 팬들에게 공개되는 오픈 트레이닝으로 진행된다. 8일에 본격적인 전술 훈련을 갖고, 9일 경기가 열리는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마지막 점검을 하고 10일에 콜롬비아를 상대한다. 

콜롬비아전까지 4일 간의 훈련. 스페인 코치들이 무엇을 보고,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까. 스페인 코치는 입국 회견에서 말을 아꼈고, 훈련 첫 날에도 취재진에 입을 열지 않았다. 보고, 보고 또 보고 처방전을 작성할 예정이다. 역대 최고급 코치진을 영입한 대표 팀이 쇄신을 위한 첫 발을 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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