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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O 이슈] 벼랑 끝 반전 그 후…콜롬비아전 말말말 7선

작성일: 2017.11.11 06:30 조형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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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흥민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수원, 조형애 기자] 벼랑 끝에서 반전이 시작됐다. 위기의 신태용호가 5번째 도전만에 승리를 낚았다. 그것도 '남미 강호' 콜롬비아를 상대해서다.

한국은 10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EB 하나은행 초청 친선경기에서 콜롬비아를 2-1로 꺾었다. 전력 열세를 인정하고 내세운 맞춤 전략은 제대로 들어 맞았다. 손흥민은 모처럼 득점포를 가동하면서 승리의 일등 공신이 됐다. 하지만 그는 공을 모든 선수에게 돌렸다. "골은 내가 넣었지만 모든 선수들이 넣은 것이라 이야기 하고 싶다"고 했다.

콜롬비아전 후 태극 전사들의 심경을 담은 말은 비단 그 뿐만이 아니었다. 누군가는 그동안의 심적 부담을 은연중에 토로했고, 누군가는 농담으로 분위기를 풀었다. 또 누군가는 응원을 호소했고, 상대의 불필요한 제스처에 분노하기도 했다. 희노애락. 기쁨과 노여움, 슬픔과 즐거움이 모두 있었던 기자회견과 믹스트존이었다.

◆ "창훈이가 스루패스를 기가 막히게 넣더라고요!" - 손흥민

꼭 국가 대표 유니폼만 입으면 작아 졌던 손흥민. 한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을 때마다 "마음이 무거웠다"던 그는 콜롬비아전에서 그 짐을 덜었다. 전반 11분 만에 침착하게 골망을 갈랐다. 무려 13개월만에 넣은 필드골이다. 손흥민은 오래간만에 느낀 골맛을 차분하게 복기했다. 역시 권창훈의 패스(?)가 일품이었다는 평. 실은 권창훈 몸을 맞고 '흐른 볼'이 절묘하게 손흥민까지 이어 졌는데, 손흥민은 '기가막힌 스루패스'라고 표현했다. 동료 사랑, 나라 사랑!

"창훈이 몸을 맞고… 창훈이가 스루패스를 기가 막히게 넣더라고요(웃음). 볼이 운이 좋게 잘 떨어졌고, 퍼스트 터지가 좋진 않았지만 턴하고 상대 가랑이 사이가 보여서 살살 찼더니 들어갔습니다. 옆으로 줘도 좋은 상황이었지만 해결한 건 제가 자신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 권창훈 ⓒ한희재 기자

◆ "저희 '머리 박고' 뛰었습니다." - 김진수

열심히 한다고는 하는데 '투지'가 보이지 않는다는 질책을 받아온 신태용호다. 유럽 원정에서 무기력하게 진 뒤 그 말은 점점 힘을 얻는 듯 했다. 새로 합류한 스페인 코치들이 남긴 첫인상 한줄평도 "너무 순하게 축구를 한다"는 것이었다. 이 말을 들은 선수들은 다시 가슴 속에 '투지'라는 두 글자를 새겼다. 승부욕으론 둘 째가라면 서러울 김진수도 부단히 뛰었다. 어떻게? '머리 박고' 뛰었단다. 

"투지가 가장 달라진 점인 것 같아요. 소위 말하는 것처럼 '머리 박고' 뛰었습니다. (염)기훈이 형, (이)근호 형까지 누구라 할 것 없이 열심히 했어요. 경기에 뛰는 선수든 그렇지 않은 선수든 하나가 되려고 노력했죠."

◆ "고요한? 지금 K리그 선수들 중 가장 더럽게 공 차는 선수!" - 신태용 감독

신태용호의 첫 4-4-2. 단연 눈에 띈 건 중앙에 배치된 고요한이었다. 주로 측면에서 뛰는 그가 중앙에 선발로 나왔다. 알고 보니 경기 이틀 전 이미 선발 고지를 한 상태. 고요한은 신태용 감독 바람에 그대로 부응했다. 상대 공격 1차 저지선으로 활약하면서 공격에도 힘을 보탰다. '깜짝 카드'였던 그. 신태용 감독은 그동안 고요한을 눈여겨 보고 있었다고 전했다.

"사실은 고요한 선수는 제가 서울 경기 많이 보면서 농담으로 그런 얘기를 했습니다. 지금 K리그에 있는 선수들 중 가장 더럽게 공을 찬다고요. 사실 하메스 선수가 몸싸움을 싫어하는 선수 중 하나입니다. 거칠게 하면 상당히 신경질적으로 반응 보일 가능성이 높으니 그런 부분에서 하메스를 가장 가깝게 맨투맨 시켰습니다. 고요한 선수, 100% 내가 부탁한 것 만족하게 했습니다!"

▲ 고요한 ⓒ한희재 기자

◆ "저 많이 비난하셨었죠. 다 관심이라고 저는 생각해요." - 고요한

비난. 때론 가혹하지만 그것이 국가 대표의 무게일지 모른다. 콜롬비아전 숨은 보석이었던 고요한도 호된 비난에 시달린 경험이 있다. 불과 2달여 전이다. 2018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 월드컵 최종 예선 우즈베키스탄과 경기 후 고요한을 비난 폭격을 맞았다. 조심스럽게 꺼낸 그때의 기억. 고요한은 서운한 기색 하나 없이 웃으며 말했다.

"대표팀에 와서 좋은 플레이를 못보여 드려서 비난이 많았죠. 하지만 그게 관심이라고 생각해요."

◆ "저부터도 걱정이 됐습니다. 경기 전부터 국민들이 걱정하는 것만큼, 저도요." - 손흥민

이기고 나니 선수들도 한마디씩 그동안 부담을 털어놨다. 축구도 사람이 하는 일. 돌아선 여론에 선수들도 적잖이 흔들렸던 게 사실이다. 손흥민도 그 가운데 하나였다. 실제로 뛰는 선수 역시 지켜 보는 이만큼 걱정되고 떨렸다는 것이다. 

"저부터 경기 하기 전에 상당히 걱정이 됐습니다. 걱정하시는 것처럼 저도 상당히 걱정했어요. 다른 선수들도 그랬을 것 같고요. 승리로 무거운 짐을 털어낸 것 같습니다. 선수들이 자신감 가졌으면 좋겠어요. … 안좋은 상황에서 이겼다는 것. 노력한 것를 다시 되돌려 받는 것 같아서 그게 가장 기쁜 것 같습니다."

▲ 간간이 이어진 신경전, 콜롬비아는 인종차별 제스처까지 취하는 추태를 보였다. ⓒ한희재 기자

◆ "아, 때릴 수도 없고. 그 정도라고 생각합니다. 남미 선수들 수준이." - 기성용

주장 기성용은 꾹 참고 있었던 말을 내뱉었다. 경기 도중 눈을 찢는 제스처를 취한 에드윈 카르도나를 눈 앞에서 지켜본 이가 기성용이었다. 동양인을 비하하는 행동에 기성용은 속도를 높여 말을 이어갔다. "때릴 수도 없고"라면서 피식 웃으며 말했지만, 당시 흥분이 채 가시지 않은 듯 보였다.

"경합 도중 감정적으로 격해져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21번(카르도나) 선수가 (동양인 비하) 제스처를 취했고, 전 바로 앞에 있었습니다. 축구장 안에서 있어서는 안되는 행동입니다. 무례한 행동이었죠. 그렇다고 경기장에서 때릴 수도 없고. 사실 감정이 격해졌었는데, 할 수 있는 게 없었습니다. 그 정도라고 생각합니다. 남미 선수들 수준이요. 다들 보셔서 아실 테지만 굉장히 잘못된 행동이었습니다."

◆ "많은 응원 부탁 드립니다. 월드컵까지 힘 받고 갈 수 있게 응원 해주세요." - 기성용

1경기 승리에 배부를 수 없는 일. 언제 다시 등을 돌릴 지 모르는 팬심을 누구보다 걱정하는 이가 역시 주장 기성용이었다. 마치 또 지기라도 한 듯 승리의 기쁨을 느낄 수 없는 표정으로 믹스트존에 나선 그. 경기 전 선수들과 "팬들께 좋은 경기 보여드리자"는 말을 나눴다고 먼저 말을 꺼냈다. 이번에야 말로 '언행일치' 해 다행이라는 기성용은 팬들에게 바라는 건 딱 하나 '응원'이라고 했다.

"좋은 경기를 하다 보면 국민들도 다시 기대를 다지실 거라고 생각 했었습니다. 제가 생각해도 그동안 아쉬운 점이 많았습니다. 이 경기 통에서 자신감을 얻고 '어떻게 해야겠다'는 생각도 선수들이 얻었을 겁니다. 앞으로 많은 응원 부탁 드립니다. 월드컵까지 대표팀이 힘을 받고 갈 수 있도록 응원 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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