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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O 이슈] 아프리카 축구 판도 변화…대세로 떠오른 북아프리카

작성일: 2017.11.12 11:30 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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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집트의 10번 모하메드 살라 ⓒ연합뉴스/AP


[스포티비뉴스=한준 기자] 2018년 러시아 월드컵 아프리카 예선전 일정이 마무리됐다. 총 5장의 본선 티켓 주인이 가려졌다. 나이지리아가 가장 먼저 아프리카 예선을 돌파한 가운데, 이집트, 세네갈이 뒤를 이었고, 최종일에 모로코와 튀니지가 막차를 탔다.

이번 아프리카 예선에서는 지난 전통의 강자로 군림해온 카메룬, 가나, 코트디부아르 등 서아프리카와 중앙 아프리카의 강자들이 탈락했다. 총 5개 팀 중 3개 팀이 북아프리카축구연맹에 소속된 점은 눈길을 끈다. 

32개국 본선 체제에서 아프리카 대륙은 5장의 본선 티켓을 받았다. 현행 체제에서 북아프리카 팀이 세 팀이나 본선에 오른 것은 처음이다. 1998년 프랑스 월드컵에 튀니지와 모로코가 동반 진출한 이후 지난 4번의 대회에서 북아프리카 팀은 한 팀 씩만 본선에 올랐다.

이집트는 1990년 이후 28년 만에 본선에 올랐다. 모로코는 1998년 이후 20년 만이며, 튀니지는 2006년 이후 12년 만에 돌아왔다.

‘축구황제’ 펠레는 21세기에 아프리카에서 월드컵 우승 팀이 나올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2014년 브리질월드컵까지 총 20회 대회에서 우승은 유럽과 남미가 양분했다. 남미의 브라질, 아르헨티나, 우루과이, 유럽의 독일, 이탈리아, 프랑스, 잉글랜드, 스페인 등 8개국 만 우승 영광을 누렸다.

펠레가 아프리카 축구의 약진을 전망한 것은 1990년대 들어 카메룬과 나이지리아가 월드컵 본선 무대에서 강력한 신체 능력을 바탕으로 돌풍을 일으켰기 때문이다. 실제로 올림픽 무대에서는 아프리카 축구가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에서 나이지리아, 2000년 시드니 올림픽에서 카메룬이 우승했다.

하지만 이들은 불안한 자국 경제로 인한 자국 리그 부실로 한 발 더 나아가지 못했다. 21세기 들어 사뮈엘 에토, 디디에 드로그바, 야야 투레, 피에르에메릭 오바메양 등 유럽 무대를 호령한 스타를 배출했으나 팀으로는 약했다. 최근 떠오른 북아프리카 팀들은 이런 약점을 극복하고 대세로 떠오르고 있다.

북아프리카과 그 이남의 나라는 언어와 문화 차이가 크다. 마치 동아시아와 서아시아가 하나로 묶이는 것이 낯선 것처럼 다르다. 북아프리카는 통상 튀지니, 모로코, 알제리, 이집트, 리비아, 수단 등 6개국으로 분류되는 데, 축구에서는 수단이 중동아프리카연맹에 속해 5개국만 북아프리카에 가입되어 있다. 이들은 이슬람교를 믿고, 아랍어를 쓰는 공통점이 있다. 인종적으로도 서아시아나 남부 스페인 사람들과 비슷하다.

비슷한 관습과 인종은 축구 경기 방식에도 영향을 준다. 북아프리카 팀들은 기술이 좋고, 조직력을 중시한다. 중부나 서부, 남부 아프리카 팀들이 힘을 중시하고 많이 뛰는 축구를 하는 반면 북아프리카 팀들은 스페인의 기술, 프랑스의 조직력, 서아시아의 끈질긴 면을 고루 갖추고 있다. 북아프리카 축구를 대표한 강호는 이집트, 모로코, 튀니지였다. 

이집트는 아프리카네이션스컵 최다 우승팀이지만 월드컵 예선에서는 무력했다. 모로코와 튀니지는 1998년 프랑스 월드컵에 동반 본선행에 성공했으나 조별리그에서 무력하게 탈락했다. 튀니지는 1998년, 2002년, 2006년 세 개 대회에 연속 본선에 올랐지만 1승도 거두지 못하고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 유럽파가 즐비한 모로코, 2군으로 한국 제압한 10월 경기 ⓒ연합뉴스


◆ 개성 없던 북아프리카 축구…스페인-프랑스-서아시아 교집합으로 ‘시너지’

북아프리카 팀들은 아프리카 내에서는 기술이 좋았으나 남미에 뒤졌고, 조직적으로는 유럽에, 피지컬적으로는 아프리카 대륙의 다른 팀에 열세였다. 고른 능력을 가졌으나 최대 강점이 없었다. 유럽 무대에서 두각을 나타낸 스타도 배출하지 못했다. 2014년 브라지 월드컵에서 알제리가 인상적인 성과를 낸 이후 북아프리카 축구 전체가 힘을 받았다. 

스페인과 프랑스에 이민자가 적지 않은 튀니지와 모로코도 현대 축구의 발전 방향에 맞춰 성장세를 보였다. 이집트는 2015년 아르헨티나 출신 전술가 엑토르 쿠페르 감독이 부임하면서 실리 축구를 구사해 정점에 올랐다. 북아프리카 팀들은 이제 스페인의 기술, 프랑스의 조직력, 서아시아의 완고함을 각각 자신들의 장점으로 결합해 견고한 팀으로 거듭나고 있다. 

무엇보다 스타 배출에 성공했다. 이집트는 리버풀에서 뛰고 있는 모하메드 살라를 필두로 아스널의 모하메드 엘네니, 포르투갈 브라가의 쿠카, 스토트시티의 라마단 소비, 웨스트브로미치알비온의 아흐메드 헤가지, 애스턴빌라의 오하메드 엘모하마디 등 유럽 무대 중심에서 높은 수준을 경험한 선수들이 늘었다.

주전 선수를 모두 빼고도 한국을 상대로 놀라운 경기력을 보인 모로코는 유벤투스의 메흐디 베나티아, 레가네스의 노르딘 암라바트, 갈라타사라이의 유네 벨란다, 헤타페의 파시알 파이르 등 베테랑 선수 외에 라스팔마스의 우사마 탄난 레알마드리드의 아시라프 하키미, 샬케04의 아민 아리트, 페예노르트의 소피앙 암라바트 등 10대 후반, 20대 초반의 젊은 선수들도 유럽 무대에서 각광 받고 있다. 선수의 질이 높아지고 있다.

튀니지는 상대적으로 널리 알려진 선수가 적지만 프랑스와 벨기에, 잉글랜드에서 뛰는 선수들이 있다. 권창훈과 함께 디종에서 뛰는 공격수 나임 슬리티와 풀백 오사마 하다디도 최근 성장세가 눈에 띄는 튀니지 대표 팀의 신진 세력이다. 

2014년 브라질월드컵에서 독일을 16강에 탈락시킬 뻔 한 알제리는 북아프리카에서 가장 화려한 팀이지만, 단호하게 팀을 이끌던 바흐드 할릴호지치 감독이 떠난 이후 표류하며 예선 통과에 실패했다. 하지만 총 56개국이 가입한 아프리카축구연맹에서 겨우 5개국에 불과한 북아프리카축구연맹 소속 팀들의 최근 약진은 주목할 만 하다. 

본선이 열리는 러시아에서 이들이 어떤 성과를 낼지도 관심이다. 아프리카는 아직 월드컵 4강국을 배출하지 못했고,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세네갈이 8강에 오른 이후 지난 3번의 대회에서 16강에서 모두 탈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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