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O 톡] ‘디종 최다골’ 권창훈, “체력 비결은 숙면…태극기 보고 집중력 높아져”
작성일: 2017.11.27 06:00
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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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한준 기자] 미드필더 권창훈(23, 디종FCO)의 기세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다. 한국시간으로 26일 새벽 안방 스타드 가스통 제라르에서 치른 툴루즈와 2017-18 프랑스 리그앙 14라운드 경기에서 시즌 4호골을 넣은 권창훈은 이제 ‘주포’ 줄리우 타바레스와 나란히 팀내 최다 득점자로 올라섰다. 올 시즌 4골 2도움으로 벌써 6호 공격 포인트를 달성했다. 10호 공격 포인트는 시간 문제로 보인다.
두 경기에서의 활약은 기록 보다 과정이 더 빛났다. 디종 1부리그 역사상 100호골을 오른쪽 측면에서 예리한 왼발 크로스 패스로 어시스트했다. 타바레스의 발을 스치고 들어갔다. 사실상 권창훈이 절반 이상 만든 것이다.
권창훈의 득점 패턴은 비슷했다. 오른쪽에서 공을 쥐고 문전 중앙으로 치고 들어가며 벼락 같은 왼발 슈팅. 마치 리오넬 메시를 연상케 하는 섬세한 볼 터치와 빠른 타이밍의 정확한 마무리. 권창훈은 알고도 막기 어려운 패턴 플레이로 프랑스 수비수들을 흔들고 있다. 여기에 지칠 줄 모르는 전방 압박으로 전술 수행력도 뛰어나다.
◆ 장거리 한국 A매치 다녀와 2연속 풀타임-2연속 득점-디종 2연승
권창훈은 11월 10일 콜롬비아(수원), 14일 세르비아(울산)와 경기를 치른 이후 프랑스로 돌아가자 마자 연속 골 행진을 하고 있다. 석현준과 맞대결이었던 19일 트루아AC와 리그 13라운드 경기에서 1골 1도움을 올렸고, 26일 툴루즈와 14라운드 경기에서 선제골을 넣었다. 두 경기에서 디종은 나란히 3-1 승리를 거뒀다. 권창훈의 골과 함께 2연승으로 리그 12위까지 도약했다.
권창훈은 11월 A매치 일정을 위해 한국을 다녀간 선수 중 유일하게 소속 팀 복귀 후 두 경기를 모두 풀타임으로 소화했다. 권창훈은 스포티비뉴스와 인터뷰에서 강철 체력의 비결을 묻자 “잠을 잘 잤다”며 “잘 잤기 때문에서 잘 뛸 수 있었던 것 같다”고 했다.
하비에르 미냐노 대한민국 대표 팀 피지컬 코치는 11월 A매치 소집 당시 경기 일정을 치르고 있는 선수들의 컨디션 관리에 질 좋은 휴식이 가장 좋다고 강조한 바 있다. 훈련 프로그램 구성 과정에 선수들의 피로를 최소화해 경기에 온 힘을 쏟게 했다. 권창훈도 확실한 휴식을 통해 빠듯한 비행과 시차로 인한 피로를 극복하고 풀타임 활약했다.
권창훈의 에이전트사 월스포츠의 최월규 대표는 “권창훈 선수는 한창 뛸 나이”라며 본래 체력이 좋고 정신력이 강해 프랑스 복귀 이후에도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다고 했다.
연이은 활약에도 권창훈은 신중하고 차분하다. “아직 갈 길이 멀다. 앞으로 더 잘 준비해야 한다”는 권창훈은 지금 보이고 있는 경기력에 만족하지 않고 있다. 더 높은 곳을 바라보며 단련을 게을리하지 않고 있다. 경기력에 방해가 되는 요소를 차단하고 조용한 시간을 보내며 자기 관리에 힘쓰고 있다.

◆ “잠 잘 자는 게 체력 비결…대형 태극기 응원에 힘 난다”
대표 팀 경기는 물론 리그컵 경기도 빠지지 않고 소화하고 있는 디종의 중심 권창훈을 한 발 더 뛰게 하는 힘은 디종 홈 경기장에 내걸린 대형 태극기다. 한국 선수가 뛰는 다른 경기장에도 종종 태극기를 걸고 응원하는 팬들이 있다. 디종에 걸린 태극기는 중계화면상에도 또렷하고 크게 잡힐 정도로 크다. 골대 뒤에 위치해 권창훈이 바라보며 경기할 수 있다.
트루아와 경기에서 권창훈은 태극기를 바라보는 위치에서 두 골을 만들기도 했다. 권창훈은 “태극기를 보고 경기를 해 더 집중할 수 있다. 태극기를 보는 순간 가슴이 뭉클하고 행복하다”며 응원의 기운을 받아 활약할 수 있었다고 했다. 권창훈은 "누가 걸어둔지는 보지 못했다"면서도, "한국 팬분이 걸어주시는 것도 있고 프랑스 팬이 걸어주시는 것도 있다"며 디종 경기장에 태극기가 한 둘이 아니라고 했다.
권창훈은 디종 선수단 안에 잘 녹아들었다. 프랑스어 공부를 틈틈이 하고 있지만 원활한 소통은 쉽지 않은 상황. 프랑스 리그앙 공식 홈페이지는 권창훈을 집중조명했는데, 권창훈의 전술 숙지를 위해 디종 코칭 스태프는 상세한 시청각 자료로 이해를 돕고 있다. 권창훈이 팀 공격의 중심인 만큼 세심하게 지시하고 있다.
디종의 올리비에 달롤리오 감독과 팀 동료 우사마 하다디는 프랑스 리그앙 홈페이지와 인터뷰에서 권창훈에 대해 “프로정신이 뛰어난 선수”라고 입을 모았다. 권창훈과 디종 팀 내에서 가장 친한 선수로 알려진 하다디는 “내가 아는 선수 가운데 가장 프로페셔널하다”며 자기 관리와 경기 준비 과정이 성실하다고 극찬하기도 했다.

◆ 2018년은 권창훈의 해…러시아 월드컵-자카르타 아시안게임 정조준
권창훈은 “늦은 시간 방송을 보고 응원해주시는 팬들이 큰 힘이 된다”고 했다. 권창훈의 인기는 한국뿐 아니라 중국에서도 많다. 중국 팬들이 디종으로 팬 레터를 한국 팬들보다 많이 보내고 있다. 권창훈은 2015년 중국에서 열린 EAFF E-1 풋볼 챔피언십에서 본격적으로 국가 대표 경기를 뛴 바 있다. 중국 팬들에게 익숙하다.
권창훈은 벌써 프랑스의 유력 클럽의 스카우트 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3라운드에는 프랑스의 권위있는 스포츠지 레퀴프가 선정한 주간 베스트11에 에딘손 카바니, 다니 아우베스 등과 함께 이름을 올렸다.
권창훈은 “미래는 알 수 없다. 지금에 집중하고 좋은 선수가 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그러면 보상이 따라올 것”이라며 담담한 자세를 보였다. 권창훈은 2018년 러시아 월드컵 본선을 앞두고 자신을 전폭 신뢰하고 기회를 주는 디종에서 더 성장해 미래를 그리겠다는 생각이다.
유럽 내 주가가 높아지고 있는 권창훈은 2018년 자카르타 아시안게임에서 한국 대표 팀의 금메달을 이끄는 일에도 가세할 수 있다. 2018년에 만 24세가 되지만 현재 권창훈이 보여주는 기량은 와일드카드로 선발되기 충분하다. 2016년 리우올림픽 8강에서 고배를 마셨던 권창훈은 2018년을 자신의 해로 만들 준비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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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준 기자 hjh@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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