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O 톡] ‘전남 부임’ 유상철 감독 “활기차고 열정적인 축구 하겠다”
작성일: 2017.12.05 05:00
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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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한준 기자] “오늘 막 계약을 마쳤다. 전남은 변화를 줘야 할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전남드래곤즈는 4일 오후 노상래 전 감독의 자진 사퇴 사실을 알린 뒤 유상철 신임 감독 선임을 전격 발표했다. 아시아축구연맹(AFC) P급 지도자 라이선스 취득을 위해 유럽을 다녀온 유 감독은 귀국과 함께 전남 구단 사무실을 찾아 계약서에 사인한 뒤 구단과 2018시즌 운영을 위한 미팅을 가졌다.
정신없이 이어진 일정 속에 스포티비뉴스와 인터뷰한 유 감독은 5년 만의 K리그 감독 복귀에 대해 “갑자기 이뤄진 것은 아니다. P라이선스를 위해 영국에 가 있을 때 얘기가 나왔다”고 했다. “쉬운 결정은 아니었다”는 유 감독. 물러난 노 감독에 대한 미안함과 아쉬움도 대화에 묻어 있었다. “노상래 감독이 전남에 대해 나보다 더 잘 아는 사람이다. 더 오랜 시간 이끌었다면 잘 할 수 있었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구단과 지도자 간의 생각이 다 같을 수는 없다.”
2017시즌 마지막 15경기에서 이기지 못했고, 간신히 2018시즌을 K리그 클래식에서 보낼 수 있게 된 전남은 흥행 침체와 성적 침체의 두 가지 숙제를 해결할 사람으로 2002년 한일월드컵 4강의 주역으로 활약했던 유상철 감독을 택했다.
2011년 여름 대전 시티즌 감독으로 부임해 꿈을 다 펼치기도 전, 2012년 12월 사임했던 유 감독. 전남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점에 공감했고, 구단의 의지를 확인한 뒤 부임을 결정했다. 그동안 K리그 밖에서 자신이 쌓아온 노하우를 바탕으로 K리그에 새 바람을 일으켜 보고 싶다는 목표를 말했다.

-어떻게 전남 감독으로 부임하게 됐나?
갑자기 이뤄진 것은 아니다. P라이선스를 위해 영국에 가 있을 때 얘기가 나왔다. 나 역시 그렇게 쉬운 결정은 아니었다. 그 전에 노상래 감독이 3년이라는 시간 동안 팀을 이끌었고, 그 전부터 전남에 있었다. 선수나 구단에 대해 여러가지로 나보다 더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난 솔직히 노상래 감독이 더 하기를 바랐다. 시간이 갈수록 잘할 부분이 많다고 봤다. 하지만 내 바람과 구단, 노 감독의 부분이 같을 수는 없으니까. 나도 고민했고, 결정이 되고 제의를 받았다. 선수들도 그렇고 구단의 환경도 그렇고 변화를 지금 시점에 주지 않으면 정체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맡아서 낼 수 있는 색깔이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 빠르게 전남 팀에 적응해야 한다. 파악도 빠르게 해야 한다.
-K리그 현장을 떠난 뒤 울산대 감독으로 일했다. K리그는 꾸준히 지켜봤는지? 2017시즌은 K리그는 물론 한국 축구가 전체적으로 침체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K리그 자체가 수준이 떨어진 것 같지는 않다. 붐이 일어나지 못했던 부분은 없지 않았다. 밖에서 보는 것과 안에 직접 있는 것은 온도 차이가 크다. 구단마다 예산이 줄고 지원이 어려워진 것은 사실이다. 감독이 원하는 것과 구단이 원하는 게 잘 맞춰지지 않았던 문제가 있었던 것 같다. 보는 사람 입장에선 수준이 떨어져 보일 수도 있지만, 과도기라고 생각한다. K리그가 앞으로 더 잘 되고, 성숙해지기 위한 시간이다. 앞으로 조금씩 나아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동안 지도자 유상철은 어떻게 변했나? 울산대 감독을 맡고, P급 라이선스를 취득하며 성장한 점이 있다면?
대전에서 프로 감독하면서도 그렇고, 쭉 지금까지 울산대 감독을 해오면서 지도자로서 많이 성장해다고 생각한다. 지도자로서 몰랐던 부분들도 P라이선스 교육을 받으면서 알게 됐다. 감독의 역할, 구단이나 팬들과 관계에서 여러가지로 내가 모르고 있었던 점도 깨달았다. 대학에서 지도자를 하면서 성적도 냈고, 좋은 선수를 발굴하기도 했다. 전술적인 것도 여러가지로 상대에 따라 내 나름대로 만들어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감독으로 성장하는 데 굉장히 도움이 됐다. 지도자가 놓쳐선 안되는 게 무엇인지 배웠다. 아직도 내가 완벽한 것은 아니지만, 대전을 맡았을 때보다는 한 계단 올라갔다고 생각한다.
-전남에서 어떤 축구를 보여주고 싶은가?
어떤 축구를 보여줄지는, 우선 팀마다 상황에 따라 다르다. 팀마다 선수 구성이나 익숙한 포메이션이 있기에 다르게 갈 수밖에 없다. 전남이라는 팀은 다른 팀보다 젊다고 할 수 있다. 젊은 선수들의 기량도 좋다. 경기 운영 능력이 있다. 여러 측면에서 전남 선수단 정도라면 충분히 재미있는 축구, 내가 생각하는 축구의 색깔을 보여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짜임새있는 축구, 상대에 따른 전술 변화에 능한 축구를 원한다. 우리만의 색깔을 그 안에서 빨리 녹여야 한다.

-팀 개편 계획도 짜야 하고, 말한대로 팀 색깔도 정립해야 한다.
오늘 막 구단과 계약했다. 구체적인 부분은 이제부터 논의해야 한다. 전력강화팀과 스타우트, 구단과 얘기해서 진행할 것이다. 아직 선수들과는 상견례를 하지 못했다. 기존 선수들이 있지만 변화를 조금은 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름대로 생각하는 부분이 있다. 선수들도 팀의 변화에 적응할 수 있는 구성이 돼야 한다. 빠른 축구를 하고 싶고, 그런 부분에서 선수단을 구성할 생각이다. 조금 더 빠른 추구, 축구 자체를 활기차게 만들고 싶다. 팬들이 봐도 다르다는 느낌을 들게 하고 싶다.
-2002년 한일월드컵 4강을 이룬 선수들이 다 지도자로 현장의 일선에서 일하고 있다.
내가 축구를 하면서 받은 것들. 월드컵에서의 경험 등 한국 축구가 잘 되기 위해 그때 선수들이많이 노력하고 있다. 2002년에 받은 것을 돌려주고 싶다는 마음을 나뿐만 아니라 모두가 갖고 있을 것이다. 단지 2002년의 멤버였다고 해서 지도자를 하는 게 아니다. 내가 근거리에서 본 2002년 멤버들 모두 노력을 많이 한다. 그리고 2002년 멤버 외에도 요즘 젊은 친구들이 선수로 그런 경험을 하지 않았더라도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
-함께 일할 코칭스태프 구성은?
경력이 있고, 화려한, 경험이 많은 친구들도 좋지만 그렇지 않은 친구들 중에서도 능력있고 공부를 열심히 하는 친구들도 있다. 그 두 분류의 지도자를 두고 여러가지로 고민하고 있다. 우선 나와 축구에 대한 생각이 같아야 한다.
-최근 K리그에 성적으로 인한 감독 교체가 빈번하다. 본인도 대전에서 겪은 일이다. 전남에서도 그런 부담을 피할 수 없다.
감독이 성적과 결과에 대한 부분은 책임을 지는 건 맞다. 나도 누구 탓을 하고, 핑계를 대면서 감독을 하고, 결과를 부인할 생각은 없다. 하지만 팀이 바뀌고, 팀 색깔이 어느 정도 입혀지기도 전에 감독이 경질되어 나가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팬들이 성적 부진을 용납하지 않을 수 있다. 경기 내용이 안 좋다거나, 여러가지 얘기가 나올 수 있지만, 그래도 기다려줄 수 있는 부분에서는 기회를 주고 기다려줬으면 좋겠다. 내가 감독이 되면서 생각하는 것은 성적뿐 아니라 지역 사회다. 지역 축구 팬과 시민들이 운동장에 많이 와서, 같이 응원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드는 것. 그런 분위기는 선수뿐 아니라 감독도 함께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감독이 해야 하는 일이다. 감독이 현장에서 그렇게 열심히 하고, 선수들도 노력하면 팀을 향해 나쁜 말을 하거나, 감독을 바꾸자는 얘기가 안 나오지 않을까? 그런 부분을 신경쓰려고 한다.
-전남 구단이 요구한 목표나 비전, 지도자로서 본인의 목표는?
구단에서는 전남이라는 팀의 색깔을 만들어주길 원하시더라. 전남이라고 하면 떠오르는 색깔이 있어야 한다. 2017시즌 후반기에 15경기 정도를 이기지 못하니까 선수들도 무기력해지고 안좋은 상황이 나왔다. 난 나름대로 굉장히 긍정적이다. 전남을 떠올리니, 내가 일본에서 뛰었던 가시와 레이솔이 떠올랐다. 가시와도 유니폼 색이 노란색이다. 우스갯소리로 한 얘기지만, 노란색이라고 하면 우선 밝고, 봄의 이미지를 갖고 있다. 2018년에는 전남을 떠올리면 밝고, 활기차고, 열정이 넘치는 팀으로 바꾸자는 목표를 갖고 있다.
-2017시즌 말미의 분위기로 보면 전남은 2018시즌에도 강등권에서 다툴 것으로 예상된다. 성적에 대한 목표는?
내가 볼 때는 그래도 전남이라는 팀은 5위, 6위, 7위 정도에는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는 내년 시즌 상위 스플릿까지 올라가는 목표를 세울 것이다. 그 목표까지 올라갈 수 있게 선수들과 구단, 팬들과 같이 열심히 준비하겠다.

-2018년에 러시아 월드컵이 열리는 시기다. 한국 축구는 월드컵이 열리는 해 축구 붐을 통해 일어서왔다. 하지만 2018년은 우려가 더 크다. 어떻게 보고 있나?
월드컵까지 얼마 남지 않았다. 신태용 감독이 코치로 있었던 시간이 있기는 하지만 감독으로 맡은 지는 오래되지 않았다. 본인이 하고 싶었던 게 있었을 것이고, 선수들의 장단점은 이제 다 파악했을 것이다. 월드컵에는 만만한 팀이 없다. 우리 조를 보면, 전력적으로나 전적상으로 힘들다. 하지만 그런 부분을 분석하기 위한 인력이 있고, 대표 팀은 다각도로 대비하고 준비할 수 있다. 한국 대표 팀도 분명한 색깔을 만든다면 할 수 있다. 전력에서 밀려도 이길 수 있는 게 축구다. 한국 축구가 지금 위기라고 하는 데, 2018년에는 위기가 희망으로 바뀔 수 있는 시기라고 본다.
-전남에서 본격 업무는 언제부터 시작하나?
정식으로 팀에 들어가서 일하는 것은 다음 주 정도가 될 것 같다. 다음주에 선수들과 상견례를 하고, 훈련을 하면서 선수 구상과 전술적인 부분을 만들 것이다. 이번 주 안으로 전지훈련이나 코칭스태프 구성 등을 결정해야 한다. 그런 부분이 다 완성되어야 본격적인 팀 빌딩 계획이 나올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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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준 기자 hjh@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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