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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O 시선] ‘꿈을 나누자’ 홍명보, 이름 지우고 책임 더하다

작성일: 2017.12.07 06:00 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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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7년에 16회를 맞는 쉐어 더 드림 풋볼매치


[스포티비뉴스=한준 기자] 축구 경기는 경쟁을 말하기도 하지만, 11명이 한 팀으로 공동의 목표를갖고 협동하는 데 진정한 가치가 숨어 있다. 유럽 선진국이 축구를 활용하는 방식은 지역 사회에 대한 공헌과 공동체 의식 함양이다. 더불어 사는 사회의 의미를 강화해 축구가 전쟁이 아닌 축제가 되도록 노력하고 있다.

브레이크 없는 기관차처럼 경제성장을 위해 질주했던 20세기. 풍요는 모두에게 공평하게 돌아가지 않았다. 21세기의 화두는 경쟁보다 나눔. 인류는 먹고 사는 걱정을 덜기 위해 달려왔지만, 삶은 더 각박해졌고, 20세기의 패러다임을 유지하는 게 정답이 아니라는 결론에 도달했다. 이제 중요해진 것은 ‘사회적 책임’이다. 

현 시대 산업을 막론하고 기업이나 단체가 갖춰야 할 가장 중요한 덕목으로 사회적 책임이 강조되고 있다. 제품 혹은 서비스가 아니라, 사회에 얼마나 기여를 했느냐가 브랜드를 평가하는 기준으로 제시되고 있다. 자선활동과 사회공헌 활동을 위해 많은 단체와 재단이 설립되고 있지만, 진정성을 인정 받기란 쉽지 않다.

자선활동은 그 자체로 의미가 없다고 할 수 없지만, 규모나 금액 보다 중요한 것은 ‘지속성’이다. 홍명보장학재단이 매년 연말 주최하는 자선축구경기는 한국 축구계에서 그 역사가 가장 오래됐다. 올해로 16년 차. 당초 크리스마스 마다 열리며 ‘홍자경(홍명보자선경기)’라는 줄임말로 불리던 자선축구는, ‘꿈을 나누자’는 의미를 담은 ‘쉐어 더 드림 풋볼 매치’라는 이름으로 열리고 있다.

◆ 홍명보, 자신경기에서 자신의 이름을 지우다

사실 홍명보자선경기로 오래 알려진 이 대회의 공식명칭에서 ‘홍명보’라는 이름이 빠진 지 오래다. 2003년 처음 ‘홍명보’라는 타이틀을 걸고 개최된 대회는 2회때부터 모두 함께 동참하자는 의미로 홍명보 본인의 이름을 행사명에서 제외했고, ‘쉐어 더 드림 풋볼 매치’ 타이틀은 2008년 경기부터 사용됐다. 해를 거듭해가며 지원 대상도 소아암 어린이에서 소년소녀가장, 저소득층 가정, 축구 유망주 및 각종 복지 단체 등으로 확대하며 규모를 키웠다.

홍명보장학재단 이사장이자, 이제는 대한축구협회 전무 타이틀까지 단 홍명보가 이 경기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2003년. 아직 월드컵 4강의 뜨거운 열기가 아직 남아있던 그 무렵, 천안 초등학교 9명 축구 꿈나무가 화마에 휩쓸리는 안타까운 사건이 있었다. 

이 소식을 접한 홍명보가 본인의 재단을 통해 어려움에 처한 아이들을 도울 수 있는 방안에 대해 깊은 숙고를 했다. 개인적인 기부 차원을 넘어 온 국민이 축구라는 스포츠를 통해 나눔의 기쁨을 함께 누릴 수 있는 사업을 구상하게 된 것이다. 

용두사미로 사라지는 이벤트가 많다. 시작하기는 쉽다. 없애는 것은 더 쉽다. 숙고 끝에 시작한 자선경기를 무려 15년 간 이어오는 일은 결코 쉽지 않았다. 경제 위기가 극심했던 지난 2016년 대회를 열던 장시 홍명보 스스로도 "우리 경제가 어렵기 때문에 (후원 규모가) 줄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제 멈출 수 없는 위치까지 왔다. 부담을 느낀다”고 했다. 

▲ 홍명보자선경기는 2회부터 홍명보의 이름을 뺐다


◆ 자선경기 16년 차, “내 힘이 아니라 동료들의 참여 덕분”

앓는 소리를 잠깐 했지만 홍명보는 "어렵더라도 조금씩 더 아껴 쓰면서 우리가 도와줄 수 있는 부분을 확대해야 한다"며 멈추지 않았다. 물론, 멈추지 않을 수 있었던 힘이 자신에게 있던 것은 아니라고 했다.

"끊임없이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선후배들의 적극적인 참여 덕분이었다. 작은 생각에서 시작했고, 하면서 여러가지 일들이 생겼다. 우리 후배 선수들이 사회공헌에 대한 책임감을 갖고,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우리가 가진 재능을 기부하는 일에 대해 높은 인식을 갖게 된 것에 대해 개인적으로 아주 만족한다." 홍명보는 축구로 사회를 도울 수 있는 일을 했다는 점에서 “자부심을 느낀다”고 했다.

홍명보는 과거 필자와 인터뷰에서 "우리 같은 사람(축구인)은 영웅은 아니다”라고 했다. “우리는 그냥 스포츠를 하지. 영웅은 자기 목숨을 걸고 일하는 사람들이 영웅이다. 우리나라는 영웅이라는 말을 아무데나 막 쓴다. 영웅이란 사람들은 정말로 어려운 환경에서 그걸 이겨낸 사람들에게 써야 한다. 그러니 한국에선 영웅이 있다가 없어지고, 없다가 갑자기 생기고 그러는 거다. 아무한테나 쓰면 안 된다. 난 한국의 영웅이라고 생각해 본적도 없고, 누가 얘기해줘도 반갑지도 않다."

홍명보는 그라운드를 떠난 뒤, 축구를 통해 얻은 부와 명예를 어려운 환경에 처한 이들이, 이를 이겨낼 수 있도록 지원하는 일에 힘써왔다. 한국 축구를 대표하는 ‘이벤트 경기’로 자리매김한 ‘쉐어 더 드림 풋볼 매치’는 지난해까지 누적 전달 기금이 22억 2,000만원에 달한다. 홍명보장학재단의 지원을 통해 청소년, 올림픽, 국가대표 등에서 활약한 선수(김민우, 김진수, 이종호, 여민지 등)들도 35명에 달한다. 



어려운 가정형편으로 축구 선수로서의 꿈을 포기할 위기에 놓인 유소년들에게 기회를 제공하자는 취지로 마련된 소외계층 축구 유망주 지원 사업도 어느덧 16회를 맞이해 현재까지 총 377명의 장학생을 배출해냈다. 선정된 장학생들에게는 장학금을 비롯 고등학교 졸업까지 필요한 축구용품을 모두 제공하고 있다. 

지난해 7월  '2017 청소년 및 가정의 달 기념 유공자 포상식'에서 국민포장을 받았다. 국민포장은 정치•경제•사회•교육•학술분야 발전에 기여한 공적이 뚜렷한 자 또는 공익시설에 다액의 재산을 기부하였거나 이를 경영한 자 및 기타 공익사업에 종사하여 국민의 복리증진에 기여한 공적이 뚜렷한 자에게 수여하는 상이다. 

홍명보 이사장은 운동선수 출신으로서는 처음으로 청소년 육성 및 보호 유공자 표창 분야에서 국민포장을 받았다. 자신의 이름을 지우고, 행사에 책임을 더한 홍명보는 지난해 좌초 위기를 넘기고 올해 16회 경기를 준비한다. 사상 처음으로 야구경기자 고척돔에서 연다. 홍명보장학재단은 장학 사업의 지원 규모를 확대시키겠다는 포부를 안고 올해 경기를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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