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스케이트화 벗고 골프 쳤던 모태범…'모터범'으로 화려한 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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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평창특별취재팀 김건일 기자] 2010년 500m 금메달과 1000m 은메달로 한국 스피드스케이팅 스타로 떠올랐던 '신데렐라' 모태범(29, 대한항공).
4년 뒤 소치올림픽에서 노메달은 그에게 적지 않은 충격이었다. 500m에서 동메달 로널드 멀더(네덜란드)와 차이는 단 0.07.
"아깝게 메달을 놓치니 상실감이 컸다. 마음을 잡지 못했다. 운동을 하기 싫었다."
소치올림픽이 끝나고 모태범은 매일 하던 운동을 하지 않았다. 전성기 시절 78kg였던 몸무게는 107kg로 불어 났다. 그는 "먹고 싶은 것 먹고 7개월 동안 여행을 갔다"고 떠올렸다. 빙상장이 아니라 골프장에서 보내는 시간이 길어졌다. 2010년대 초반, 주요 국제 대회에서 메달로 도배됐던 그의 이력은 2013년 뒤로 깨끗하다. 500m 월드컵 랭킹은 2011-12 시즌 1위에서 2015-16시즌 24위, 2016-17시즌 33위로 곤두박질쳤다.
2018년 고국에서 열리는 평창올림픽에 모태범은 다시 고개를 들었다. 선수 생활 마지막이 될지 모르는 평창올림픽에 출전하겠다는 일념으로 다시 스케이트와 끈을 맸다. 지난해 10월 국가 대표 선발전에서 올림픽 500m, 1000m 출전권을 얻었다.
물론 예전에 그 모태범이 아니다. 빙상 선수의 다리는 소모품. 빙상 선수들은 나이가 들수록 체력과 스피드가 현저히 떨어진다. 10년 넘게 달린 모태범의 다리는 많이 상해있었다. 게다가 공백기까지 겹쳤다. 전성기 시절 꾸준히 34초 대에 끊었던 기록이 35초 대로 넘어갔다. 그 사이 차민규와 김준호가 치고 올라왔다.
그러나 모태범은 캐나다에서 벌어진 월드컵에서 34.47로 개인 최고 성적을 찍었다. 한국 나이 30세에 전성기 때 기량에 가까워진 기적을 쓴 것.
모태범은 이날 경기를 앞두고 "선수 생활을 하는 동안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성장한 내 자신과 마주했을 때다. 모든 순간을 거치고 변화한 나를 볼 때 감회가 새롭다. 가장 힘들었던 순간은 한계와 싸울 때다. 그럴 때는 끈질기게 부딪치고 도전하는 일을 '무한 반복'하며 극복한다"고 밝혔다.
"세 번째 올림픽에 출전한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 언제나 그래왔듯 끝까지 최선을 다하자는 각오다. 최선을 다해 노력하면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그 어떤 순간이 와도 포기 하지 않고 최선을 다한 선수로 기억되고 싶다"고 다짐했다.
한계에 부딪힌 모태범. 마지막이 될 수 있었던 올림픽 무대에서 이를 악물었다. 19일 그의 기록은 35.15. 8년 만에 메달 탈환엔 실패했다. 그러나 자신과 싸워 이겨낸 그의 세 번째 올림픽 무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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