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1 프리뷰①] '아시아 1강으로' 전북, 트레블 노리는 더블 스쿼드
작성일: 2018.02.28 14:00
유현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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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 모든 팀들이 손에 넣고 싶은 성과. 바로 K리그의 우승 컵이다. 한 시즌 농사를 제일 잘 지었다는 평가는 언제 들어도 기분 좋을 것이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K리그 우승 외에도 다른 목표를 자신 있게 외치는 팀이 있다. 바로 전북 현대. 전북은 이번 시즌에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우승을 가장 중요한 목표로 꼽는다.
27일 서울 서대문구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열린 2018시즌 K리그1 미디어데이가 열렸다. 최강희 감독은 "3위 안에 들어서 ACL 진출권에 들면 성공이라고 생각하겠다"고 말했지만, 이를 말 그대로 받아들일 이가 있을까. 어디까지나 3위는 이번 시즌 실패를 피하기 위한 마지노선. ACL의 중요성이 크기에 리그에선 조금 성적이 떨어질 수 있다는 뜻이 아닐까.
최 감독은 조심스럽게 이번 시즌 목표 '더블'을 외치며 K리그와 함께 ACL을 우승하겠다고 밝혔다. 내심 트레블을 바라지만 욕심을 부리다가 모두 놓칠 수 있기 때문이다. 최 감독은 "ACL에서 조별 리그를 1위로 통과하고 8강에 진출하는 것이 1차 목표"라면서 9월까진 K리그에서는 선두권에서 경쟁을 펼치려고 한다. 월드컵 휴식기 이후에 조직력도, 경기력도 다져지고 나면 본격적으로 우승 컵 '수확'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전북이 K리그는 물론 ACL까지 우승하겠다는 포부가 허튼 소리로만 들리지는 않는다. 바로 근거가 있기 때문이다.
◆ 3개 대회 병행도 충분하다…'더블' 스쿼드
"누가 들어와도 어떤 선수가 교체로 들어와도 선발로 뛰어도 골을 넣을 수 있는 실력과 자질을 갖춘 선수가 많다." - 박주호 울산현대 수비수 겸 미드필더
분명 축구는 11명이 하는 스포츠다. 그래서 조직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하지만 경기장 전체가 아니라 부분만 보면 축구는 1대1의 스포츠기도 하다. 개인 능력이 좋은 선수가 있으면 유리하다는 것은 당연한 사실이다. 그래서 전북은 무서운 팀이다.
겨울 이적 시장에서 알찬 영입을 마쳤다. 최전방엔 아드리아노가 영입돼 더 다양한 공격이 가능해졌다. 공격 2선에는 티아고가 영입돼 빠른 발과 기술로 수비진을 흔들 것으로 보이고, 중원에는 손준호와 임선영이 합류해 든든하게 힘을 보탤 것으로 보인다. 중앙 수비수로 홍정호도 임대됐다.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 월드컵에서 맹활약한 '수문장' 송범근도 전북의 유니폼을 입었다. 최 감독이 "스쿼드는 그 어느 때보다 강하다"고 평가할 정도다.
신태용 한국 축구 대표 팀 감독은 지난 1월 터키 전지훈련에 전북 선수만 7명을 선발했다. 전북에 뛰어난 선수가 얼마나 많은지 보여주는 부분. 이재성(1992년생), 김신욱, 이승기, 손준호, 최철순, 김진수, 김민재까지 7명이 떠나고도 이용, 신형민, 한교원, 정혁, 이재성(1988년생) 등 이른바 '대표 급' 선수들이 즐비했다.
스쿼드가 두껍고 능력이 좋은 선수가 많다는 것은 ACL 우승을 위한 필수조건이다. 5월까지 전북은 주중 경기와 주말 경기를 이어 가면서 빡빡한 일정을 보내야 한다. 최 감독 역시 "5월까지 일정이 타이트한 것이 변수"라고 짚을 정도다. 당연히 '더블 스쿼드'로 평가받는 전북의 선수단은 그 자체로 큰 힘이다. 더구나 주전과 후보 구분이 모호할 정도로 '상향 평준화'된 상태다. 부상, 징계 등 변수에 비교적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다.

◆ 전술적 유연성, 스리백도 투톱도 된다
스쿼드가 두껍기도 하지만, 스타일이 다양하기도 하다. 이번 시즌 영입된 외국인 공격수들의 몫이 크다. 아드리아노는 기존 김신욱, 이동국과 달리 골문에서 더 빠르고 기민하다. 티아고도 주력과 속도 모두를 갖춘 매력적인 선수다. 일단 지난 시즌보다 다양한 공격 방식을 시도할 수 있다. 김신욱 또는 이동국과 호흡을 맞춘다면 투톱으로서 좋은 활약을 할 수도 있다. 최 감독은 지난 시즌 투톱을 시도했지만 비슷한 스타일의 공격수만 보유해 예상보단 잘 먹히지 않았다.
"에두, 이동국, 김신욱은 수비진에 부담을 줄 수 있는 선수들이지만, 사실 비슷한 유형의 선수들이다. 아드리아노는 침투나 수비 뒤로 파고드는 것이 특기다. 투톱을 운영하고 싶은 생각이 있다." - 최강희 감독
그래서 지난 20일 키치SC전은 중요한 경기였다. 많은 실험이 있었다. 전북의 주전술은 4-1-4-1이지만, 키치전에선 3-1-4-2 포메이션으로 키치SC를 압박하러 전진했다. 최전방에 1명을 더 기용한 만큼 수비 무게는 떨어지지만, 최전방부터 강하게 압박을 시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김신욱과 아드리아노를 짝을 맞춰 투톱을 가동했다. 스리백도 활용했다. 수비형 미드필더로도 활약하는 최보경이 중앙 수비수로 내려와 안정적인 경기 운영을 했다. 키치가 수비적으로 물러나 공격에 충분한 숫자를 두지 않았기 때문이다. 홍정호를 필두로 전북의 수비수들은 적극적으로 전진하고 공격을 펼쳤다. 최 감독은 일단 '합격점'을 내렸다.
"키치SC전에서 투톱도 쓰고, 스리백도 쓰면서 실험을 했다. 결과는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특징 있는 선수들이 각 포지션에 많아서 전술적으로 유연하게 할 수 있을 것 같다." - 최강희 감독
◆ '베테랑' 감독-선수들의 경험
"그만큼 저력이 있다고 생각이 든다. 아무래도 전반에 두 골을 허용하고 나서 후반에 세 골을 넣고 경기를 뒤집을 수 있는 힘이 있는 팀이다. 또, 홍콩에 가서는 새로 들어온 아드리아노 선수의 파괴력을 본 것 같고. 새로 영입한 선수들이 상당히 무게감 있는 선수들이 들어와서 계속해서 1강 지탱을 해주는 스쿼드라고 생각한다." - 서정원 수원삼성 감독
ACL을 병행하는 어려움을 잘 아는 감독과 선수들이 모였다. 잦은 해외 원정으로 체력적, 정신적으로 부담스러운 데다가, 16강전부터는 홈 앤 어웨이로 승패를 가르기 때문에 변수가 많다. 더구나 이번 시즌엔 월드컵까지 있어 시즌은 더욱 빡빡하게 진행된다. 전북엔 월드컵 최종 엔트리 합류가 유력한 선수들이 많다. 최 감독은 "월드컵 변수도 있다. 이재성이 이적할 수도 있다. 하지만 노하우가 있다"면서 자신감을 표현했다. 2006년과 2016년 ACL 우승을 이룬 '경험'이 준 선물이다.
경험 많은 선수들이 많다는 것도 장점. 선수 중 가장 나이와 경험이 많은 선수는 이동국이다. 다른 팀에선 목소리를 깨나 높였을 조성환, 박원재도 큰 형님은 아니다. 신형민, 정혁, 이용도 경험이 풍부하다. 그래서 전북은 경기를 뒤지고 있어서도 조급해하지 않는다.
지난 가시와 레이솔전이 바로 전북의 저력을 보여준 경기였다. 지난 13일 안방에서 전반에만 2골을 주고 끌려갔다. 경기력도 좋지 않았다. 서두를 수도 있었지만 전북은 침착했다. 후반전 45분이 남았기 때문에. 이동국과 이용이 동시에 교체 투입되면서 경기 흐름이 바뀌었다. 전북다운 '닥공'으로 가시와의 골망을 3번이나 흔들면서 역전승을 만들었다. 서두르지 않는 것, 자신들의 능력을 믿는 것은 한 경기마다 결과가 바뀌는 녹아웃 스테이지에 돌입했을 때 큰 자산이 될 것이다.

◆ 유일한 고민은 골키퍼
전북의 축구는 '닥치고 공격'이다. 최 감독도 전방부터 압박을 펼치는 전술을 즐긴다. 전술이 완벽할 수 없기에 문제점도 있다. 바로 특수 포지션 골키퍼의 몫이 중요하다. 넓은 수비 뒤 공간을 커버하고, 수비 라인을 조율하는 등 할 일이 많다. 지난 시즌 주전으로 활약한 홍정남이 가시와전에서 불안한 경기력을 보여 문제였다. 전반 10분 라몬 로페스에게 실점한 장면에선 성급한 도전이 화를 불렀다. 나쁘지 않지만 좋지도 않다는 것이 솔직한 평가 아닐까. NO.2 황병근도 홍정남보다 확실히 낫다는 인상을 주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최 감독은 가시와전 이후 "골키퍼가 약하지 않냐는 시선이 있다. 권순태 이적 이후에도 리그에서 우승을 했다"면서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골키퍼가 불안하면 수비수들이 한 번 더 몸을 던져야 한다. 또 수비가 급한 상황이 없도록 전방에서 수비를 같이 해주면 된다. 질책보다는 격려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사실상 골키퍼 고민은 인정한 것으로 봐야 한다. 골키퍼가 안정적이지 않으니, 팀 컬러 '닥공'에 맞게 공격을 전방부터 차단해야 한다는 뜻이다. 현실적인 대안이긴 하지만, 전력이 강한 팀과 만날수록 골키퍼의 중요성은 크게 느껴질 것이다.
일단 새로운 대안이 등장한 상황이다. 키치SC전에서 송범근이 예상보다 이르게 데뷔했다. 약팀과 경기라 그가 할 일은 많았지만, 멋진 선방 몇 차례로 가능성은 입증했다. 송범근은 "뭔가를 보여주자고 하지 말자. 원래 하던 대로 녹아들자고 생각했다"면서 "생각보다 빠르게 기회를 얻게 돼서 다행이고 감사한다. 사실 긴장이 좀 됐지만 공을 만지니 긴장이 풀렸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데뷔 시즌 아직 적응까지는 시간이 필요하지만, 이재성이나 김민재가 데뷔 시즌부터 팀에 안착했듯 송범근도 주전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있다.
글=유현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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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현태 기자 yht@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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