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드 투 러시아 D-41] 단독인터뷰: 권창훈, “월드컵? 환상 잊고 현실에 집중한다”
작성일: 2018.05.04 06:00
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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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한준 기자] “꿈을 잡고 가면… 꿈이 한순간에 무너질 것 같아요. 환상에서 벗어나야 하지 않을까… 현실을 마주했을 때, 좀 더 잘 대처할 수 있도록 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권창훈)
수원삼성에서 약관의 나이로 프로가 됐을 때, 이미 애늙은이라는 별명을 얻었던 권창훈(24, 디종FCO)은 유럽파가 되어 맞이하는 첫 번째 월드컵을 앞두고 한층 더 깊어져 있었다. 그라운드 위에서는 열정적이지만, 밖에서는 누구보다 차분하게 경기를 준비하고, 복기하는 권창훈은 여전히 담백했다.
2018년 러시아 월드컵을 앞둔 각오를 물은 스포티비뉴스와 인터뷰에서, 권창훈은 축구를 사랑하는 이들이라면 누구나 꿈꿀 ‘월드컵’ 참가의 꿈을 앞에 두고 설렘 보다 현실을 말했다.
2017-18시즌 프랑스 리그앙에서 9골 2도움을 몰아치며 전성시대를 연 권창훈은, 신태용 감독 부임 이후 대표 팀 공격 라인의 붙박이 선수로 자리잡았고, 지난 3월 A매치 북아일랜드전에 기술적으로 가장 아름다운 골을 성공시키며 자신의 가치를 입증했다.
최근 이어지는 유럽 빅리그의 관심, 그리고 2017-18시즌 프랑스리그 올해의 미드필더 후보 선정 등 한국 축구의 차세대 리더로 떠오른 권창훈. 첫 유럽 무대 풀 시즌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는 시점에 전하는 담담하고 차분한 첫 월드컵 출사표를 스포티비뉴스가 전한다.
다음은 권창훈과 인터뷰 전문.
-디종이 1차 목표인 1부리그 잔류를 확정했다. 팀 분위기는 어떤가?
이번 주는 일요일에 경기가 있어서 통으로 쉬고 있다. 저번주에 금요일 경기를 하고 나서 시간 여유가 좀 있었다. 잔류가 확정되더 보니 팀적으로 여유가 있다. 팀의 목표가 잔류였으니까, 분위기는 괜찮다. 개인적으로는 부상 없이 남은 3경기를 잘 치러야 하는 게 중요하다. 이 3경기에서 조금 더 좋은 결과로 더 높은 순위에서 시즌을 마무리하고 싶다.
-후반기에 기록한 3경기 연속골이 팀의 잔류에 영향을 줬다. 툴루즈전 승리를 이끈 결승골이 중요하지 않았나?
그때 분위기가 좋았다. 팀에서도 우리가 잔류를 확정할 수 있는 좋은 타이밍이었다고 하더라. 팀이 이기려는 의기가 강했기 때문에, 내가 넣은 골을 결승골로 동료들이 잘 막아준 것 같다.
-9골을 넣었는데 10호골을 달성하고 싶은 생각이 클 것 같다.
글쎄, 뭐. (웃음) 골에 대해 특별한 건 없다. 일단 10호골을 꼭 넣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기 보다는, 내 경기력을 계속, 꾸준히 유지하는 게 중요할 것 같다. 남은 기간, 남은 3경기에서 좀 더 배울 수 있는 부분을 찾아서 마무리하고 싶은 생각이다.
-배운다는 것은, 월드컵을 준비하는 과정에 프랑스 리그, 유럽 무대에서 얻을 수 있는 노하우인가?프랑스에 와서 어떤 것을 배웠나?
피지컬적으로 많이 배웠다. 아직 완벽한 것은 아니지만, 올 시즌 경기에 많이 경기 출전하면서, 아무래도 피지컬 좋은 선수를 상대하다 보니까 그런 점에서 더 생각을 하게 되는 것 같다. 앞으로 배우고 싶은 점은, 내가 기술적으로 잘하는 부분을 계속 도전하려고 한다. 항상 그런 게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기술적이 본인의 강점이라면, 최근 연속 득점 상황에서 보인 좁은 공간에서의 플레이인가?
그런 게 자주 나오면 좋다. 상대도 (나의) 그런 부분을 위협적으로 생각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아무래도 그런 플레이를 내가 더 자주 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그런 플레이가 경기력과 연관이 있고, 경기에 영향을 미친다. 그런 플레이를 계속 도전하자는 생각을 갖고 있다.
-전반기에는 계속 선발로 나서다가 후반기 들어 잠깐 주전에서 밀렸다. 특별히 부상은 없었는데,팀 내에서 무슨 문제가 있었나?
크게 문제가 있거나 그런 것은 없었다. 팀 전술적으로 감독님이 선택하셨기 때문에, 그 점에 대해 나도 받아들였다. 시간이 지나고 보니까 나한테도 좋은 시간이었던 것 같다. 내가 성장할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다.
-선발로 못 나가는 시간이 도움이 되었다는 것은 어떤 점인가? 차분하게 밖에서 보면서 얻은 게 있나?
그렇다. 아무래도 프로 선수라면 당연히 경기에 뛰고 싶은 마음은 항상 있다. 그렇게 하지 못할 때도 있다고 생각한다. 그럴 때 얼마나 나 스스로, 이렇게 자신을 차분하게 끌어올릴 힘을 찾을 수 있는 시간이었던 것 같다. 출전은 감독님의 결정이니까 존중하고, 선수로서 내가 부족하기 때문에 그런 시간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잘 받아들이고, 그렇게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프랑스리그 올해의 미드필더 후보 올랐는데?
하하. 글쎄요. 내가 그 후보에 들어도 되는지 모르겠다. 정말 감사한 것 같다. 후보에 오른 것 만으로도 영광이라고 생각을 한다. 아직 부족한 게 많고 더 보여드릴게 많은데, 그런 자리가 조금 과분한 것 같다. 더 좋은 선수가 되라는 뜻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이런 최근 활약이나 상황에 대해 디종 구단 내에선 어떤 반응인가?
항상 잘하고 있다고 얘기 해준다. 모든 스태프나 동료들이나, 그런 격려를 서로 계속 자주 해주는 것 같다. 경기를 뛸 때 마다 얘기해준다. 이런 분위기가 상당히 좋은 거 같다.
-후반기 초반에 못 뛰다가 3월 A매치에서 골을 넣고 왔고, 소속 팀에서도 3경기 연속 골을 넣었다. 대표 팀에서 기운을 받고 왔나?
대표 팀에서, 일단 결과는 조금 아쉬웠지만 그래도 좋은 경험을 하고 왔다. 좋은 팀과 경기를 했기 때문에, 대표팀에서의 했던 것들이 심리적으로 많이 도움이 됐다. 팀에 와서도 골을 넣으려고 했다기 보다는, 운이 많이 좋았던 것 같다.
-3월 유럽 원정 당시 수비는 아쉬웠지만 공격진은 자신감을 얻고 왔다는 반응이 많았다. 공격진은 특히 스위칭 플레이가 많은데, 수비진처럼 미팅과 대화를 많이 했나? 아니면 즉흥적으로 맞춘 것인가?
즉흥적으로 하기 보다는, 공격수들도 미팅을 하고 있다. 어떻게 수비를 같이 할지, 옆에서 도와줄지, 공격적으로 미드필더가 어디로 나갈지. 신태용 감독님이 요구하시는 부분에 대해서 선수들끼리 생각을 해서 맞춰서 했던 것이다. 즉흥적으로 하기 보다 약속된 플레이를 준비했다. 워낙 개인적으로 선수들의 능력이 다 좋기 때문에, 물론 순간순간 즉흥적으로 개인 기술을 펼치며 만든 것도 있다.
-박주호가 찔러준 패스를 받아 넣은 골은 약속된 플레이였나?
그것도 우리가 미팅을 했을 때 한번 얘기를 했던 플레이이고, 감독님도 그런 플레이에 대해 말해주셨다. 주호 형이 워낙 패스를 잘 넣어줘서 그런 상황이 딱 나왔다.
-스페인 코치들이 공격이나 패스 플레이를 강조한다고 하던데, 그런 면에서 받은 도움은?
스페인 코치님이 선수들에게 직접 말하시기 보다, 신 감독님이 주로 코치진과 미팅한 결과를 종합해서 설명해주는 방식이다. 스페인 코치님들은 훈련을 하면서 얘기를 해주신다. 아무래도 스페인 대표 팀이나 레알마드리드에 오래 계셨기 때문에 패스에 대한 부분, 어떻게 볼을 뺏기지 않고 소유하는지, 그런 부분을 많이 강조하신다. 그런 부분에서 많이 배우고 있는 것 같고, 선수들도 그런 부분을 더 발전시키려고 하고 있다.
-디종에서 전방 압박도 많이 하고, 오른쪽 날개로 뛰면서 가운데로 좁혀 뛰는 것도 대표 팀의 방식과 비슷하다. 아무래도 소속팀과 대표 팀에서 역할이 비슷하니 편한가?
아무래도 역할이 비슷하고, 또 위치도 비슷하기 때문에 소속팀에서 플레이가 대표 팀에서도 많이 도움이 된다. 현대 축구는 공격수부터 다 수비를 해야 하는 것으로 바뀌었다. 그래야 미드필더나 수비가 더 안정적으로 할 수 있다. 그런 부분이 더 중요해진 것 같다.
-앞에서 많이 뛰는데 체력적으로는 어떤가?
지금은 아무래도 시즌 막바지기 때문에 약간 피곤함은 있지만, 경기를 할 때 체력적인 점에선 나아졌다고 생각한다. 일단 계속 경기에 출전하고 있다 보니까 체력은 좋아졌다.

-유럽파는 시즌이 끝나고 휴식기에 월드컵을 한다. K리그에서 뛰던 때와 이 시기의 체력이 다른가?
일단 시즌이 다 끝나고 나야 알 것 같다. 처음에는 휴식을 잘 취하는 게 중요할거 같고, 점차 체력을 회복하고 몸을 끌어올리겠다.
-3월의 폴란드전이 월드컵과 비슷한 분위기였다는 선수들의 반응이 많더라.
(기)성용이 형이 폴란드전은 월드컵 같은 분위기가 날거라고 경기 전에 말을 해줬다. 월드컵 경기를 할 때 도움이 될 것 같다. 폴란드 같은 좋은 팀과 경기한 것도 도움이 되지만, 그런 분위기와 환경을 경험했다는 게 중요한 것 같다.
-소속 팀과 대표 팀에서 모두 오른쪽 윙으로 전성기를 맞았다. 이 자리가 제일 편한가?
사이드도 좋고, 공격 쪽 다 괜찮다. 나뿐 아니라 (손)흥민이 형도 그렇고, (황) 희찬이도 센터포워드와 사이드를 다 볼 수 있는 선수들이다. 이런 면이 한국 대표 팀의 장점이 아닐까 생각한다. 나도 사이드를 주로 많이 섰지만, 어느 자리든 다 준비를 하고 있다.
-대표 팀에서 손흥민과 호흡이 좋은 편이다. 측면과 전방을 오가는 유형의 선수가 모여있기에 덜 잘 맞는 것인가?
공격수들도 수비수들만큼이나 서로 얘기를 많이 한다. 그리고 포지션 마다 역할에 대해 서로 다잘 알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그런 역할에 대해 알기 때문에 도움이 많이 된다.
-이제 월드컵이 두 달 정도 남았다. 스웨덴, 멕시코, 독일 등 상대국 팀에 대해 슬슬 알아 보고 있나?
영상은 3월에 대표 팀이 소집했을 때의 경기 영상을 받아서 조금씩 보고 있다. 일단은 시즌을 마무리하고, 개인적으로 보기 보다는 선수들과 같이 보고, 맞춰서 보는 게 더 좋다고 생각한다. 물론, 개인적으로 경기를 찾아보는 것도 중요하다. 일단 코칭 스태프에서 그런 자료를 많이 준비하고 계신 것 같다. 나도 조금씩 보기 시작했다.
-본 느낌은 어떤가?
피지컬적으로 상당히 좋더라. 피지컬이 있는데 기술적으로도 떨어지지 않는 선수들이다. 세 경기 다 쉬운 경기가 되지 않겠지만, 원팀으로 잘 준비하고, 조금 더 수비적인 점을 팀적으로 준비한다면 좋은 상황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


-유럽 진출 이후 월드컵이라 긴장감이나 기대감은 오히려 덜해진 면도 있을까?
기대도 되고 긴장도 된다. 처음 나서는 특별한 무대니까. 월드컵은 다른 대회와 다르다. 형들의 조언을 많이 구해야 할 것 같다. 경험해본 것들을 많이 물어보고 싶다. 어떻게 하면 좀 더 심리적으로 편하게 할 수 있을지, 계속 조언을 구하고 싶다.
-조추첨이 되고 나서, 3패하는 것 아니냐, 16강은 어렵다는 반응이 많았다.
3패라고 하면… 글쎄요. 아직 모르겠다. 해봐야 할 수 있는 것이니까. 그런 반응을 어떻게 생각하기 보다는, 경기를 해보고, 상황을 지켜보고 판단해야 하지 않을까. 지금 판단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개인적으로 월드컵에서 보여주고 싶은 것? 해보고 싶은 것이 있나? 월드컵은 모든 축구인들의 꿈인데?
꿈을 잡고 가면, 꿈이 한 순간에 무너질 것 같다. (웃음) 환상에서 벗어나야 하지 않을까. 현실을 마주했을 때 좀 더 잘 대처할 수 있도록 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꿈 속에서의 월드컵 만 생각하고, 그런 생각을 갖고 월드컵에 가면 아무 것도 못하고, 그냥 후회하는 결과가 나올거 것 같아서. 꿈은 생각 안하고, 현실적으로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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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준 기자 hjh@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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