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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륭의 라인투라인] EPL과 UCL, 마지막 25분과 그 차이

작성일: 2015.01.12 11:01 김태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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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OTV NEWS=김태륭 해설위원] 시차 때문에 대부분의 유럽축구는 한국시간으로 새벽에 중계된다. 후반 초반 종종 졸음이 몰려와 위기를 겪기도 하지만 아무리 몸이 피곤하고 경기가 따분해도 ‘후반전 25분’부터의 상황은 언제나 기대감을 주는 시간대이다.

후반전 25분은 경기의 승부처이며 감독들이 바빠지는 시간이다. 시스템이나 선수위치의 변화, 또는 선수교체를 통해 경기의 리듬을 바꿀수 있다. 축구에서 교체 투입된 선수들이 결정적인 역할을 해내는 것은 결코 우연히 아니다. 소위 말하는 좋은 감독들은 이 시간대에 스스로의 능력을 필드 위에서 실행시킨다. 그리고 그것이 그들을 특별하게 만든다.

사실 과거 EPL 을 중계하면서 후반25분 이후 경기 전개에 대해 실망한 점이 여러번 있었다. 물론 기대감이 컸던 것도 이유 중 하나. 언제나처럼 감독들은 이 시간대에 바쁘게 움직였다. 선수를 교체했고 포지션에 변화를 줬으며 테크니컬 에어리어에서 보다 적극적으로 선수들에게 메시지를 전달했다. 이런 상황들을 지켜보면 자연스레 기대감이 커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가장 실망한 이유는 단 한가지. 감독의 여러 노력에도 불구하고 필드 위에서는 별다른 변화가 보이지 않았다. 예를 들어 점유율을 중시하며 세밀한 조합 플레이로 공격을 시도하던 팀이 득점이 필요한 상황에서 제공권이 있고 페널티에어리어 안에서 경합해줄수 있는 스트라이커를 교체 투입했다. 그렇다면 이전보다 조금 이른 지점에서 크로스도 활성화되어야 하고 조금은 직선적인 공격전개를 해도 괜찮을텐데 후방에 위치한 선수들은 그것을 인식하고 있지 않는 느낌을 받았다. 

경기 중에 감독이 수를 던진다. 그것이 잘 표현되려면 선수들이 그것을 이해한 상태에서 행동해야 한다. 그리고 이해를 위한 과정은 바로 훈련이다. 훈련의 첫 번째 목적은 팀 전체가 같은 철학을 공유한 상태에서 경기를 잘하기 위함이다. 감독이 던진 수에 선수들이 잘 반응하지 못하는것은 그만큼 완성도 있는 훈련이 준비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 시즌 10월에 중계한 첼시-맨체스터시티 전처럼 기억에 오래 남는 경기도 있다. 추가시간 토레스의 결승골로 첼시가 승리했는데, 후반 20분부터 무리뉴와 페예그리니 감독은 과감하게 승부수를 연이어 던졌고 양팀 선수들은 대단히 빠르게 반응했다. 경기종료 5분 전까지 양팀의 에너지는 대단했다. 나도 모르게 “이 경기는 이대로 끝나지 않을것입니다.”라는 예측성 멘트를 하고 말았던 기억이 난다. 

올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를 중계하면서 좋은 점은 과거 첼시-맨체스터시티의 경기 때 받은 느낌을 조금 더 자주 받는다는 것이다. 챔피언스리그 ‘후반전 25분’은 조금 더 특별하다.한 팀의 감독이 먼저 카드를 꺼낸다. 그 팀은 필드에서 5분 안에 변화가 느껴진다. 그리고 그 변화를 상대팀 감독이 단시간에 감지한다. 그리고 역시 그에 대응하는 카드를 꺼낸다. 필드 위 두팀은 그렇게 계속 남은 시간 동안 포커게임을 치열하게 진행한다.

이런 포커게임을 지켜보며 중계를 하면 최근 화제인 ‘무한도전 토.토.가‘나 드라마 ’미생‘을 보는것과는 차원이 다른 쾌감을 느낀다. 그리고 경기 중계가 끝나고 이른 아침 집에 돌아와도 여운이 남아 잠이 쉽게 오지 않는 경우가 많다. 

EPL은 분명 흥행,규모 면에서 세계축구 중심에 서 있다. 정상급 기량을 갖춘 다양한 국적의 선수들이 각 클럽에서 활동하기에 언어적 소통에 약간의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이것은 극복할수 있는 어려움이다. 현재 EPL 20개팀 중 12개팀의 감독이 영국 국적의 소유자이다. 하지만 최근 몇 년간 이슈가 되고 있는 팀들의 감독은 바로 포체티노, 반 할, 포옛, 무리뉴, 페예그리니 같은 비 영국인이다.

어느 나라나 자국 리그를 구성하는 클럽 감독의 국적이 다양해지고, 몇 년 전 만해도 6부리그 감독이였던 슈미트가 현재 레버쿠젠의 감독인 것처럼 능력을 보여준 젊은 지도자들의 승격이 활발해질수록 리그 내 더욱 다양한 축구문화가 형성되는 듯 하다.

이런 요소들은 분명 팀내 소통을 더욱 활발하게 해줄 것이며 활발한 소통은 질 높은 훈련으로 이어질수 있다. 그리고 훈련이 잘 되면 축구경기의 ‘후반전 25분’은 더욱 흥미진진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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