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 키워드 키워드 기준 i금일 기준 많이 본
뉴스 기사의 키워드 수집

'은퇴' 안치용, 천재를 향한 '만시지탄'

작성일: 2015.01.12 10:50 박현철 기자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보통
  • 크게
  • 아주 크게

[SPOTV NEWS=박현철 기자] 선수로서 다양한 재능을 지녔으나 프로 무대에서 제 위력을 확실하게 떨치지 못했다. 뒤늦게 제 실력을 내뿜었을 때는 팀이 암흑기에 있었다. 그나마 이적 이후 팀의 한국시리즈 우승에 기여하며 큰 힘을 보탰다는 것이 위안거리. LG 트윈스의 암흑기 시절 난세영웅으로 불리던 외야수 안치용(36, SK 와이번스)이 선수생활에 마침표를 찍었다.

SK는 12일 보도자료를 통해 "외야수 안치용이 13년 간의 선수 생활을 마감하고 은퇴하기로 최종 결정했다"라고 밝혔다. 신일고-연세대를 거쳐 지난 2002년 LG에 입단하며 데뷔한 안치용은 프로 통산 528경기 2할5푼6리 32홈런 169타점 25도루를 기록했다. LG 시절이던 2008시즌 안치용은 시즌 전부터 전력 외로 분류되어 전지훈련에도 참가하지 못했던 선수였으나 김재박 감독의 등용 속 최하위로 처진 팀의 희망이 되며 101경기 2할9푼5리 7홈런 52타점으로 활약했다. 풀타임 시즌이 처음이라 페이스가 떨어지기는 했으나 3할대 중반 고타율을 자랑하며 로베르토 페타지니와 함께 타선을 이끌었다.

신일고 시절 안치용은 1년 후배 봉중근, 김광삼(이상 LG)과 함께 신일고 전성시대를 이끌었던 천재 타자였다. 박용택(LG), 정현택(전 KIA)과 함께 98학번 타자 3인방으로 꼽혔으나 으뜸은 안치용이었다. 공수주 모든 면에서 못하는 것이 없었기 때문. 그러나 연세대 입학 후 아쉬운 자기관리로 인해 출장 기회를 잃으며 '4번 타자로 입학해 졸업할 때는 8번 타자로 전락했다'라는 비아냥을 피하지 못했다.

LG 입단 후에도 한동안 제 자리를 잡지 못했던 안치용의 프로 생활에 반전이 일어난 것은 2008년. 팀에서도 사실상 포기해 해외 전지훈련도 못가고 경남 진주에서 비시즌 훈련을 했던 안치용은 그해 5월부터 팀의 3번 타순을 꿰차며 분전했다. 팀은 최하위에서 벗어나지 못했으나 안치용은 그 난국 속에서 사실상 혼자 분전했다. 투수진에서 봉중근, 크리스 옥스프링(kt)이 있었다면 타선에서는 안치용이 그 역할을 해냈다.

그러나 영광은 오래지 않았다. LG가 프리에이전트(FA) 시장에서 외야수 이진영을 수혈하며 안치용의 자리는 다시 사라졌다. 2009년 시범경기에서 불꽃 맹타로 전년도 활약이 운이 아니었음을 보여주고자 했으나 정작 오버페이스로 인해 2009시즌 페이스가 뚝 떨어졌고 설상가상으로 부상까지 겹쳤다. 안치용이 나이 상 유망주도 아니라 더 기다려줄 수 없었던데다 당장의 성적이 급했던 LG. 결국 안치용은 이듬해 3-4 트레이드(박현준, 김선규, 윤요섭-최동수, 안치용, 이재영, 권용관)를 통해 SK 유니폼을 입었다.

SK로의 이적은 안치용의 이름을 다시 알린 계기가 되었다. 안치용은 2010시즌 삼성과의 한국시리즈에서 요긴한 맹타를 터뜨리며 4연승 싹쓸이 우승에 공헌, 데뷔 첫 우승의 기쁨을 새로운 동료들과 함께 누렸다. 2011시즌에도 비록 주전은 아니었으나 93경기 3할1푼1리 12홈런 42타점으로 활약하며 전력에 보탬이 되었다. 그러나 이후 SK는 이명기, 김재현 등 젊은 외야수들이 두각을 나타내며 1군에서 출장 기회를 얻어갔고 자연스레 안치용의 출장 기회도 사라졌다. 20대 초반을 게으른 천재로 살아가며 야구인들의 큰 아쉬움을 샀던 안치용은 2000년대 후반부터 야구가 자신에게 얼마나 소중했는지 알게 되었고 그만큼 야구에 제대로 매달렸으나 그 앞에 주어진 시간과 기회가 너무 아쉬웠다.

은퇴를 결정하며 안치용은 "지난 시즌 종료 후 은퇴에 대해 고민하고 있을 무렵 김용희 감독님께서 1군 감독으로 선임되셨다. 선수생활을 하면서 감독님께서 많은 도움을 주셨다. 그래서 팀을 떠나기 전에 감독님께 은혜를 꼭 갚고 싶었다. 다행인지 모르겠지만 감독님께서 가고시마 마무리 훈련에서 나에게 임시 주장을 맡기셨고 그 역할을 잘 수행하는 것이 도리라고 생각해 은퇴 시기를 미뤘다. 감독님께 조금이나마 보은을 한 것 같아서 팀을 떠나는 발걸음이 한층 가벼워졌다"라고 말했다.
 
이어 안치용은 "야구 선수로 생활하면서 많은 분들의 도움을 받았는데, 이제는 내가 그 동안 받은 것을 베풀면서 살겠다. 선수생활 동안 큰 힘이 되어준 팬 여러분들과 구단에 깊이 감사 드린다. 은퇴 후에는 SK에서 배운 경험을 바탕으로 야구발전에 보탬이 되는 일을 하고 싶다"라고 은퇴 소감을 밝혔다. 조금 더 일찍 자신의 능력을 떨칠 기회를 잡았더라면 조금 더 성실한 자세로 야구에 다가가 먼저 제대로 눈도장을 받았다면 더 찬란한 커리어를 자랑했을 선수임을 감안했을 때 안치용의 은퇴는 더욱 아쉽다.

[사진] 안치용 ⓒ SK 와이번스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