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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게임] '이란전 쾌승' 김학범호 반전 키워드 #도박 #5% #미팅

작성일: 2018.08.24 13:23 유현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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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환호하는 김학범호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버카시(인도네시아), 유현태 기자] "실전 경험이 없이 현장에 와서 맞추는 것은 우려했던 점들이다. 도박과도 같다. 1경기씩 치르면서 5%씩 향상시키겠다고 했다. 점점 좋아지는 것은 앞으로도 볼 수 있을 것이다." - 김학범 감독

한국은 23일 인도네시아 버카시 치카랑 열린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16강전에서 이란을 2-0으로 이겼다. 환상적인 전개에서 나온 황의조의 선제골과 이승우의 개인 기량이 만든 추가 골을 엮어 완승했다.

대반전이다. 한국은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다. 조별 리그에서 말레이시아에 1-2로 패하는 등 경기력이 좋지 않았다. 오히려 16강에서 더 어려운 상대 이란을 상대로 깔끔하게 승리를 잡아냈다. 대체 왜 이런 '반전'들이 이어지는 것일까.

"실전 경험이 없이 현장에 와서 맞추는 것은 우려했던 점들이다. 도박과도 같다." - 김학범 감독

16강전을 승리한 뒤 김학범 감독은 '도박'이었다는 말로 대회 과정을 설명했다. 구슬들을 모았지만 하나로 꿰지 못한 것이 문제였다. 13일 반둥으로 직접 합류한 손흥민을 비롯해 황의조, 조현우까지 와일드카드가 더해졌다. 여기에 김민재, 황희찬, 이승우까지 주로 A 대표 팀에서 활약한 선수들도 최종 명단에 승선했다. 발 맞출 시간이 부족했다.

국내에서 계획했던 이라크와 평가전 역시 치르지 못했다. 조직위 측의 실수로 조 추첨이 변경되는 혼란이 있었다. 우여곡절 끝에 한국은 4개 조로 꾸려진 E조에서 경기를 치르게 됐지만 취소된 평가전은 열지 못했다.

그래서 100%가 아니었다. 김 감독은 키르기스스탄전을 마치고 "공격과 미드필더의 연결 고리가 잘 맞지 않는다. (조별 리그를 치르며) 연습할 수도 있는 상황을 바랐는데 사실 그런 상황이 많지 않았다"며 약점을 인정할 정도였다. 사실 김학범 감독은 11일 인도네시아로 출국하면서 당시 상태를 "70% 정도"라고 설명한 바 있다.

▲ 우려를 기대로 바꾼 김학범 감독 ⓒ연합뉴스

"1경기씩 치르면서 5%씩 향상시키겠다." - 김학범 감독

조별 리그를 실전 연습처럼 활용하는 것이 복안이었다. "70%인 전력"을 "5%씩 올려" 결승에 오르면 100%를 만들겠다고 했다. 평가전 등 실전을 치르지 못한 상황에선 불가피한 선택이기도 했다. 어차피 조별 리그에선 절대 우위에 서 있었다. 하지만 복병 말레이시아에 덜미를 잡혔다. 완벽하지 않았던 불안 요소를 노출했다. 역습 대비 부족과 밀집 수비에 꽁꽁 묶인 공격.

어느새 3번째 경기를 치른 한국은 정말 3경기에서 5%씩 올려 85%가 됐던 것일까. 이란전에선 그 경기력에 변화가 있었다. 슈팅 수에선 10-9로 비슷했지만 유효 슛에서 7-2로 크게 압도했다. 점유율도 60-40으로 훨씬 높았다. 수치 뿐 아니라 경기 운영도 깔끔했다. 수비는 적극적으로 라인을 컨트롤해 이란을 압박했다. 물러설 땐 확실히 물러설줄도 알았다. 공격수들도 확실하게 전방 압박하고 수비에 가담도 적극적으로 했다. 

이란이 공격적으로 나선 덕분에 조금 더 쉬운 승리를 낚았지만 경기력도 좋았다.

▲ 조유민이 수비하고 있다. 높아진 수비 집중력은 이야기의 힘이다. ⓒ연합뉴스

"정말 많은 이야기를 했다." - 조유민

비결은 경기장 밖에 있다. 현지에서 선수들과 인터뷰를 할 때 가장 많은 나오는 단어 중 하나가 바로 '미팅'이다. 빡빡한 일정과 더운 날씨 속에서 훈련량을 늘릴 순 없다. 몸이 지치면 모든 것이 의미가 없다. 대신 선수들은 이야기를 많이 하고 있다. 경기장에서 조직력을 다지는 시간을 최소화하려는 노력이다.

미팅도 '실전'과 함께 병행할 때 효과가 극대화한다. 우리의 약한 고리가 어디인지 파악하려면 위기도 겪어봐야 했다. 예를 들어 말레이시아전은 역습에 대한 대비를 다시 한번 점검하는 계기가 됐다. 또 키르기스스탄전까지 치르면서 밀집 수비 공략을 위해 공격수들이 어떻게 움직여야 할지 고민하게 됐다.

환상적인 득점도, 2연속 무실점 경기도 미팅에서 나왔다. 김진야는 "핑계일 수도 있지만 게임을 뛰는 시간이 부족했다. 서로 미팅도 많이 서하고 이야기를 많이 했다"며 득점 장면에 대해서 "(황)인범이 형하고 이야기했던 장면"이었다고 설명했다. 수비를 깨기 위해 공간으로 어떻게 움직일지 서로 발이 맞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김민재 없이도 무실점 수비를 한 조유민도 "각자 팀에서는 포백을 많이 쓰니까 기본적인 것, 서로 생각하고 도와주는 플레이에 신경쓰자고 이야기 했다"면서 '이야기'의 힘을 설명했다.

"8강전에 잘 붙었다고 생각한다. 1월 23세 이하 챔피언십에서 1-4로 패했다. 그 연령대 16세인가, 17세인가에도 패한 기억이 있다. 빚진 것을 갚아줘야 한다고 이야기해줬다. 지금 시점에 붙는 것에 잘됐다고 생각한다. 결승전에서 만나면 더 조직력이 갖춰졌겠지만, 지금도 받은 것을 되돌려줄 수 있는, 의미있는 경기가 될 것이다." 이제 우즈베키스탄전이다. 김학범 감독의 공언대로 점점 강해지는 한국은 준결승행에 성공할 수 있을까. 지금의 기세라면 충분히 믿을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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