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 키워드 키워드 기준 i금일 기준 많이 본
뉴스 기사의 키워드 수집

[SPO 이슈] "지쳤다"고 고백한 서정원, 전북전 '사퇴 용단' 내린 이유

작성일: 2018.08.28 15:08 한준 기자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보통
  • 크게
  • 아주 크게
▲ 서정원 감독은 경남전 승리 후 사퇴를 결정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 시즌 내내 비판 받은 서정원 감독 ⓒ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티비뉴스=한준 기자] "지쳤다. 난 여기까지인 것 같다." 

서정원 수원삼성 감독은 경남FC와 지난 25일 KEB하나은행 K리그1 26라운드 경기를 앞두고 마음의 결정을 내린 상황이었다. 서 감독은 경남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가진 사전 인터뷰에서도 "제가 부족하면 나가야 한다. 자리에 연연하지 않는다. 다만 누구보다 열심히 했다는 것만 알아주셨으면 좋겠다"는 말로 사퇴를 암시했다.

배수의 진을 친 수원은 리그 2위 경남을 1-0으로 꺾었다. 하지만 승리 후 서포터즈석 앞에서 기념 사진을 찍을 때도 비판 문구를 내건 팬들의 반응을 보고 서 감독은 결심을 굳혔다. 지금 상황을 반전시킬 동력과 기반이 없다고 생각했다. 

◆ 서울-전남전 연패, 제주 고립…서정원의 고민은 깊었다

서 감독은 FC서울과 슈퍼매치 1-2 역전패, 전남 원정 4-6 패배 이후 사퇴를 고민했다. 결정적으로 제주유나이티드와 원정 경기를 위해 제주도에 갔다가 태풍 솔릭의 여파로 경기를 치르지 못한 채 고립된 시간에 많은 생각을 했다. 이 시기 서 감독은 홀로 오랜 고민을 했다.

서 감독은 세세히 살피지는 않았지만 구단 페이스북과 온라인상에 자신을 비판하고 사퇴를 요구하는 팬들의 여론을 파악하고 있었다. 급기야 서포터즈가 응원을 보이콧하고, 경기에 이겨도 팬들의 마음이 돌아오지 않자 떠나야 할 시점이 왔다고 생각했다. 

수원 구단도 서 감독의 부담과 심적 고통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2018 시즌 성적이 나쁘지 않아 올 시즌을 마친 뒤 유임 여부를 결정하려 했다. 올시즌 가장 중요한 일정인 전북과 AFC 챔피언스리그 경기를 앞두고 사퇴 의사를 표명할 것은 예상하지 못했다.

서 감독이 구단에 사퇴 의사를 전한 것은 선수단이 29일 전북현대와 2018년 AFC 챔피언스리그 8강 1차전 원정 경기를 위해 출발한 27일 월요일. 서 감독은 박창수 단장을 찾아와 물러나겠다고 했다. 갑작스런 서 감독의 자진 사퇴 의사에 당장 큰 경기를 앞둔 구단은 만류했으나 마음을 되돌리기 어려웠다.

당장 전주로 향해야 할 수원 선수단 일정은 촉박했다. 수원 선수단 버스는 서 감독 없이 출발했다. 수원은 아직 서 감독의 사표를 수리하지 않았다. 하지만 당장 28일 오후 5시에 공식 기자회견이 예정되어 있다. 서 감독의 부재는 의아할 수밖에 없는 상황. 서 감독의 사퇴가 수리되지 않았지만 수원 구단은 서 감독이 자진 사퇴를 요청한 사실을 공표할 수밖에 없었다.

◆ 2시간 내 임시 감독 결정, '나를 버리고 전북 잡아라' 서정원의 용단

당장 새 감독을 선임하기는 어렵다. 수원은 전북과 1차전 결과에 따라 서 감독의 사퇴 의사 철회를 설득할 예정이다. 사표를 수리하지 않았지만 공식 회견 및 전북전 지휘를 위해 임시 감독은 정해야 한다. 기자회견이 있을 오후 5시 전까지 확정한다. 박창수 수원 단장과 박평식 운영팀장은 전주로 내려가 코칭스태프 회의를 통해 전북전을 지휘할 임시 감독을 결정할 예정이다. 

서 감독이 전북과 중대 일전을 앞두고 사퇴의 용단을 내린 것은 팀을 위해서이기도 하다. 전북전을 앞두고 선수들이 더 강하게 무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된다. 거듭된 비판에 본인도, 선수단도 심적 부담이 큰 상태로 전북전을 치르는 것은 부담이 더 크다. 

서 감독은 떠나는 시점도 팀에 도움이 되기를 바랐다. 서 감독 본인에게도 전북전에 패하고 결정을 내리는 것은 최악의 이별로 보일 수밖에 없다. 경남을 꺾고 반전의 계기를 마련한 시점을 적기로 봤다. 서 감독은 "팀이 올라왔을 때 나가는 것이 낫다"는 생각을 전했다. 

수원도 전북전 결과를 기다리고 후임 감독에 대해 판단할 예정이다. 전북을 꺾을 경우 서 감독이 이끌어온 체제가 이룬 성과다. 자신을 죽여 팀을 살리기 위한 서 감독의 한 수가 전북전에 어떤 변수로 작용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