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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타임] '그리즈만 우리가 키웠다' 개방정책 소시에다드의 자부심

작성일: 2018.10.28 10:00 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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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산세바스티안(스페인), 한준 기자, 제작 영상뉴스팀] 바스키 지역 라이벌 아틀레틱 빌바오가 120년간 유지한 순혈주의 정책으로 주목받는 가운데, 레알 소시에다드는 1989년 이후 외국인 선수에 문호를 개방했습니다. 

그들은 왜 문을 열었을까? 개방으로 어떤 이점을 얻었을까? 부작용은 없었을까? 스포티비뉴스가 산세바스티안을 찾아 답을 얻어왔습니다.  

“우리도 100년 역사를 자랑하는 팀이다. (주/ 1909년 창단해 109주년. 2019-20 시즌에 110주년을 맞이하며, 아노에타 경기장 보수 작업이 마무리된다.) 우리는 챔피언이라는 자부심을 갖고 있다. 물론 지난 몇 년간은 우승 트로피를 들지는 못했지만, 다시 챔피언이 될 수 있다는 영감을 갖고 있다. 챔피언이라는 자부심은 단지 우승컵으로만 규정되는 것은 아니다. 축구 경기를 떠나 우리 지역에서 팀이 갖는 가치와 의미를 봐야 한다.” (로베르토 올라베 기술이사)

“레알 소시에다드는 칸테라(cantera, 채굴을 의미하는 스페인어로 축구용어로 쓰일 때 유소년 육성을 의미한다)를 중시하는 팀이다. 바르셀로나, 레알 마드리드와 우승 경쟁은 아주 어렵다. 거의 불가능하다. 하지만 해야 하는 일이 있다. 우리는 우리만의 일이 있다. 칸테라를 통해 차이를 만들고, 유럽 대항전에 나가는 것이 우리의 목표다.” (레알 소시에다드 역대 최다 출선 선수 알베르토 고리츠)

▲ 수비에타 훈련장 전경 ⓒ한준 기자


레알 소시에다드가 개방주의를 택하며 외국인 선수, 스페인 타 지역 선수 스카우트에만 열을 올린 것은 아닙니다. 산세바스티안은 재정적으로 빌바오보다 가난합니다. 휴양지로 유명해 땅값은 높지만 레알 소시에다드는 재정적으로 빌바오보다 여유로운 팀은 아닙니다.

레알 소시에다드는 기푸스코아주를 기반으로 지역 내 90개 클럽과 연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바스크 전 지역과 바스크 지방은 아니지만 인근 지역, 그리고 프랑스의 바스크 지역에 코디네이터를 두고 선수를 스카우트하고, 육성 중입니다.

빌바오가 순혈주의를 고수하지만, 레알 소시에다드가 정작 선수를 더 잘 키운다고 자부합니다. 레알 소시에다드 수비에타 훈련장도 최근 투자를 통해 8개 경기장을 갖추고 계속 시설을 현대화하고 있습니다.

수비에타에서 만난 유소년 총괄 디렉터 루키 이리아르테는 앙투안 그리즈만이 만 13세의 나이로 레알 소시에다드 유소년 팀에 왔을 때 맞이한 첫 감독으로 유명합니다. 루키는 그리즈만 외에도 이니고 마르티네스, 아시에르 이야라멘데, 미켈 오야르사발, 알바로 오드리오솔라 같은 선수를 꾸준히 배출한 육성 전문가입니다.

“앙투안은 여기서 자라서 큰 선수가 된 경우다. 우리 철학과 가치 등을 체득하며 큰 선수다. 그런 선수를 보유한 것은 우리에게 좋았던 일이다. 다른 국적의 선수가 와서 우리의 방식으로 최고의 선수가 된 것은 자부심이다. 그 외에도 알론소, 오드리오솔라처럼 팀을 나가는 선수들이 있었다. 상대 팀 소속으로 다시 만나면 좀 그렇기는 하지만, 이런 최고의 선수를 배출하는 것은 목표이고, 자부심이고, 이곳 아이들의 꿈이 되고 있다.” (올라베)

올라베 기술이사는 빌바오 1군 팀의 35%가 기푸스코아주 출신이거나 레알 소시에다드 유소년 팀 출신이라며 육성 성과는 레알 소시에다드가 더 뛰어나다고 자부했습니다.

▲ 바스크 더비에서 2골을 넣은 오야르사발 ⓒLFP


*기푸스코주 출신 혹은 레알 소시에다 출신 빌바오 1군 선수
이니고 마르티네스, 유리 베르치체, 다니 가르시아, 우나이 로페스, 미켈 발렌시아가, 아리츠 아두리스, 고르카 구루세타, 페루 놀라스코아인 

“우리 지역 선수를 기반으로 키우지만 15%는 밖에서 왔고 어느 지역에서든 올 수 있고 키우고 있다. 우리는 출신보다 가치를 더 중시한다.” (루키)

아틀레틱으로 이적한 전 레알 소시에다드 주장 이니고는 비스카야 출신이지만 유소년 팀은 레알 소시에다드를 택했습니다. 레알 소시에다드의 육성 철학이 지역의 뛰어난 인재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부분이 있습니다. 학업과 축구의 병행률이 높고, 들어온 선수를 최소한 2년은 기다려주는 정책, 6개의 다른 스포츠 종목을 경험해 자신의 재능을 찾도록 하는 방침이 독특합니다.

"유소년 전용 시설인 ‘고라비데’에서 본격적으로 축구에 매진하는 것은 12세부터다. 기푸스코아 지역 정부의 규정에 따라 우리는 모든 학생들에게 축구를 가르친다. 남학생과 여학생이 모두 이곳에서 축구를 배우고, 동시에 축구가 아닌 6개의 스포츠 종목을 연습해보게 한다. 이를 통해 본인의 장점을 찾고 살릴 수 있게 한다.” (루키)

“연령별로 20명씩 1군, 2군, 3군 등 6개 팀이 매일 훈련한다. 우리는 산세바스티안시의 2개 학교와 연계하고 있다. 다른 도시에서 수비에타에 올 경우 이 학교에서 공부하고 기숙사에서 지낸다. 이 선수들은 모두 공부를 해야 하고, 시험을 통과해야 이곳에서 뛸 수 있다. 알라바, 리오하, 부르고스 등 인근 지역에서 산세바스티안으로 많이 온다.” (루이스 아르코나다 언론담당관)


“우리는 가족은 물론 학교 관계자와 함께 선수에 대한 모든 이야기와 의견을 나누고 함께 일한다. 우리가 함께 일해야 선수의 미래를 제대로 만들어줄 수 있다. 우리는 한 명의 선수라는 생각인 동시에 한 명의 사람을 키운다고 생각한다. 훈련과 교육이 함께 가야 한다. 1년에 3번씩 모든 선수들의 가족을 이곳에 부른다. 올해는 150명의 선수 가족이 왔다. 11월에 우리는 학교와 함께 선수는 물론 유소년 축구팀이 어떤 점을 발전시켜야 할지 같이 논의한다.”  (루키 유소년 총괄 디렉터)

1979년부터 1993년까지 15시즌간 레알 소시에다드에서 뛴 전설 고리츠는 두 번의 라리가 우승도 경험했고, 외국인 선수 개방 정책을 몸으로 겪은 산 증인입니다. 고리츠는 스포티비뉴스와 인터뷰에서 외국인 선수 존 알드리지가 잘 적응했고, 높은 수준의 축구를 전수하며 준 긍정적 효과가 컸다고 했습니다. 

▲ 이냐키 오테기 레알소시에다드 총괄디렉터 ⓒ한준 기자


"(정책 변경에 대한 사람들의) 저항은 있었다. 나 역시 선수로 뛰면서 팀 내 선수들이 다 지역 출신만 있다가 그런 변화를 겪었으니 낯설었던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행운이었다고 생각했다. “알드리지라는 좋은 선수가 왔던 부분이 긍정적인 효과를 미친 것 같다. 성숙한 선수였고, 국제적 선수였다. 우리 팀에 왔을 때 알드리지가 32세로 베테랑이었다. 외부 선수가 우리 팀에 와서 가르쳐준 게 많아서 효과가 컸다. 축구적으로는 팀을 위해 뛰고 수비도 열심히 했다. 생활적으로도 선수들과 잘 지내고 농담도 하고 어울렸다. 알드리지는 우리 팀에서 한 명 이상의 존재감을 보였다. 새로운 것을 가져왔고, 적응도 잘했다.” 

문호를 개방했기에 선수단의 경쟁력이 강화됐고, 그리즈만 등 지역 외 유망주를 영입해 세계적인 스타로 키울 수 있었던 레알 소시에다드. 이웃 빌바오처럼 순혈정책을 유지하지 않았지만 여전히 지역의 가치를 대표하고 성공적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어떤 선수에게도 장벽이 없다. 우리도 지역 선수를 기반으로 키우지만 15%는 밖에서 왔고 어느 지역에서든 올 수 있다. 우리는 출신보다 가치를 더 중시한다.”

아직은 빌바오를 따라잡아야 하는 레알 소시에다드. 시즌을 치르면서 아노에타 경기장 보수 공사를 하고 있는 레알 소시에다드도 TV 중계권 배분 방식 변경으로 늘어난 구단 수입을 경기장과 훈련장 시설 개선에 투자하고 있습니다. 

지역민을 위해 운영하고, 지역민을 위해 투자하는 레알 소시에다드. 빌바오 뿐 아니라 바스크 지역 사람들이 축구로 자부심을 갖고 행복할 수 있는 이유입니다.

산세바스티안에서 스포티비뉴스 한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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