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재남 ⓐ 로드FC
[스포티비뉴스=대전, 박대현 기자] 둘은 한 차례 주먹을 맞댄 바 있다. 좋은 인연은 아니었다. 이른바 '탭 논란'이 불거져 경기 뒤에도 시끌시끌했다.

유재남(30, 로드짐 원주 MMA)은 지난 7월 로드FC 48에서 한이문(25, 팀 피니시)에게 길로틴초크를 걸었다.

한이문 손이 자기 몸을 툭툭 건드린 느낌을 받았다. 초크 그립을 풀었다. 탭을 친 것으로 생각했기 때문.

그러나 레프리는 인정하지 않았다. 경기를 지속시켰다. 위기에서 벗어난 한이문은 토홀드로 유재남을 꺾었다.

매치 종료 후 그는 "탭을 친 적이 없다"며 반박했다. 적잖은 논란이 일었다. 뒷맛이 개운치 않았다. 찝찝한 승리였다.

두 선수가 4개월 만에 재대결을 제안하고 수용한 건 그래서다. 한 점 의혹 없는 깔끔한 승부를 원했다.

유재남은 2일 대전 롯데시티호텔에서 열린 계체에서 "한이문이 재대결을 받아줘서 감사하다. 타격, 레슬링, 주짓수 모든 면에서 압도하는 경기력을 보이겠다. 재대결 받아준 걸 후회하게 만들겠다"며 당찬 포부를 밝혔다.

한이문은 "논란이 있었던 만큼 케이지 위에서 보여줘야겠다는 마음 뿐"이라며 짧게 각오를 마쳤다.

둘 중 웃은 건 유재남이었다. 유재남은 3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로드FC 50 한이문과 밴텀급 경기에서 2라운드 2분 45초 만에 길로틴초크로 서브미션 승을 챙겼다.

글러브 터치 후 둘은 섣불리 서로에게 다가가지 않았다. 신중하게 거리를 재며 간을 봤다.

1라운드 2분 5초쯤 한이문이 유재남을 안으며 클린치 싸움을 시도했다. 그러나 이내 유재남이 빠져나오며 둘은 다시 케이지 중앙으로 무대를 옮겼다.

1라운드는 그렇게 별 소득 없이 끝났다. 한이문이 압박하면, 유재남은 끊임없이 스텝을 밟으며 압박에서 벗어났다.

2라운드 들어 둘은 조금 더 거리를 좁혔다. 가까이서 주먹을 맞댔다. 한이문이 백스핀 엘보로 한 차례 위협을 가한 뒤 송곳 같은 잽으로 유재남 얼굴을 찡그리게 했다. 이후에도 효과적인 로킥을 꽂으며 포인트를 쌓아갔다.

그러나 승리를 챙긴 건 다소 밀리는 흐름이었던 유재남이었다. 2라운드 막판 한이문이 클린치 싸움을 걸었다. 그러나 유재남이 노련하게 이를 되받아치며 상대 목을 휘감았다. 완벽한 길로틴초크 그립이었다. 

한이문 손이 힘없이 유재남 팔을 툭툭 쳤다. 이번엔 진짜였다.

유재남은 경기 뒤 인터뷰에서 "내일이 오지 않았으면 했을 정도로 훈련이 고됐다. 리매치에서 이겨 정말 기쁘다. 재경기를 받아준 한이문에게도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며 상대 자극 없이 케이지를 빠져나갔다.

유재남은 통산 6승째(8패)를 거두며 연패 흐름에 빠지지 않았다. 한이문은 커리어 네 번째 쓴맛(5승 1무)을 봤다.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