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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타임 르포] 새어나온 카타르 웃음소리, 씁쓸했던 패배의 밤

작성일: 2019.01.27 15:15 박주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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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예드 스포츠 시티 스타디움 ⓒ박주성 기자
▲ 카타르 라커룸 ⓒ박주성 기자

[스포티비뉴스=아부다비(UAE), 박주성 기자] 경기가 끝난 후 카타르 라커룸에서 큰 소리가 새어나왔다. “이야~!” 정확히 무슨 이야긴지 모르지만 그 목소리에 즐거움과 행복이 섞여 있다는 건 누구라도 확실하게 느낄 수 있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한국의 지휘봉을 잡고 첫 패배를 기록했다. 너무나도 예상하지 못한 순간이라 마음의 준비도 되지 않았던 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8강전. 한국은 아무 것도 보여주지 못했고 후반 33분 압둘라지즈 하템에게 중거리 골을 허용하며 무너졌다.

골이 들어가는 순간, 경기장이 급속도로 싸늘해진 분위기를 아직까지 잊지 못했다. 카타르 단교 사태로 경기장의 대부분은 한국 응원단이었는데 한국의 골망이 흔들리는 순간, 경기장에는 정적이 깔렸다. 상대적으로 적은 카타르 응원단의 함성만 울릴 뿐이었다.

실점 후 선수들은 다급하게 움직였다. 벤치 앞에 선 벤투 감독도 다급해보였다. 경기가 풀리지 않자 물병을 바닥으로 던졌고, 대기심과 언쟁을 펼치기도 했다. 벤투 감독은 골을 내주자 곧바로 지동원과 이승우를 투입했지만 효과 없이 경기는 끝났다.

경기 종료를 알리는 심판의 휘슬소리는 야속하게 들렸다. 이후 카타르 선수들은 벤치에 앉은 선수들까지 모두 뛰어나와 승리의 순간을 즐겼다. 반대로 패배한 한국은 고개를 숙이고 한숨만 내쉬었다. 응원을 와준 교민들에게 인사를 한 후 쓸쓸하게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서 만난 선수들도 모두 표정이 어두웠다. 첫 경기에 당한 부상으로 팀에 도움이 되지 못한 이재성은 동료들을 향한 미안한 때문인지 정중히 인터뷰를 거절하고 버스에 올랐다. 나머지 선수들은 모두 인터뷰에 응하며 속마음을 털어놨다.

인터뷰 전 바로 옆에 있던 카타르의 라커룸에서 환호 소리가 들렸다. 굉장히 큰 소리에 한국 취재진들도 아쉬움을 삼켰다. 이 웃음소리가 한국 라커룸에서 들렸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생각을 잠시 해봤다. 그때 한국 선수들이 나와 자연스럽게 인터뷰를 진행했다.

취재진이 가장 많이 몰린 선수는 단연 손흥민이었다. 이번 대회에서 중국전을 제외하면 자신의 장점을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손흥민은 마치 죄인처럼 카메라 앞에 섰다. 잠시 인터뷰를 준비하는 사이, 손흥민은 고개를 들지 못했다.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 어떤 선수보다 아쉬움이 더 많다. 개인적으로 준비가 덜 됐다. 체력적으로 지쳐 있었다. 준비를 잘 했어야했는데 그러질 못했다. 이런 경기로 실망을 드려 죄송하다. 솔직히 이런 말을 하는 걸 꺼려하는데, 여기 와서 몸이 좋았던 적이 없었다. 잠도 잘 못 잤다. 자려고 해도 잘 안 됐다. 더 잘했어야 했는데 체력 문제가 됐다.”

취재를 모두 마친 후 본 자예드 스포츠 시티 스타디움은 더욱 크게 느껴졌다. 모두가 예상하지 못한 패배의 밤, 라커룸에서 새어나온 카타르의 웃음소리는 숙소에 갈 때까지 계속해서 귀에 맴돌았다. 그렇게 59년의 한을 풀 것 같았던 한국의 아시안컵 일정은 모두 끝났다.

▲ 한국팀 ⓒ박주성 기자
▲ 카타르팀 ⓒ박주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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