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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기훈의 아픈 고백, "2007년에 수원 가려했는데 내 의지없이 울산행"

작성일: 2019.04.10 15:09 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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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염기훈 ⓒ한국프로축구연맹
▲ 부천FC1995 선수들을 만난 염기훈 이사 사진=(사)한국프로축구선수협회(FIFPro KOREA)


[스포티비뉴스=한준 기자] “나도 2007년 아픈 기억이 있었다. 당시 전북에서 수원으로 가는 것으로 알고 있었고, 기사까지 났었다. 하지만, 새벽에 갑자기 울산으로 트레이드가 됐다.”

수원 삼성의 주장 염기훈(36)은 지난 주말 강원FC와 하나원큐 K리그1 2019 6라운드 경기에 프로 통산 70번째 골을 넣었다. K리그에서 역대 두 번째로 '70-70 클럽'에 가입했다.

K리그의 살아있는 전설 염기훈은 2006년 전북 현대에서 프로 선수로 데뷔했다. 2007년 여름 울산 현대로 이적한 뒤 2010년 2월에 수원 삼성 유니폼을 입었다. 경찰 축구단 임대 기간을 빼면 수원 입단 10년 차가 된 염기훈. 사실 염기훈은 2007년 여름에 더 일찍 수원에 입단할 수 있었다. 염기훈이 직접 밝힌 비화다.

지난 4월 5일 사단법인 한국프로축구선수협회(이하 ‘선수협’)는 부천FC 1995 선수단을 대상으로 고려 호텔에서 ‘인권 발전 세미나’를 개최했다. 세미나에는 문기한 선수를 중심으로 한 많은 부천FC 1995 선수들이 참여했다. 선수협에서는 김훈기 사무총장과 함께 이사 직함을 갖고 있는 염기훈이 참여했다. 

염기훈은 이날 팀의 오후 운동이 끝난 후 부천FC 선수들과의 세미나를 위해 먼 길을 직접 운전해서 오는 열의를 보였다. 

“안녕하세요. 프로축구선수협회 이사 염기훈입니다. 오후 훈련이 끝나고 휴식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귀중한 시간을 내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저희가 이렇게 모인 이유는 선수협이 어떤 일을 하는지 왜 필요한 단체인지 설명하기 위해서입니다. 이 시간을 통해 선수협에 대해 알아가고 선수들이 권익을 위해 어떤 목소리를 내야 하는지 나아가 함께 노력해 축구 경기를 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 봅시다.”

이날 세미나에선 선수협은 부천FC 1995 선수들에게 음주운전 근절, 성 문제 관련 교육, 인종차별 금지 등 다양한 교육을 진행했다. 선수들이 가져야 하는 기본적인 권리 등에 대해 여러 사례를 들어 설명했다.

특히 염기훈 이사는 “나도 2007년 아픈 기억이 있었다. 당시 전북에서 수원으로 가는 것으로 알고 있었고, 기사까지 났었다. 하지만, 새벽에 갑자기 울산으로 트레이드가 됐다”면서 자신의 이야기를 소개했다.

“당시 내 나이 26살이었다. 이때 수원에 있던 많은 선배가 나에게 연락이 왔었다. (이)운재 형, (안)정환이 형, (김)남일이 형, (송)종국이 형이 잘해보자고 했는데 새벽에 갑자기 울산으로 가게 됐으니 얼마나 황당했겠냐. 선배들과 함께 한 이야기가 ‘갑작스러운 이런 일이 과연 있을 수 있는 일인 건가’ 하면서도 아무런 방법이 없었다. 내 의지는 하나도 없이 트레이드가 진행이 되었지만 지금은 시대가 바뀌었다. 이젠 이런 불이익에 목소리를 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선수협이 필요한 것이다. 후배들이 어려움을 겪는다면 나뿐만 아니라 선수협 회장과 임원진이 반드시 도와주겠다. 이근호 회장, 박주호 이사, 그리고 내가 10년 전에 선배들이 나서서 선수협을 만들어 우리를 도와줬으면 좋겠다는 말을 했었는데 그게 10년이 지나 지금 우리가 후배들을 위해 나서서 하고 있다." 

"다만, 내가 후배들에게 부탁하고 싶은 건 선배들이 앞에서 끌어줄 테니 뒤에서 밀어줬으면 좋겠다. 한마음 한뜻으로 움직이지 않는다면 이게 무슨 의미가 있나. 그렇게 움직이면 10년 후엔 보다 나은 미래가 펼쳐지지 않겠나 싶다. 선수협에 가입한 선수들이 함께 모여 자선 행사, 봉사활동도 하고 이런 세미나를 통해 선수 생활의 힘든 점도 공유하고 노하우도 전수하며 많이 이야기를 나눴으면 좋겠다.”

자신의 경험을 솔직히 밝힌 염기훈을 향해 부천FC 선수들의 질문도 활발하게 이어졌다. 부천FC 선수들은 염기훈 이사에게 술을 좋아하시는지, 축구 실력 향상에 대한 팁을 구하는 등 많은 질문이 나왔다.

염기훈은 "나도 술 많이 좋아하는데 시즌 중엔 입에 대지 않는 편이다. 시즌이 끝날 때까지 기다린다. 자제라는 단어가 레벨을 결정한다. 아마추어와 프로의 차이는 자제에서 나온다"며 오랜 기간 정상의 기량을 유지하며 뛸 수 있는 비결도 전했다. 

김훈기 사무총장은 “부천 FC 선수단과 함께한 ‘축구 선수 인권 발전 세미나’가 아주 뜻깊은 자리인 것 같다. 많은 구단을 다녀봤지만, 부천 FC와 함께한 시간이 가장 뜨거웠던 것 같다. 사실 선수협이 추구하는 장면이 바로 이것이다. 선배와 후배가 딱딱한 분위기가 아닌 왁자지껄 떠드는 분위기. 이게 우리가 나가야 할 방향 같다”며 “선수협 하면 싸우는 단체, 계약 등의 문제가 있을 때만 찾는 단체라고 생각을 한다. 그보다는 프로축구 선·후배 동료들이 한데 어울리는 사랑방 같은 단체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김 총장은 “아쉽게도 지금은 1, 2부 선수들을 중심으로 하고 있다. 기회가 주어진다면 향후 3부 리그와 내셔널리그까지 선수협이 활동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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