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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타임 인터뷰] K리그는 GK 전성시대, 그 중심에 선 윤보상

작성일: 2019.04.13 09:13 김도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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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보상 ⓒ 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티비뉴스=김도곤 기자] 대구의 조현우, 포항의 강현무, 울산의 오승훈…K리그는 골키퍼 전성시대다. 그리고 그 전성시대에 합류한 골키퍼가 있다. 바로 상주 상무의 윤보상이다.

상주는 현재 순위는 4위, 과거와 달리 초반부터 힘을 내고 있다. 개막전 승리를 포함해 3연승을 달렸고, 최근 3경기는 1무 2패이지만 경기력 자체만 놓고 보면 나쁘지 않다.

그 중심에 윤보상이 있다. 윤보상은 이번 시즌 리그 6경기 전경기에 출전해 4실점만 허용했다. 그중 3경기에서 무실점 경기를 하며 상주 최후의 보루로 든든하게 버티고 있다.

상주는 군경팀 특성상 매 시즌 선수 얼굴 반 이상이 바뀐다. 들고 나는 선수가 많아 당연히 초반에 호흡이 잘 맞지 않는다. 리그 중반이 넘어서야 힘을 내고 시즌 막판에 잔류를 확정 짓는 패턴이 이어진다. 어쩔 수 없는 현실이다. 하지만 이번 시즌은 다르다. 초반부터 힘을 내며 상위권을 단단히 지키고 있다.

걱정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윤보상은 스포티비뉴스와 인터뷰에서 "솔직히 처음에는 K리그에서 통할 수 있을까 걱정을 많이 했다"고 했다.

"동계훈련 때 열심히 준비하긴 했지만 'K리그에서 통할 수 있을까'라는 걱정을 많이 했다. 우리 전술이 합이 안 맞으면 실패하는 전술이다. 그런데 개막전 때 해보니 그동안 동계훈련에서 준비한 게 잘 나왔고, 이것이 3연승이라는 결과로 나왔다."

▲ 현재 4위에 올라 상위권을 유지 중인 상무 ⓒ 한국프로축구연맹
윤보상이 말하는 '합이 안 맞으면 실패하는 전술'이란 무엇일까? 윤보상은 상주의 축구를 "빌드업부터 시작해 선수들끼리 주고받고, 또 그 주고받는 위치까지 다 약속된 플레이로, 11명의 선수들이 모두 하나가 돼 유기적인 움직임을 보여줘야 하는 전술"이라고 설명했다.

팀 분위기가 바뀐 것도 크다. 선수들이 매년 바뀌다보니 팀 분위기도 매년 바뀌고 새로 적응해야 하는데 이번 시즌이 그것이 잘 됐다는 자체평가다.

"선수들과 소통이 잘 된다. 감독님과 코치님들도 분위기를 잘 만들어주신다. 그래서 모두 하나가 됐다. 동계훈련을 다녀온 뒤 서로 더욱 잘 알게 됐고, 자연스럽게 경기장에서 마음 편하게 하게 됐다. 선수들과 따로 식사 자리도 마련하고 사우나고 같이가면서 이야기를 많이 해 더욱 친해졌다. 작년에는 중간에 들어와 힘든 게 있었다."

윤보상의 말대로 그는 지난 시즌 중간에 상무에 입대했다. 비교적 시즌 초반에 합류할 수 있는 1차가 아닌 2차에 지원해 2018년 5월에 훈련소에 입소했고, 신병교육을 마친 후 상주에 합류했다. 시즌 중반부터 뛰기 시작했다. 축구 선수로서 한 달 넘게 축구 훈련을 받지 못하고 시즌 중간에 합류했다. 당연히 몸 상태를 올리는 데 문제가 있었고 이는 원하는 만큼의 경기력으로 나오지 못했다. 이번 시즌은 동계훈련을 시작으로 처음부터 시작한 것이 경기력으로 이어졌다.

"처음부터 시작하는 것과 중간에 들어오는 것은 엄청난 차이가 있다. 훈련소에 갔다 오면 어떻게 해도 축구가 되지 않는다. 몸이 완성된 상태가 아니기 때문이다. 근육이 쭉쭉 빠졌다. 옷을 입었는데 치수가 확 줄어 있더라. 반대로 체지방은 쭉쭉 올라간다. 이건 뭐 몸이 축구 선수 몸이 아니더라. 그래서 지난해는 회복에 중점을 두면서 몸을 만들었다. 이번 시즌은 몸이 올라왔기 때문에 경기력이 나오는 것 같다."

윤보상은 상무 입대 전 광주에서 뛰었다. 광주에서도 활약은 대단했지만 2017시즌 강등을 막지 못했다. 윤보상은 강등 후 K리그2 첫 시즌 중 입대했다. 입대는 윤보상의 축구 인생에 큰 전환점을 마련해줬다. 그는 입대는 자신의 축구 인생 '터닝포인트'라고 표현했다.

"밖에 있을 때와 생활 자체가 다르고 무엇보다 초심을 찾았다. 입대 전 다짐한 건 '지난 시간은 다 버리고 새로 시작하자'였다. 민간인으로 있을 때는 감정 기복도 심했고 들쑥날쑥했다. 하지만 군대에 있으니 정신적으로 많이 성숙할 수 있었다. 그래서 감정 기복이 줄었다. 확실히 터닝포인트가 됐다. 또 지금은 상대팀들이 우리와 경기할 때 라인을 내려서 수비적으로 한다. 그래서 상무에 대한 자부심이 생기고 무엇보다 경기를 재미있게 뛰고 있다."

입대가 터닝포인가 됐다는 윤보상, 그렇다면 윤보상은 선수들에게 상무 입대를 추천할까? '당연히 그렇다'는 대답을 예상했는데 의외의 대답이 돌아왔다.

"가고 싶다고 다 갈 수 있는 곳이 아니라서…"

그렇다. 상무는 K리그 최고의 선수들이 오는 곳이다. 경쟁률이 어마어마하다. 아산무궁화가 의경 폐지 여파로 신병을 모집하지 않으면서 경쟁률은 더 높아졌다. 한실력 하는 선수들이 부지기수로 탈락한다. 그렇지만 윤보상은 "상무에 들어온다는 것 자체가 인정받는 것이니 추천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윤보상은 3연승 기간에도 주목받았지만 5라운드 수원 삼성전에서 엄청난 주목을 받았다. 바로 염기훈의 70-70 대기록을 막았기 때문이다. 당시 경기에서 염기훈은 한 골만 넣으면 70-70 대기록을 작성할 수 있었다. 프리킥 기회를 잡은 염기훈은 날카로운 슈팅을 시도했으나 윤보상은 엄청난 선방으로 막았다. 그날 수원 팬들의 머리에 가장 짙은 인상을 남은 선수가 윤보상이다. 윤보상은 본인이 염기훈의 기록을 막은 골키퍼란 사실을 다음날까지 몰랐다. (염기훈은 다음 경기인 강원전에서 골을 넣어 이동국(전북)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70-70을 달성했다.)

"그 골이 들어가면 70-70이 될 거란 사실을 전혀 몰랐다. 프리킥을 찰 때 (염)기훈이 형이 골대 위쪽을 살짝 보더라. '슛 때리시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 잘 차셨는데 무의식적으로 막은 것 같다. 복귀한 다음날 군 관계자 분께서 '오~네가 염기훈 선수 기록 막았더라'라고 말해주셔서 그때 알았다. 경기 끝나고 기훈이 형도 별말씀을 안 하셔서 기록이라는 것을 몰랐다."

▲ 경기가 끝난 후 윤보상 ⓒ 한국프로축구연맹
축구 외적인 질문도 해봤다. 윤보상은 독실한 기독교 신자다. 밖에 있다면 큰 문제가 되지 않지만 군대는 주말에 종교활동을 한다. 즉 경기가 주말이 있는 K리그 특성상 교회에 가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윤보상에게 교회는 어떻게 가는지 물어봤다.

"경기가 없을 때는 가지만 있으면 못 간다. 하지만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내가 지금 있는 곳, 경기장에서는 그라운드가 기도드리는 곳이라고 생각한다. 군대 오기 전에는 교회에 가서 주로 아이들과 놀아주고 봉사활동을 했다."

윤보상과 인터뷰 중 든 생각은 '정말 말씀 잘 하신다'였다. 말이 막힘없는 건 물론이고 매우 조리 있게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팬들에게 한 마디 부탁하자 그 말도 평범하지 않았다. 윤보상의 첫 마디는 "팬분들께 식상한 말씀은 드리고 싶지 않습니다"였다.

"팬분들께 식상한 말씀은 드리고 싶지 않고, 요즘 골키퍼들이 좋은 선방과 경기를 보여주고 있다.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축구라는 것이 경기도 중요하지만 외적으로 보이는 이미지와 인상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것은 팬분들이 있어야 나올 수 있다. 선수들과 팀에 더 많이 관심을 가져주신다면 선수들도 힘을 내서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려야 한다는 마음을 갖게 된다. 앞으로 팬분들 앞에서 더 멋진 모습, 더 멋진 경기를 K리그 선수라는 자부심을 갖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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