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타임 Talk] 전북 잡은 박주호, 나은이는 "아프지마, 아빠"
작성일: 2019.05.13 08:00
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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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울산, 한준 기자] 박주호가 울산 현대 입단 이후 처음으로 전북 현대를 상대로 승리를 맛봤다. 예능프로그램 '슈퍼맨이 돌아왔다'에 출연하며 국가 대표 선수인 자신보다 더 유명해진 딸 나은이의 생일 하루 뒤에 치른 '빅매치' 승리로 기쁨은 두 배였다.
나은이에겐 전북전 승리보다 아빠의 건강이 우선이었다. K리그를 독주하는 전북을 상대하는 아빠에게 나은이가 해준 말은 "아빠, 이기고 와"가 아니라 "아빠, 아프지 마"였다.
12일 밤 울산문수축구경기장 믹스트존. 울산은 전북과 하나원큐 K리그1 2019 11라운드에서 2-1로 이겼다. 전북의 대항마로 2018년부터 기대를 받아온 울산은 마침내 전북을 잡았고, 팀당 11경기를 치른 1차 라운드를 마친 2019시즌 현재 단독 선두가 됐다. 격전을 치른 박주호는 차분한 모습이었다.
스포티비뉴스와 만난 박주호는 "1라운드를 돈 시점에서 1위하고 있는 건 굉장히 긍정적인 면이다. 아직 많은 경기가 남았지만 자신감을 갖고 갈 수 있는 부분"이라면서도 "다음 라운드 준비에 플러스 요인이지만 자신감만 갖고 가야 한다. 다음 라운드를 준비해야 한다"고 했다.
이는 앞서 최우수선수로 선정되어 공식 기자회견에 나선 김보경의 말과도 일맥상통한다. 김보경은 "내가 아는 전북은 이것보다 더 강하다. 우리는 더 강해져야 한다"고 했다. 앞서 포항 스틸러스와 동해안 더비로 치른 10라운드 경기는 울산이 우세할 것이라는 전망에도 역전패를 당했다. 박주호는 "포항전은 우리가 준비를 잘 했는데 경기 결과에서 졌다. 포항 선수들이 더 준비를 잘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박주호는 이번 승리가 포항전 패배로 아픔이 컸던 울산 팬들에게 위안이 됐을 것이라고 했다. 그리고 전북전 승리를 통해 울산이 앞으로 더 큰 승리를 할 수 있는 동력을 얻었다고 했다. 전북전 승리를 담담하게 여기면서도 그 의미를 축소하지는 않았다.
"(포항전은) 꼭 이겨야 되는 경기였는데 져서 우리 선수들도 팬들도 많이 아쉬웠다. 빠른 시일 안에 시드니전 이기고 전북까지 이겼다. 팬들에게 조금은 위로 된 것 같다. 다음에 홈에서 포항전은 꼭 이겨서 팬들이 더 이상 포항에 지는 모습 보지 않게 열심히 준비하겠다."
"전북은 강팀이기 떄문에 모든 팀들이 견제 많이 하고 준비한다. 우리가 작년엔 못 이긴 팀이다. 오늘은 올 시즌 처음 만나는 경기였는데 홈에서 이겼고 기선 제압을 한 것 같다. 다음 경기 준비에 플러스 요인이 될 것 같다. 다른 팀과 경기도 잘할 것 같다."
박주호는 이날 공격 전개보다 측면 수비에서 돋보였다. 전반전에는 문선민을 봉쇄했고, 위치를 바꿔가며 달려든 전북 에이스 로페즈도 꽁꽁 묶었다. 박주호는 측면에서 1대1 싸움이 전북전의 분수령이었다고 했다.
"상대 팀이 롱볼이 많기 때문에 사이드백이 뒤를 커버하고, 사이드 선수가 돌파를 못하게 했다. 저와 태환이가 계속 1대1 싸움에서 지지 않게 노력을 많이 했다. 경기를 이겼으니 준비한대로 잘 된 것 같다."

전북의 로페즈는 지금 K리그1 최고의 외국인 선수로 꼽힌다. 울산전에는 신경질을 부리는 모습만 남았다. 그만큼 울산 수비가 철저히 괴롭혔다. 박주호는 "굉장히 힘도 좋고 테크닉도 좋다. 모든 걸 갖춘 선수다. 우리가 말할 것 없이 로페즈는 K리그에서 최고의 활약을 하는 외국인 선수다. 그 선수에게 힘싸움, 스피드 싸움 안 밀리기 위해 편하게 볼 잡지 못하게 괴롭힐 수 밖에 없다"고 했다.
김도훈 울산 감독은 "뜨거운 사나이들의 경기였다"고 한 것처럼 몸 싸움이 치열했던 경기다. 박주호도 악착같이 몸으로 전북 공격을 막는 장면이 많았다. "1위 다투는 경기였다. 축구라는 경기가 항상 몸싸움이 있다. 서로 존중하는 선에서, 파울을 너무 심하게 하지 않는 선에서 계속해서 몸싸움이 있는 스포츠다. 그럴 때 축구의 묘미가 나온다. 상대 선수도 바짝했고 우리도 바짝했다."
이날 울산은 주전 센터백 불투이스와 윤영선이 모두 빠진 채 전북을 상대했다. 강민수와 김수안이 나서 우려가 따랐으나 역대급 수비를 펼치며 전북 공격을 묶었다.
"주위에서는 많이 걱정했지만 솔직히 선수들끼리는 불안한 것 없었다. 센터백이 불안하면 옆에서 커버해준다는 생각이었다. (오)승훈이가 세이브도 해줬다. 서로 믿고 경기에 나가면서 모두 좋은 활약을 한 것 같다."
울산은 추가 시간 5분이 끝날 때까지 안심할 수 없었다. 후반 16분 김인성의 선제골, 후반 추가 시간 1분 김보경의 페널티킥 추가골이 나왔으나 2분 뒤 전북이 이승기의 골로 따라 붙었다. 김신욱의 머리를 노리고 전북의 공세가 거셌다. 박주호는 침착하게 울산 수비를 이끌었다.
"똑같이 하면 된다고 했다. 전반전부터 그런 생각했다. 라인을 계속 올렸다, 내렸다 했다. 전북은 확실히 색깔이 있는 팀이고 끝까지 상대를 괴롭힐 수 있는 팀이라 집요하게 한 골 넣은 것 같다."
힘든 경기를 치른 뒤 박주호는 전북전에 대한 나은이의 반응을 묻자, 나은이는 승리보다 아빠가 건강히 돌아오는 것이 더 중요한 딸이라고 말하며 웃었다.
"항상 나은이는 경기있으면 아프지말라고만 얘기한다. 어제도 오늘도 좋은 일 많아서 기분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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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준 기자 hjh@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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