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NG KANG 첫해 ⑥] '한줄평' 강정호, 당겨 치기에 능한 '패스트볼 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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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프로 야구 사상 첫 메이저리그 직행 야수. 그의 첫 시즌은 성공이다. 다만 큰 부상으로 팀의 가을 야구를 함께하지 못한다는 것은 아쉽다. 그러나 피츠버그 파이어리츠가 3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하는 데 강정호(28)의 공헌도는 분명히 컸다. 주 포지션인 유격수뿐만 아니라 2루, 3루에서도 뛰어난 수비로 힘을 보탰고 중심 타선에서 심심치 않게 장타를 기록하며 국내 팬들을 기쁘게 했다. 야구 보는 재미를 한껏 높였던 강정호의 2015년. 한가위를 맞아 그의 2015 시즌을 기억하고 쾌유를 바라는 마음에서 'KING KANG 첫해' 시리즈를 준비했다.(편집자 주)
[스포티비뉴스=박대현 기자] 사람은 하나의 경향을 띠게 마련이다. 자신도 모르는 새 일정한 자극에 대해 일정한 반응을 보이게 된다. 어느 한 '기준'을 잡고 들여다보면 이는 좀 더 뚜렷해진다. 모든 플레이 내용이 정량·비율 기록으로 누적되는 야구에서는 경향을 파악하기가 더 수월하다. 올 시즌 강정호(28, 피츠버그 파이어리츠)가 때려 낸 15개의 홈런을 타구 방향과 공략 구종, 두 가지를 기준으로 잡고 들여다봤다. 그에게도 하나의 흐름이 엿보였다. 올해 강정호는 빠른 공을 잡아당겨 왼쪽 담장을 넘기는 장타 흐름을 보였다. 'ML 신인 내야수' 강정호의 2015년 한 줄 평은 이렇게 요약될 수 있다. '당겨 치기에 능한 패스트볼 킬러.'
강정호는 메이저리그 데뷔 첫해부터 공수에서 눈부신 활약으로 '해적단 1등 선원'으로 올라섰다. 신인 내야수가 2할8푼대 후반의 타율과 두 자릿수 홈런, 50타점 이상을 쓸어 담으며 펄펄 날았다. 부상 전까지 WAR(대체 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은 크리스 브라이언트(시카고 컵스)에 이어 양대 리그 신인 가운데 2위였다. 수비에서도 유격수와 3루수를 바지런히 오가며 팀 내 부상 선수들의 공백을 훌륭히 메웠다. 2015년은 강정호에게 공수 겸장 멀티 내야 자원으로 공인 받은 한 해였다.
올 시즌 15개의 홈런을 쏘아 올렸다. 강정호가 기록한 15홈런 가운데 좌월 홈런만 12개다. 단순 비율로 보면 80%에 육박한다. 지난해 KBO 리그에서 40홈런을 신고하며 '거포 유격수'로서 자질을 뽐낸 바 있다. 이때 강정호의 좌월 홈런은 25개, 비율은 62.5%였다. 2년 연속 20홈런 이상을 때려 내며 KBO 대표 파워 히터 유격수로 올라선 지난 2013년에도 왼쪽으로 향하는 타구가 48.8%에 달했다(중월 - 38.2%, 우월 - 13%, 내야 땅볼 제외). 올해는 물론 최근 4년 간 타구 방향을 두고 분석해 보면 강정호는 당겨 치는 스윙으로 장타를 만들어 내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강정호는 빅리그에서도 '속구 공략'에 관한 한 수준급 기량을 갖춘 타자로 꼽힌다. 그는 MLB에서 시속 95마일(약 153km) 이상의 강속구를 잘 치는 타자 가운데 한 명이다. 야구 관련 통계를 제공하는 온라인 매체 '베이스볼서번트'에 따르면 강정호는 올 시즌 시속 95마일 이상의 '빠른 공 승부'에서 독보적인 성적을 거두고 있다. 이 상황에서 타율이 0.487에 이른다. 또한, 강정호는 포심 패스트볼 8개, 싱커 1개를 두들겨 담장 밖으로 넘겼다. 15홈런 가운데 패스트볼 계열만 9개를 공략한 것이다.
올 시즌 아웃존 스윙률 25%대를 꾸준히 유지하며 이 부문 상위 50위 안에 이름을 올렸다. '리그 최고의 출루 머신' 조이 보토가 해마다 20% 안팎의 아웃존 스윙률을 보이는 점을 생각하면 신인으로서는 매우 훌륭한 선구안을 지닌 것으로 볼 수 있다. 거칠게 말해 강정호의 기본 타격 메커니즘은 다음과 같이 설명될 수 있다. 볼에 배트를 휘두르지 않고 골라 내면서 볼카운트를 유리하게 끌고간다. 이후 승부구로 패스트볼을 선호하는 리그 특성에 맞춰 빠른 공을 때려 낸다. 강정호는 올해 포심 패스트볼을 쳤을 때 40.4%의 확률로 안타를 기록했다. 세계 최고 리그에 속한 투수들이 던지는 빠른 공에 전혀 밀리지 않았다.

그러나 이와 같은 점이 약점으로 바뀔 수 있다. 기본적으로 왼쪽으로 향하는 타구가 많다. 그 가운데에서도 좌완 투수를 상대로 한 타구가 유격수 방면으로 쏠려 있다. 3~유 간으로 빠지는 타구가 1~2 간보다 3.7배 많다. 뜬공과 땅볼 가리지 않고 타구 방향이 한쪽으로 쏠리게 되면 상대는 '수비 시프트 카드'를 집어들 가능성이 커진다. 시즌 중반부터 상대 투수들이 결정구로 변화구를 선택하는 경향이 높아졌다. 약점을 집요하게 파고드는 건 어느 리그에서나 똑같다. 변화된 볼 배합과 시프트 등으로 맞설 상대 팀의 '대응'에 얼마나 유연하게 극복할 수 있을지가 부상 회복과 함께 강정호의 내년 시즌 부활 열쇠가 될 것이다.
[영상] 강정호의 '드림런 27' (6편)
[그래픽] 스포티비뉴스 디자이너 김종래
[사진] 강정호 ⓒ Getty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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