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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현의 폴란드 일기] 어쩌다 보니 750km 돌아 비엘스코까지 와버렸다

작성일: 2019.06.06 21:05 이종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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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별리그 1차전 포르투갈과 경기가 펼쳐졌던 비엘스코 비아와 스타디움. 당시엔 이곳을 다시 올 줄 몰랐다.

[스포티비뉴스=비엘스코비아와(폴란드), 이종현 기자] 어쩌다 보니 750km를 경유해 비엘스코 비아와로 돌아와 버렸다.

한국은 루블린 스타디움에서 열린 일본과 2019 국제축구연맹(FIFA) 폴란드 U-20 월드컵 16강전에서 1-0으로 이겼다. 8강에 올랐다. 1983년 이후 36년 만에 4강 도전에 나선다. 상황에 따라 대회 최고 성적 3위도 달성할 수 있다.

일정이 파란만장했다. 선수들은 조별리그 1차전 포르투갈 경기를 비엘스코 비아와에서 치렀고, 1시간 남짓 이동해 티히 스타디움에서 조별리그 2-3차전 남아공-아르헨티나와 경기했다. 비교적 이동거리가 적고, 체력 부담이 적은 조별리그 이동 일정이었다. 

하지만 정정용 U-20 감독도 밝혔듯이 예상치 못하게 F조 2위를 차지했다(우리가 아르헨티나를 잡는 시나리오는 있었지만, 같은 시간 포르투갈이 남아공과 1-1로 비길 것라는 점은 예상하지 못했다). 조 3위 티히 잔류가 아닌 350km를 이동해 루블린으로 향했다. 선수들을 취재하는 취재진도 긴급히 현지 기사가 달린 밴을 빌려 대표 팀과 일정에 동행했다. 기자단은 쉬지 않고 달린 현지 기사의 '열정' 덕분에 4시간 만에 숙소에 도착했다. 하지만 규정 속도를 지키고, 두 차례 의무 의식을 지킨 대표 팀은 7시간이 걸려 루블린 팀 호텔에 도착했다고 전해졌다.

▲ '원팀' 한국은 결국 8강에 올랐다. 사진은 일본전.
▲ 매 경기 끝나고 같은 모습으로 나서는 정정용 감독.하지만 얼굴 피로도는 심해지고 있다. 기자단도, 선수들도 마찬가지.

▲ 비가 왔던 지난 조별리그 1차전과 달리 비엘스코 비아와는 날씨가 좋고 평화롭다. 숙소에서 본 비엘스코.

16강 한일전에서 웃었지만 한편으론 선수들의 이동거리가 고민거리였다. 정정용 감독은 일본전 이후 기자단의 질문에 답변할 때마다 "체력 문제"를 언급했다. 이미 지친 한국 선수단은 400km를 달려 비엘스코 비아와로 다시 내려가야 하는 것이 정해진 까닭이었다. 

선수단은 9시간(휴식 두 차례 및 식사 시간 포함)이 걸려 팀 호텔에 도착했다. 16강전부터 하루 이동, 하루 회복 훈련, 하루 전술 훈련으로 경기를 준비해야 하는 일정이 분명 부담될 듯하다. 기자단은 "우리는 이동만 하는데도 이렇게 피곤한데…"라며 대표 팀의 피로도를 짐작하기만 했다. 

선수단도 기자단도 피곤하지만 즐거운 여정이다. 경기 후 믹스트존에서 만나는 선수들은 "최대한 한국에 늦게 돌아가는 게 목표"라고 말한다. 경기에 나서지 못하는 선수가 불만을 갖지 않고 뛰는 선수들에게 공개적으로 응원하는 '원팀'의 분위기는 최상이다.  

한 선배는 출장 연장이 확정되자 "챙겨온 치약 다 썼다"며 웃었고, 다른 한 선배는 "이제 속옷 빨래 정말 해야겠다"는 생사 이야기를 한다. 기자단이 호텔 조식을 먹는 자리에선, "대표 팀의 '미친 동선' 때문에 기약 없이 미뤄야 하는 한국행 비행기표 연기'가 이제 하나의 풍경이 된지 오래"라는 이야기가 나오곤 한다. 

물론 한국이 세네갈을 꺾고 4강에 가면 400km를 또 달려 루블린으로 돌아가야 한다. 폴란드에서 머무는 시간을 길어지는 게 사실이지만, 동선을 짠 FIFA 관계자에게 아쉬운 마음이 드는 건 기자단뿐만이 아니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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